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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급지보다 경기 핵심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수도권 시장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쟁이 아니라 핵심 생활권과 비핵심 생활권의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비즈한국] 서울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져야 할 시점이 됐다. 과거에는 주택을 선택할 때 ‘서울이냐, 경기도냐’가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행정구역보다 생활권과 수요의 질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서울의 핵심 주거지역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한 수요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용산·성동·마포 등 주요 지역의 경쟁력은 쉽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좋은 입지의 서울 아파트는 이미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가구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

그렇다고 예산에 맞추기 위해 서울 안에서 입지를 계속 낮추는 전략이 반드시 정답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는 서울의 상대적 하급지와 경기도 핵심 지역을 직접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서울과 경기도 중 어디를 살 것인가’가 아니라 ‘서울의 보통 입지와 경기의 우수한 입지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일러스트=생성형 AI

그동안 주택시장에서는 ‘그래도 서울’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서울이라는 행정구역 자체가 주택의 미래가치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일자리 접근성, 교통, 교육환경, 주거 상품성에 따라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서울 외곽의 노후 아파트를 높은 가격에 매수하면서 단지 서울이라는 이유만으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것보다 판교·분당·수지·광교·영통·동탄·광명 등 수요가 검증된 경기 핵심 생활권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서울과 경기도 중 어디를 살 것인가’가 아니라 ‘서울의 보통 입지와 경기의 우수한 입지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특히 향후 3년은 이러한 판단이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경기도 주택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모든 지역이 동시에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와 교통, 교육, 신축 주거환경을 갖춘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수원 영통, 용인 수지, 동탄, 광명 등에서 나타나는 강한 가격 흐름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도를 하나의 시장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경기도는 서울보다 지역별 차이가 훨씬 크다. 분당과 수도권 외곽 지역의 주택시장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향후 수도권 시장은 서울과 경기도의 경쟁이라기보다 ‘핵심 생활권과 비핵심 생활권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 역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강남이나 판교 등 주요 업무지역까지 얼마나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지, 양질의 일자리가 인근에 존재하는지, 우수한 교육환경과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신축 아파트 또는 정비사업을 통한 상품성 개선 가능성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기준으로 본다면 행정구역의 경계는 과거보다 의미가 줄어든다. 실제 생활권은 이미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를 넘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지역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자는 특정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투자 매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판단한다. 물론 대출과 세금, 거래 조건 등에서 제약이 발생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거래량과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그러나 규제지역이 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해당 지역의 경쟁력을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규제는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수요 집중 이후에 도입된다. 다시 말해 규제지역은 역설적으로 수요가 이미 검증된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규제 여부가 아니라 규제를 받은 이후에도 실수요가 유지되는지 여부다. 교통과 일자리, 교육환경 등 지역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유지된다면 규제는 수요를 없애기보다 단기적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 지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면 수요는 인접 생활권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비규제지역에도 새로운 기회가 발생한다. 다만 단순히 규제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비규제지역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강한 지역에서 이동하는 수요를 받아낼 수 있는 곳인지 여부다.

부동산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수요의 이동이다. 핵심지역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다시 그 지역의 가격이 상승하면 다음 생활권으로 확산된다.

따라서 비규제지역에서는 ‘싼 지역’을 찾는 것보다 ‘강한 지역의 수요가 다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찾아야 한다. 판교가 비싸졌을 때 어느 지역을 선택할 것인지, 분당이나 수지의 가격 부담이 커졌을 때 수요가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영통과 동탄의 가격 상승 이후 어느 생활권이 대안이 될 것인지가 중요하다.

향후 3년의 수도권 주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또 다른 이유는 공급이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주택 공급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택지 확보와 인허가, 보상,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에 이르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정책에서 발표되는 공급 물량과 실제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주택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 특히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아파트 공급은 더욱 제한적이다. 수도권 전체의 공급량이 충분하더라도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이나 판교·강남 등 주요 업무지역 출퇴근이 가능한 곳의 공급이 부족하다면 핵심지역의 수급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공급 총량이 아니다. 수요가 존재하는 곳에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서울에 필요한 주택을 수도권 외곽에 공급한다고 해서 서울의 주거 수요가 완전히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수원의 부족한 주택을 다른 도시의 공급으로 대체하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새 아파트가 아니다. 직장까지 이동이 편리하고, 자녀를 교육하기 좋으며,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향후 다른 사람도 사고 싶어 할 주택이다. 따라서 향후 수도권 시장의 핵심은 ‘주택 공급 부족’보다 ‘선호지역의 양질의 주택 부족’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이런 시장에서는 경기도를 선택할 때도 분명한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는 일자리다. 판교, 강남권 업무지구, 삼성전자와 반도체 산업단지 등 높은 소득을 창출하는 산업과 연결된 지역은 장기적으로 강한 주택 수요를 형성한다.

둘째는 교통이다. GTX를 비롯한 광역교통망의 이름 자체보다 실제 출퇴근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는지가 중요하다.

셋째는 교육과 생활환경이다.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을 지지하는 가장 강한 수요층은 안정적인 소득을 가진 가족 단위 수요다.

넷째는 주거 상품성이다. 같은 입지라면 신축 선호가 강해지고 있으며, 구축이라도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을 통해 상품성이 개선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마지막은 가격이다. 아무리 좋은 지역이라도 기대가 이미 가격에 대부분 반영돼 있다면 투자 매력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좋은 부동산을 고르는 것은 단순히 좋은 지역을 사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선호하게 될 곳을 아직 합리적인 가격일 때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제는 ‘서울 프리미엄’만으로 주택을 선택하는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물론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면 서울 핵심지역은 여전히 가장 안정적인 선택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서울 핵심지역을 살 수 없는 상황에서 반드시 서울이라는 행정구역 안에서만 답을 찾을 이유는 없다.

높은 소득의 일자리가 존재하고, 교통망이 개선되고 있으며, 교육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고, 젊은 인구와 실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경기 핵심지역이라면 서울의 일부 지역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최근 영통과 수지, 동탄, 광명 등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앞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을 분석할 때에는 서울 25개 자치구만을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 서울과 경기도를 하나의 생활권 지도 위에 놓고 살펴야 한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소득을 얻는지, 어디로 출근하는지, 어느 지역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향후 산업과 교통망이 어느 방향으로 확장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향후 3년 동안 수도권의 주택 수요는 쉽게 감소하기 어렵고, 선호지역의 공급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수요가 집중되는 경기 핵심지역의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이라는 주소 자체를 사는 시대에서, 사람들이 선택하고 싶은 생활권을 사는 시대로 시장의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 변화의 중심에 경기도가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3040 부린이 처음 부동산 투자(2026)’ ‘다시쓰는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2025)’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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