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뒤 연 4%를 넘는 정기예금이 등장했다.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목돈을 맡기려는 사람의 고민도 커졌다. 지금 1년짜리에 가입하자니 금리가 더 오를 것 같고, 짧게 가입했다가 다시 굴리자니 이자를 덜 받을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당분간 쓸 일이 없는 돈이라면 금리가 더 오를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예금 만기를 줄이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예금금리는 은행과 가입 기간에 따라 다르다. 가령, 1년 예금이 연 4%, 6개월 예금이 연 3.5%인 경우를 비교해보자. 3000만 원을 연 4% 예금에 1년 동안 넣으면 세금을 떼기 전 이자로 120만 원을 받는다. 같은 돈을 연 3.5% 예금에 6개월만 넣으면 이자는 52만5000원이다. 1년 예금과 같은 이자를 받으려면 남은 6개월 동안 67만5000원을 더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두 번째 예금의 금리가 연 4.5%는 돼야 한다. 처음 받은 이자는 따로 두고 원금 3000만 원만 다시 넣는 경우다.

만약 6개월 뒤 예금금리가 연 4.2%로 올랐다면 어떨까. 두 번째 이자는 63만 원이고, 처음 받은 이자까지 합하면 115만5000원이다. 처음부터 1년 예금에 넣었을 때보다 4만5000원 적다. 일반 과세 예금의 세금 15.4%를 떼고 비교해도 약 3만8000원을 덜 받는다. 6개월 뒤 더 높은 금리로 가입하더라도 1년 동안 받는 이자는 오히려 적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만큼 은행의 예금금리가 오르는 것도 아니다. 은행은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릴 때 드는 비용과 고객의 예금을 얼마나 더 모아야 하는지를 따져 금리를 정한다.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예금금리를 미리 높여 놓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한은이 실제로 금리를 올려도 예금금리가 조금만 오르거나 그대로일 수 있다.
다만, 이자를 비교할 때는 광고에 나온 최고금리 대신 내가 실제로 받을 금리를 넣어야 한다. 첫 가입 때 받은 우대금리를 다음 가입 때는 못 받을 수도 있다. 6개월 뒤 은행이 최고 연 4.5%를 준다고 해도, 내가 받을 금리가 연 4.1%라면 앞서 계산한 이자를 받을 수 없다.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지금 금리로 오래 맡기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후 예금금리가 내려가도 가입할 때 정한 금리를 만기까지 받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2년 예금의 금리가 1년 예금보다 낮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년 예금은 연 4%, 2년 예금은 연 3.8%라고 해보자. 2년 예금에 가입하면 매년 원금의 3.8%씩, 2년 동안 총 7.6%의 이자를 받는다. 1년 예금으로도 같은 이자를 받으려면 첫해에 4%를 받고, 다음 해에는 3.6%를 받으면 된다. 처음 받은 이자는 따로 두고 원금만 다시 맡기는 세전 계산이다. 내년 예금금리가 3.6%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지금 2년짜리에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반대로 3.6%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1년 뒤 다시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돈을 쓸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그때 찾을 수 있는 예금을 골라야 한다. 내년 봄 전세보증금으로 쓸 돈을 가을에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에 넣으면 봄에 중도 해지하면서 이자를 덜 받을 수 있다. 22일 금통위가 열리기 전, 은행 앱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6개월·1년·2년 예금금리를 확인해보자.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아서 만기를 줄이려 한다면 적어도 얼마의 금리를 기대하고 그런 선택을 하는지는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