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시가 10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 보유세를 강화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 기준을 서울 아파트에 단순 적용하면 전체 62%가 넘는 91만여 가구가 해당된다. 30억~50억 원대 일부 고가주택이 아니라 서울 아파트 시장 전반으로 논의 범위가 넓어지는 수준이다.

비즈한국이 부동산R114에 의뢰해 서울 아파트 가격 구간별 가구 수를 분석한 결과, 7월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146만 9011가구 가운데 시세 10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91만 4982가구로 전체 62%를 차지했다. 10억 원 이하 아파트는 55만 4029가구로 38%였다. 초고가주택 기준을 10억 원 초과로 가정하면 서울 아파트 10채 중 6채가 해당하는 셈이다.
10억 원 초과 아파트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에 분포했다. 강남구가 11만 845가구(강남구 아파트의 96%)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11만 26가구(95%), 서초구 7만 2971가구(95%), 강동구 5만 9883가구(83%), 영등포구 5만 4351가구(81%), 성동구 5만 3888가구(97%), 마포구 5만 2694가구(91%) 순이었다. 25개 구 가운데 16개 구에서 지역 아파트 절반 이상이 10억 원을 넘었다.
초고가주택 기준에 따라 대상 주택 규모는 크게 달라졌다. 서울의 30억 원 초과 아파트는 16만 6403가구로 전체의 11%, 50억 원 초과는 2만 9969가구로 2%였다. 30억 원 초과 아파트 99.9%는 강남 서초 송파 용산 광진 성동 마포 동작 양천 영등포 강동구 등 ‘한강벨트’로 불리는 자치구에 주로 분포했다. 50억 원 초과 아파트 95%는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몰렸다.

시가 10억 원 기준 보유세 강화 제안은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나왔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고가주택 기준을 묻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국 평균 가격의 두 배 정도”를 제시했다. 전국 평균 아파트값을 약 5억 원으로 보고 시가 10억 원까지는 실수요 주택으로 보호하되, 이를 넘는 차액에 누진적으로 보유세를 부과하자는 취지였다. 상위 가격 구간 실효세율로는 1% 수준을 언급했다.
정 교수는 “정책이 보호해야 할 핵심 실수요자는 무주택자인 하위 50%와 전국 평균 수준의 주택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라며 “서울에 20억~30억 원짜리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서 현재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가주택 시장에서 시작된 투기와 가격 상승이 서울 전역과 지방 핵심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며,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시장 ‘똘똘한 한 채’ 현상을 1가구 1주택 보호 정책의 부작용으로 진단했다. 그는 “‘똘똘한 한 채’가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며 “비싸든 싸든 똑같이 취급하다 보니 효율적으로 한 채를 사서 투자 이익을 누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가격과 거주·투기 목적을 구분하지 않은 세제가 고가주택 한 채로 수요를 집중시켰다는 지적이다.
국내 보유세 부담이 낮다는 문제의식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 해도 현재의 세 배는 올려야 한다”면서도 “세 배를 올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인상 폭은 조세 저항을 고려해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세은 교수는 이날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보유세 기준을) 전국 평균으로 해야지 서울에 맞춰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는 5억 원도 높은 가격이고 10억 원이면 초고가”라며 “시가 10억 원 기준은 전국 평균 아파트값의 두 배와 현행 종합부동산세 기준을 고려해 제시한 대략적인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효세율 1%에 대해서는 “그 위가 다 일률적으로 1%여야 된다는 건 아니었다. 현행 누진세 구조를 유지하되 더 높은 가격 구간에서는 전체 실효세율이 1% 정도가 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