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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렬푸드'부터 '혜자스럽다'까지…유통업계 스타마케팅 명암

'연예인 불매운동'에도 유튜버·페북 셀럽까지 모델 기용하는 추세

2017.09.20(Wed) 18:27:56

[비즈한국] 가수 김창렬 씨가 과거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식품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패한 가운데, 유명인을 앞세운 유통업계의 마케팅에 찬반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제품 설명보다 스타의 유명세에만 치우친 광고에 비판도 제기되고 있으나, 관련 업계는 여전히 ‘잘 팔리는’ 스타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김창렬 씨는 2009년 한스푸드테크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딴 편의점 즉석식품 시리즈 ‘김창렬의 포장마차’의 광고모델로 활동했다. 그러나 2013년경부터 온라인상에서는 제품의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소문과 함께 김 씨의 이름을 희화화한 신조어 ‘창렬푸드’ ‘창렬스럽다’ ‘창렬하다’ 등이 유행했다. 이에 김 씨는 해당 제품으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2015년 업체를 대상으로 1억여 원의 소송을 제기했고, 업체는 김 씨가 이중계약을 했다며 사기 혐의로 맞고소했다.


김 씨 측 법률대리인은 당시 공식입장문을 통해 “업체가 모델계약상 정산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개발 및 생산 유통하는 상품에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이상이 발견돼 김 씨의 이름이 부실한 내용물이 담긴 과대포장·과장광고 제품의 대명사처럼 사용되었다”고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다른 상품들과 비교해 내용물의 충실도가 다소 떨어지나 정상제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하다고는 보기 어렵고, 업체가 부실한 상품을 제조·판매해 김 씨의 명예 및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보기 어렵다. ‘창렬스럽다’는 말이 부정적 의미로 확산된 것은 김 씨의 행실로 인한 부정적인 평가가 촉발제가 돼 품질저하라는 문제점을 크게 부각시켰을 가능성도 있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가수 김창렬 씨와 배우 김혜자 씨는 비슷한 시기 각기 다른 편의점 간편식품 광고모델로 기용됐으나, 상반되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김창렬 인스타그램


김창렬 씨와 한스푸드테크의 법정 다툼이 알려지자, 유명인의 이름을 내건 다른 편의점 즉석식품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우 김혜자 씨를 앞세운 GS25의 ‘김혜자 도시락’이다. 

 

2010년 출시된 ‘김혜자 도시락’은 ‘국민 엄마’로 불리는 김혜자 씨의 이미지에 부합될 정도로 가격 대비 내용물이 충실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김창렬의 포장마차’와 비슷한 시기 화제가 되며 ‘​창렬스럽다’​와 반대로 긍정적 의미를 띈 신조어 ‘​혜자스럽다’​를 낳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김혜자 도시락’을 ‘갓혜자 도시락’ ‘마더혜레사 도시락’ 등의 별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김혜자 씨가 대한민국의 어머니상이고 진실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믿을 수 있는 상품’임을 알리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해 모델로 선정하게 됐으며, 결과적으로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김혜자 도시락’의 성공은 편의점 도시락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 김혜자 씨가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향후 광고모델 기용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명인을 내건 즉석식품이 인기를 얻자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체인 CU(씨유) 또한 2015년 12월 요리연구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이름을 딴 ‘백종원 도시락’을 출시했다. ‘쿡방’이 떠오르던 당시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알린 백 대표가 광고모델로 나선 ‘백종원 도시락’은 출시 이후 CU의 도시락 매출을 견인했다. 

 

그 결과 ‘백종원 도시락’ 출시 다음 해인 2016년 1월 BGF리테일의 주가는 연초 대비 16% 오르는 주가 급상승세를 보였으며, 같은 해 4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의 평가에서 BGF리테일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가 상향조정될 정도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연예인 불매 운동’이 벌어져 스타 마케팅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최근 온라인에서는 ‘연예인 불매 운동’이 벌어져 스타 마케팅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예인 불매 운동’을 펼치는 이들은 ‘연예인은 그거 안 써요. 제품에 자신이 있다면 연예인 광고는 필요 없습니다’ ‘내가 쓰는 이 돈 쟤들 건물 살 돈’ 등의 문구를 공유하며 무조건적인 스타 마케팅을 비판하고 나섰다. 

 

8월 31일 등장한 ‘연예인 불매 운동’ SNS 계정은 개설 하루 만에 팔로어가 800명을 넘어섰으며, 9월 20일 기준 1600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누리꾼들은 “기능, 디자인과 상관없는 모델을 기용한 광고는 불필요하다. 연예인 광고로 상품의 가격만 올라가 서민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며 과도하게 유명인에게 의존한 광고 상품 등의 목록을 정리한 ‘광고 불매 장바구니’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최근 ‘연예인 불매 운동’ 등이 일어나고 있지만 뿌리 깊은 팬문화 때문에 셀럽 마케팅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최근에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스타’나 ‘유명 유튜버’ 등 ‘파워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로 광고모델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들 또한 몸값이 호황을 누리는 것을 보면 연예인과 파워 인플루언서가 공존할 뿐 스타 마케팅 자체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왜 외국 같은 창의적인 광고를 못 만드느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셀럽이 콘텐츠가 된 이상 그보다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어렵다.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등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대중의 주목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셀럽 마케팅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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