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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엘리엇부터 넘어야…' 현대차 대표이사 등극 정의선 부회장

예상보다 이른 시기 전면 등판, 위기감 반영…순혈주의 타파, 투자 대폭 확대

2019.03.04(Mon) 10:02:19

[비즈한국]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2월 26일 정 총괄수석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정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처리에 이어 별도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추진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 ‘순혈주의’ 타파, 3세 경영인 정의선의 개혁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에 발들인 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다. 그는 1999년 구매담당 이사로 현대차에 입사해 2005년부터 5년간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이듬해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역임한 적은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을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로 추진하는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지난 1월 그룹 시무식을 주제하고 있는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재계에선 정 총괄수석부회장의 현대차 대표이사 선임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졌다는 반응이다. 당초 내년 초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만큼 현대차가 현재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절실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차 경영 전반을 주도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2018년 9월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을 맡으면서 전면에 등장했다. 그룹 경영을 도맡게 된 그는 개혁적인 기업 경영을 선보였다. 먼저 그는 2018년 12월 삼성 출신 인사와 외국인을 대표 자리에 앉히는 등 그룹의 오래된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했다. 보수적인 그룹 문화를 바꾸는 작업도 병행했다. 재계 10대 기업 중 처음으로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근무복이 아닌 자율복 근무제 실시한 것이 그 예다.

 

이번 안건 통과로 정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와 지주사가 될 예정인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가 되면, 현대차 ‘3세 경영 체제’가 확고해지고 정의선식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첫 번째 장애물은 배당금 8조 요구한 앨리엇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정의선 대표이사’​가 넘어야 할 첫 번째 장애물이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주주 배당금을 1조 1000억 원으로 확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주주인 엘리엇은 배당금으로 5조 8000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5년간 현대차 배당금 총액보다 많고,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의 353%에 해당한다. 엘리엇은 별도로 현대모비스 배당금으로 2조 5000억 원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의 지분을 각 2~3%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앨리엇은 주주 배당금으로 총 8조 3000억 원을 현대차그룹에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2018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최초 공개한 정의선 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에 지급해야 할 배당금은 총 8조 3000억 원이다. 8조 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하면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투자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의선 시대’ 개막에도 제동이 걸릴 우려가 있다. 현대차그룹 이사회 또한 앨리엇에 배당금 지급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규모 현금 유출은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배당금 요구 이외에도 3명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했는데 현대차그룹 이사회는 이를 거부했다. 현대차는 세계적 금융 전문가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글로벌 투자 전문가 유진 오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경제학계 거버넌스 전문가인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결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앨리엇의 요구를 들어주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며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앨리엇 측 핵심 요구 사항을 거절하면서 오는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추가로 현대차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30여 년간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했으며 2015년 현대차에 합류해 외국인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이사회가 기존 9명(사외이사 5명, 사내이사 4명)에서 11명(사외이사 6명, 사내이사 5명)으로 늘어나 이사회의 위상과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 도입되는 주주권익보호담당 후보로 윤치원 부회장을 확정했다. ​ 

 

# 투자 대폭 늘리고 해외 기업과 협력 강화

 

정의선 부회장이 방향키를 잡게 될 현대자동차는 2023년까지 미래기술 분야 연구·개발(R&D)에 45조 3000억 원을 투자한다. 연평균 투자액은 약 9조 원으로 최근 5년간 투자액이 약 5조 7000억 원과 비교해 58% 이상 대폭 늘었다. 3년 후까지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을 7%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대차는 5년간 45조 3000억 원의 자금을 R&D와 미래 신기술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합니다’ 행사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수소 활용 전시장을 둘러보는 정의선 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신차 등 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에 20조 3000억 원, 노후 생산설비 개선 등 시설장비에 10조 3000억 원을 투입한다. 미래기술 확보엔 총 14조 7000억 원을 쏟는다. 차량 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 6조 4000억 원, 차량 전동화 분야에 3조 3000억 원,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기술에 2조 5000억 원, 선행 개발 및 전반적 R&D 지원 사업에 2조5000억 원을 배정했다.

 

현재 업계에서 대두되는 SUV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고급차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잡겠다는 현대차의 전략과 맞아떨어지는 투자인 셈이다.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과 전기차, 수소차, 차량공유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한편 해외 기업들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안간힘 쏟고 있다.

 

2018년 동남아시아 카헤일링(호출형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그랩’과 협력해 전기차 호출 사업을 시범 실시했고, 인도 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레브’, 미국의 ‘미고’, 호주의 ‘카넥스트도어’ 등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하는 수소차 분야 투자도 확대 중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약 8조 원을 투자해 수소차 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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