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주식시장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롤러코스터’다. 코스피는 연초 4300선에서 출발해 6월 19일 9385선까지 두 배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그사이 3월 중동발 충격으로 20% 넘는 조정을 겪었고, 지난 7월 13일에는 하루 만에 8%대 폭락하며 7000선을 내주는 ‘블랙먼데이’를 다시 경험했다.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까지 겹친 결과였다.

올해 들어 서킷브레이커가 일곱 번째 발동됐을 만큼 지금 시장의 변동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극단적이다. 여기에 지난 7월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2.75%로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자 금융통화위원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물가안정 목표를 크게 웃돈 데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 1500원대를 오가는 원·달러 환율까지 고려한 결과였다.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와중에 금리까지 오른 지금, 개인투자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급락장에서 손절이 필요한 경우는 분명 있다. 하지만 판단 기준은 ‘주가가 무섭게 빠졌는가’가 아니라 ‘내가 이 종목을 산 이유가 훼손됐는가’여야 한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그대로라면 폭락장은 무조건 파는 날이라기보다 버티거나 나눠 사는 날에 가깝다.
매수와 매도 역시 나눠서 하는 편이 낫다. 바닥을 정확히 맞힐 수 있다는 전제부터 버려야 한다. 살 때는 시기와 가격을 나누고, 팔 때도 추가 반등 가능성을 열어둔 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변동성이 클수록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짧은 승부를 보고 싶은 유혹도 커진다. 그러나 이런 상품은 방향뿐 아니라 진입 시점까지 맞혀야 한다. 지수가 크게 오르내리는 과정에서는 예상보다 빠르게 손실이 불어날 수도 있다. 시장이 롤러코스터라면 레버리지는 안전바를 풀고 타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은 수익률보다 부채를 먼저 살필 때다.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에 보내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는 돈을 빌리는 비용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변동금리 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등을 이용하고 있다면 이자 부담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금리 상승과 주가 급락이 겹치면 가장 불리한 가격에 주식을 팔아 대출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반등을 기다리는 것보다 빚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이는 일이 먼저다.
현금도 마찬가지다. 상승장에서 현금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산처럼 보이지만, 급락장에서는 생활비나 대출 상환 때문에 주식을 강제로 팔지 않게 해준다. 가격이 충분히 내려왔을 때 움직일 여유도 만들어준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예금과 일부 현금성 상품의 금리도 함께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 역시 이전보다 줄어든다. 현금은 주식을 사고 남은 돈이 아니라 시장에 오래 머물기 위해 의도적으로 확보해둔 자산에 가깝다.
포트폴리오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먼 미래의 성장을 미리 끌어와 평가받던 고평가 종목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반면 당장 현금을 벌고 부채가 적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버틸 여지가 크다.
채권 수익률도 금리 인상 전보다 높아졌지만 추가 인상이 이어지면 기존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장기채에 한꺼번에 들어가기보다 만기와 매수 시점을 나눌 필요가 있다. 현금·단기채·주식을 적절히 섞어 어느 한쪽 자산의 급락이 계좌 전체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다음 반등 날짜를 맞히는 기술이 아니다. 반등이 늦어지거나 한 차례 더 급락하더라도 주식을 헐값에 처분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이유를 다시 확인하고, 매매 시점을 나누고, 빚을 줄이고, 현금을 남겨두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장이 달아오를수록 가장 먼저 잊히는 원칙이기도 하다.
변동성은 시장이 개인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수업료다. 동시에 준비된 투자자에게는 기회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결국 지수가 급락하는 시장에서 계좌와 마음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단순한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