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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조 인프라 사업 잡아라' 현대건설, 호주 시드니 지사 세운다

지난 20여년 간 수주 실적 전무…현대건설 "온실가스 감축 정책 연계 사업 기회 많아져"

2024.03.19(Tue) 17:38:57

[비즈한국] 해외 건설 불모지로 꼽혔던 호주에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1년 GS건설이 2조 7000억 원 규모의 도로 인프라 구축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최근 현대건설이 호주 시드니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호주 인프라 관련 대규모 민관합작 투자사업(PPP)이 늘어나면서 호주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건설사도 함께 느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이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호주 시드니 지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호주 시드니 지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지에 토목, 건축, 플랜트, 뉴에너지 등 현대건설 전 공정을 수행하는 지사를 세우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호주 현지에 법인이나 지사, 연락사무소 등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호주 등 아시아 선진국 PPP 진출을 위한 교두보 사업을 따내겠다는 수주 전략도 수립했다. 

현대건설 측은 “신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등 호주 온실가스 감축(2050 넷-제로, Net-Zero) 정책과 연계한 건설 시장이 확대되면서 사업 기회가 많아졌다. 배타적인 호주 건설시장 특성을 감안해 발주처 네트워크 및 현지 업체 협력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사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여 년간 호주에서 수주 실적을 내지 못했다. 1970년 서호주 분부리 신내항 준설 및 매립공사를 따내며 우리나라 건설사로는 최초로 호주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후 수주한 사업은 2000년 배관 기자재 공급 공사뿐이었다. 현재 누적 수주 규모는 797만 달러 수준. 지난해 5월에는 현지 업체와 호주 중서부 오라나 신재생에너지구역 송·변전선 플랜트사업에 입찰했지만 수주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는 그간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시장이 아니었다. 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960년부터 현재까지 63년간 우리나라 업체가 호주에서 수주한 공사는 총 50건(176억 달러)에 그친다. 지난 10년간 누적 수주액이 10억 달러를 넘긴 해는 삼성물산이 각각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와 웨스트커넥스 도로 구축 사업을 수주한 2013년(59억 달러)과 2015년(19억 달러), GS건설이 노스이스트링크 도로 구축 사업을 따낸 2021년(24억 달러)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호주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앞서 GS건설은 2021년 10월 약 2조 7785억 원에 달하는 호주 노스이스트링크 도로 구축 PPP를 따냈다. 호주 3대 도시 중 하나인 멜버른 북동부 외곽 순환도로와 동부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GS건설은​ 재무투자자이자 공동출자(Joint Venture) 건설사 일원으로 사업을 공동 수주했다. 당시 회사는 이 사업 수주를 선진 건설시장에서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과 자금조달 능력을 인정받은 사례로 자평했다.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호주 시장에 눈길을 돌린 이유는 막강한 인프라 사업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현재 1200억 호주 달러(105조 원) 규모 인프라 투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부터 10년간 토렌스-달링턴 남북도로, 로건-골드코스트 고속철도 등 400개 이상 국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획이다. 특히 2022년 출범한 호주 노동당 정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는 정책을 표방하며 청정수소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호주에는 우리나라 업체 27곳이 진출했다. 1960년 이후 현재까지 호주에서 공사 계약을 따낸 업체는 삼성물산(5건, 86억 달러), GS건설(3건, 53억 달러), HD현대중공업(1건 26억 달러), 롯데건설(2건, 4억 달러), 동아건설산업(1건, 2억 달러), 포스코이앤씨(6건, 2억 달러) 등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그간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공동출자회사(JV)를 설립하거나 하청을 받는 형태로 사업을 벌여왔다”며 “호주 정부의 인프라 투자 사업은 노동당 정권 교체 이후 잠정 중단됐다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친환경 인프라를 포함한 PPP가 많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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