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부산을 거점으로 중장거리 화물 운송을 추진해온 시리우스항공이 법원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시리우스항공은 2024년 항공화물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지만 자금난으로 항공기 도입이 지연되면서 상업운항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대주주 변경을 통한 경영 정상화 시도마저 무산되면서 결국 법원 관리 아래 재기를 모색하게 됐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부산회생법원은 지난 9일 시리우스항공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회생채권 신고기한은 오는 8월 7일,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오는 10월 7일이다. 기업회생은 법원이 채권자와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해 기업이나 사업 회생을 도모하는 제도다. 체불임금 등 전체 채무 규모는 채권 신고와 조사 과정에서 구체화할 전망이다.
시리우스항공은 2020년 4월 부산에 설립된 화물전용항공사다. 2024년 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화물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같은 해 6월 운항을 시작해 2027년까지 화물기 10대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첫해 프랑크푸르트·나리타·하노이·칭다오에 취항한 뒤 미주 노선까지 운항 범위를 확대하고, 부산항과 김해공항을 연계한 해상·항공 복합운송도 추진할 구상이었다.
시리우스항공은 면허 취득에 앞서 자본 확충과 외부 자금 조달을 추진했다. 회사 자본금은 설립 당시 1억 원에서 여러 차례 증자를 거쳐 2023년 8월 50억 원까지 늘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100억 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도 발행했다. 하지만 이 사모전환사채는 이듬해 기한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하면서 사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해 회수했다.
자본 확충과 전환사채 발행은 실제 취항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항공사가 상업운항을 시작하려면 항공기와 전문인력, 운항·정비 체계를 갖춘 뒤 국토교통부 안전운항증명(AOC)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시리우스항공은 자금난으로 항공기와 설비·시스템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고, 2024년 6월로 예정했던 취항은 결국 불발됐다.
취항 불발은 급격한 재무 악화로 이어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우스항공은 2024년 매출을 전혀 올리지 못한 채 영업손실 71억 원, 당기순손실 99억 원을 기록했다. 연말 기준 자산은 27억 원, 부채는 93억 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6억 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한울회계법인은 2024년 시리우스항공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운항 준비가 지연되는 사이 임금체불 문제도 불거졌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2024년 6월부터 전·현직 직원 80여 명의 임금과 퇴직금 약 19억 원이 체불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1월 시리우스항공과 권도균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직장 내 괴롭힘 진정도 일부 사실로 확인돼 대표와 회사에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다.
시리우스항공은 지난해 대주주 변경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오름프라이빗에쿼티가 새 대주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주주 변경 신고가 처리된 이후 현재까지 추가적인 변경 신고는 없었다. 대주주 변경을 단행한 지난해 권도균 대표이사를 제외한 시리우스항공 이사진은 대거 교체됐다.
하지만 대주주가 바뀐 뒤에도 시리우스항공은 상업운항을 시작하지 못했다. 직원 임금체불과 차입금 미상환 문제가 이어지면서 회사는 대주주 변경 약 1년 만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회생계획을 마련하더라도 채무조정과 함께 항공기 도입 등에 필요한 신규 자금이 확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시리우스항공의 항공화물운송사업 면허는 현재 유효하지만 항공기를 확보하지 못해 안전운항증명(AOC)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라며 “항공사업법상 회생 절차 중에는 행정제재가 제한되지만, 운항 전인 회사에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는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회생절차가 끝난 뒤 면허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확인되면 행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한국은 회생절차 신청 배경과 향후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묻고자 시리우스항공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