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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도 막힌 비싼 콘택트렌즈, 한국소비자는 '호갱'?

현재 안경점에서만 판매, 해외보다 2배 이상 비싸…글로벌기업 가격정책이 문제

2017.09.22(Fri) 17:02:56

[비즈한국] 안경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력보정 인구는 전 국민의 60%에 달하고 이 중 10%가 콘택트렌즈 착용자다.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콘택트렌즈 가격이 유독 국내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국내 콘택트렌즈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1위 업체 한국존슨앤드존슨의 대표적 상품인 아큐브 디파인. 사진=트위터 캡처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콘택트렌즈 세계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7조 6000억 원이고 2012년 한국시장 규모는 생산 및 수입액 기준 2000억 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은 한국존슨앤드존슨, 시바비젼, 쿠퍼비젼, 바슈롬 등 4대 글로벌 기업이 점유율 87%를 차지한다. 특히 존슨앤드존슨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지배적 사업자다.

 

콘택트렌즈 가격 결정권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호구+고객)’으로 본다는 지적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한국소비자연맹이 2012년 콘택트렌즈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국내 콘택트렌즈 판매가격은 해외보다 최소 2%, 최대 64%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한국소비자연맹이 국내 안경원 400곳과 해외 6개국 오프라인·온라인 판매점의 콘택트렌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여전히 국내 판매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콘텍트렌즈 가격은 해외 안경점 판매가 대비 62%가량 비싸다.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미국·​일본·​프랑스·​독일과 비교할 경우 최대 84%나 비싸다. 

 

국내 소비자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가격 정책이 국내에 더 비싸게 적용된 데다, 온라인을 통한 해외 구매도 법으로 규제됐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의료기사법이 개정돼 안경과 콘택트렌즈의 해외 온라인 구매가 금지됐다. 구매 및 배송 대행도 금지되며, 위반 시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온라인에서 알음알음으로 구매대행 및 해외직구를 해오던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렌즈 사용자 박 아무개 씨(32)는 “해외직구를 왜 막는지 모르겠다”며 “매일 쓰는 렌즈를 갑자기 비싸게 사도록 하는 법안이 합리적이라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콘택트렌즈의 온라인판매가 금지되어 있지만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는 온라인판매가 허용된다. 콘텍트렌즈는 자신의 시력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면 되기 때문에 안경점을 통해서 구매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다.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안경점 배만 불리게 하는 조치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하지만 안경업계는 콘택트렌즈의 경우 ​도매가격이 높고 ​마진율이 작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복수의 안경업계 관계자는 “콘택트렌즈 판매는 마진이 적지만 판매가 많이 돼 구비해놓는 것뿐”이라며 “안경점이 마진을 많이 남겨 해외보다 콘택트렌즈가 비싼 것이라고 오해받아 억울하다”고 말했다.

 

안경점이 존슨앤드존슨의 대표 콘택트렌즈 상품인 ‘아큐브 1DAY 모이스쳐’를 도매로 들여오는 가격은 2만 8000원이다. 하지만 소비자 판매가격은 3만 2000~4만 원으로 천차만별이다. 

 

콘택트렌즈 유통구조는 크게 2가지다. 개별 안경점은 직접 렌즈 제조사로부터 납품을 받고, 대형 프랜차이즈 안경점의 경우 가맹본사가 렌즈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받아 가맹점들로 보낸다. 대형 브랜드 안경점의 경우 가격 협상력이 있어 개별 안경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렌즈를 납품받을 수 있다.

 

결국 국내 콘택트렌즈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것은 중간 유통업체인 안경점이 마진을 더욱 많이 남기거나 온라인 해외 구매가 불가능해서라기보다는, 애초 글로벌 기업의 가격정책이 국내 소비자에게 불합리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가 콘택트렌즈 가격을 안경점마다 일일이 비교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렌즈 사용자 박 아무개 씨(26)는 “자주 구매해야 하는 렌즈의 경우 그때그때 사는 편이다”며 “안경점마다 가격을 비교하지는 못했었는데 그간 비싸게 구입해온 걸 생각하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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