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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에이블리가 e스포츠에 '러브콜' 보낸 까닭

새로운 고객 유입 통로…일반 의류 구매와 재방문율이 '관건'

[비즈한국] 패션 플랫폼 업계가 e스포츠 구단과 잇달아 협업에 나섰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층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공식 유니폼과 굿즈를 직접 기획하거나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하며 스포츠 지식재산권(IP) 상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지난해 약 4174억 원에서 2034년 약 7236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에 이어, 리그오브레전드(LoL) 종목 금메달리스트 ‘페이커’ 이상혁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은 바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인지도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에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LoL 구단 T1과 공식 스폰서십을 맺고 협업 상품을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와 남성 패션 플랫폼 ‘4910’, 일본 패션 플랫폼 ‘아무드’를 함께 운영하는 만큼 각 플랫폼 이용자에게 e스포츠 관련 상품을 소개하고 T1 팬을 신규 이용자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4월 선보인 T1 단독 굿즈 컬렉션은 판매 첫날 거래액 1억 원을 넘겼다.

무신사도 올해부터 젠지e스포츠와 손잡았다. LoL·발로란트 등 전체 프로팀을 후원하며 공식 유니폼과 잡화를 직접 기획·공급한다.

젊은 팬층과 소비 연결에 주목

패션업계가 스포츠 구단과 협업하는 방식 자체는 새로운 형태가 아니다. 스포츠 구단 스폰서십은 이전부터 있었다. 아디다스는 두산 베어스를, 프로스펙스는 LG트윈스를 후원한다. 형지엘리트093240도 롯데자이언츠, 한화이글스, SSG랜더스 등에 유니폼과 굿즈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전통 스포츠의 유니폼 사업에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전문 스포츠 브랜드가 오랫동안 강세를 보인 측면이 있다.

e스포츠는 주요 팬층이 젊고 경기를 온라인으로 시청한 팬이 이후 패션 플랫폼에서 공식 유니폼과 굿즈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이어질 수 있어, 후원과 상품 판매를 함께 추진하기에도 용이하다. 사업 확장에 따라 구단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유니폼과 굿즈를 기획, 유통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면서 스포츠 협업도 본격화한 셈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협업이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본다. e스포츠 팬덤과의 협업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보여주고 소비자에게도 브랜드를 각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는 온라인 방송과 오프라인 경기장에서 중계되며 선수 유니폼에 부착된 플랫폼 로고도 함께 노출된다는 점에서 노출 효과도 상당하다. 나아가 스폰서십 생태계가 수십 년째 굳어진 전통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는 시장이 아직 형성 중이라 선점할 빈자리가 많다.

무신사 젠지(왼쪽)와 에이블리 T1(오른쪽) 상품 판매 페이지.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무신사 젠지(왼쪽)와 에이블리 T1(오른쪽) 상품 판매 페이지.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굿즈 매출보다 ‘전환율’이 관건

다만 협업 상품의 초기 판매액만으로 신규 고객 확보 효과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유니폼과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플랫폼에 들어온 이용자가 필요한 상품만 구매한 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패션 플랫폼이 구단 협업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 가운데 하나는 신규 고객 유입이다. 유니폼과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플랫폼에 가입한 팬이 다른 의류와 잡화까지 구매하고 이후에도 서비스를 다시 이용한다면 협업 효과가 기존 패션 사업의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구단 상품 구매가 일회성 소비에 그친다면 매출 효과도 특정 상품과 기획전 판매 기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협업 효과를 판단하려면 초기 거래액뿐 아니라 유입된 이용자가 이후에도 플랫폼에서 소비를 이어가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양 사는 현재까지 e스포츠 협업을 통해 유입된 신규 이용자 수나 재방문율 등 구체적인 성과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T1이 젊은층의 지지가 높은데 자사 플랫폼 사용자 역시 이와 일치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T1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신사 측은 “e스포츠 팬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구단은 무신사 고객을 팬덤으로 확장할 수 있는 윈윈 구조”라며 “굿즈 등 다른 상품군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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