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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기도 전에 배달까지 AI로 예측…배민 ‘심리스시티’ 공개

‘우아콘 2026’서 실시간 조율 기술 체계 제시…AI로 라이더 수급·조리·배차 최적화

[비즈한국] 배달의민족이 고객이 주문하기 전부터 수요를 예측하고 배달을 준비하는 미래를 그렸다. 인공지능(AI)이 고객의 취향과 주문 패턴을 분석하고 가게의 조리부터 라이더 배차까지 실시간으로 조율해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다림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우아한형제들이 2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우아한테크콘퍼런스 2026’을 열고 ‘심리스 시티(Seamless city)’라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윤채현 기자

2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우아한테크콘퍼런스 2026’이 열렸다. 올해 주제는 ‘멈추지 않는 도시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날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다림을 최소화하는 ‘심리스 시티(Seamless city)’ 청사진을 공개했다.

심리스 시티는 고객이 주문한 뒤에야 배달이 시작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주문 이전부터 수요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AI가 고객의 소비 습관과 취향을 분석해 필요한 상품을 추천하면 가게는 예상 수요에 맞춰 조리를 준비한다. 이때 라이더는 주문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이동해 음식이 완성되는 시점에 픽업하도록 조율해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우아한형제들은 고객과 가게, 라이더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수요 예측부터 조리, 배차, 배달까지 실시간으로 조율하는 기술 체계를 ‘리얼타임 피지컬 네트워크(Real-time Physical Network)’로 정의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음식뿐 아니라 많은 상품이 고객의 불필요한 기다림을 제로에 가깝게 줄여가고 있다”며 “AI가 고객의 의도를 이해하고 고객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탐색과 선택, 반복되는 주문까지 자동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석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금까지 서비스는 정보를 보여주는 역할을 주로 했지만 AI의 발전으로 더 이상 판단과 실행을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된다”며 “에이전트가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고 판단하며 직접 실행하고 스스로 개선까지 하는 자율성을 갖도록 시스템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주문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고객과 가게, 라이더, 로봇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배달 전 과정을 최적화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사진=윤채현 기자

비 오는 날 배달, AI로 수요 예측해 지연 줄인다

이날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를 주제로 직접 강연했다. ‘비 오는 날, 배민은 라이더를 어떻게 모을까?’ 세션에서는 신성찬 데이터 과학자와 주가람 데이터 분석가가 AI를 활용한 라이더 수급 관리 기술을 공개했다.

신 데이터 과학자는 날씨에 따른 배달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해 운영 중인 AI 기반 라이더 수급 자동화 플랫폼 ‘카이로스(KAIROS)’를 소개했다. 카이로스는 지역별 주문량과 라이더 공급을 예측해 필요한 운행 시간을 산출하고 부족한 시간만큼 라이더를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전국 각 지역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기 위해 20여 개의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한다.

라이더의 운행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 개별 라이더의 운행 가능성을 분석해 모집 대상을 선정한다. 별도의 유도 조치 없이 자발적으로 운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을 계산하고 목표 운행 시간과의 차이를 산출한다. 이후 라이더별 운행 요청에 응할 확률과 예상 운행 시간을 분석해 추가로 확보할 라이더를 결정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소요 시간이 1시간을 초과하면 배달 품질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카이로스는 10분마다 30분 뒤부터 1시간 동안의 예상 주문량과 라이더 공급을 예측해 수급에 대응한다.

28일 열린 ‘우아한테크콘퍼런스 2026’에서 김병오 우아한형제들 로보틱스LAB 실장이 배달로봇 ‘딜리’의 기술 고도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윤채현 기자

배달로봇, 구조 단순화로 운영 효율 높인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선보인 B마트 로봇 배달 서비스의 기술 고도화 성과도 공개했다. 김병오 우아한형제들 로보틱스LAB 실장은 배달로봇 ‘딜리’의 개선 과정과 향후 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로봇의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기존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시스템 전체를 재구축해야 했지만 필요한 부분만 재구축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개선했다. 일부 수동 작업은 유지하면서 운영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지난 8월부터 도입한 3세대 배달로봇 모델 ‘딜리 X3-R 1.4’에서는 구동 부품을 최소화하고 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능을 무작정 확장하기보다 안정적으로 배달을 수행하는 데 집중했다. 기존에는 고르지 않은 도로를 주행할 때 조향축에 충격이 누적돼 부품이 손상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제자리 회전을 위한 별도의 조향 암 구조를 제거해 내구성을 개선했다.

적재함의 자동 개폐 모터도 제거하고 고객이 직접 여닫는 전자식 잠금장치를 도입했다. 대신 물품 적재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를 추가해 고객의 수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기계적 고장 가능성을 줄이고 상품 수령 과정의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였다.

앞으로는 배달로봇의 주행 범위를 실외에서 실내로 확대하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한다. 현재 실내에서는 GPS 신호를 활용하기 어려워 로봇의 위치 추정이 지도에 크게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 특히 층수가 다른데 평면 좌표는 동일하게 반복되는 등 로봇의 수직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실외 주행 경로와 건물 내부 통행 공간을 연결하고 엘리베이터와 연동하는 ‘도어 투 도어(Door-to-Door)’ 배달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타사 로봇과의 연동을 지원하고 배달용 지도를 공유하는 생태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나아가 로봇이 실시간으로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지도를 자동으로 갱신하는 자율진화 데이터 생태계도 검토하고 있다.

김병오 실장은 “기술적인 부분은 해결됐지만 아파트 단지의 협조 문제나 출입 비밀번호가 제각각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도입이 더뎌지고 있다”며 “현재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윤채현 기자

통신과 플랫폼, 콘텐츠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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