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천당 아래 분당'에서 늦여름 공원 산책

[비즈한국]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했던가. 넓은 녹지를 갖춘 오래된 신도시 분당이 살기 좋은 환경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분당을 대표하는 율동공원과 중앙공원은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며 가족 나들이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번지점프와 함께 즐기는 거대 분수쇼, 율동공원

100여 미터 높이의 분수와 번지점프로 유명한 율동공원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춘 도심 공원이다. 그 덕분에 분당과 성남 시민들뿐 아니라 서울 등 주변 지역에서도 주말 나들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약 13만 5000㎡에 달하는 율동저수지를 중심으로 2.5km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인공암벽과 배드민턴장, 어린이 놀이터, 발지압장, 사계절 꽃동산 등이 곳곳에 자리했다. 저수지 주변으로 아늑한 카페들이 있어 가족 나들이뿐 아니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면 저 멀리 솟구치는 분수와 번지점프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분수는 보기만 해도 늦여름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주는 느낌이다. 45미터 높이의 번지점프대에서 저수지를 향해 뛰어내리면 하늘을 나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 굳이 번지점프대에 오르지 않고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좋다. 자전거를 타고 호수길을 도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산책로 주변에는 별도의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공원 입구에 있는 공유 자전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공원 안에는 도서관과 조각 공원이 어우러진 책 테마 파크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설계한 건축가 승효상과 시인 김정환, 조각가 김인수 등이 참여해서 책을 주제로 독특한 공간을 만들었다. 책을 뜻하는 각국 문자를 모티브로 만든 진입로인 ‘바람의 책’을 시작으로 책의 역사를 담은 미로 형식의 벽화 산책로 ‘시간의 책’, 책 형상의 연못 명상 공간 ‘물의 책’ 등 7가지 주제로 꾸며져 있다. 

약 2만 권의 책을 갖춘 도서관에선 마당극과 마술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책 만들기와 핸드 프린팅, 점핑 클레이 같은 체험 활동도 인기다. ​ 

#문화유산과 함께 걷는 산책길, 중앙공원

1994년 문을 연 중앙공원은 성남시 최초의 공원으로 ‘분당의 터줏대감’이라 부를 만하다. 이름처럼 분당 중앙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고 산책로와 광장, 야외공연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공원 한쪽에 자리 잡은 분당호수는 율동공원 호수보다 작지만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CF 촬영지로 이름을 알렸다. 

중앙공원 곳곳에는 옛집과 비각 등 문화유산이 보이는데, 주로 이 지역에서 집성촌을 이루었던 한산 이씨 관련 유적들이다. 충남 서산군 한산면을 본관으로 하는 한산 이씨는 고려 말 대학자 이색을 중시조로 전국 곳곳에 분포한다. 토정 이지함과 월남 이상재 등이 한산 이씨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공원의 중심인 중앙광장 주변에는 한산 이씨 사당과 묘역, 조선 시대 이곳에 처음 정착한 이장윤 삼대의 사적을 적은 ‘한산이씨 삼세유사비’ 등이 있다. 

19세기에 지어진 한산 이씨의 살림집인 수내동 가옥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목조건물에 초가지붕을 얹은 가옥은 주변의 아파트와 묘한 대조를 이루며 눈길을 끈다.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 등을 두루 갖춘 수내동 가옥은 조선 후기 경기지역 살림집의 전형을 보여준다. 가옥 주위에는 옛 마을 어귀에 있던 느티나무와 연못, 정자터 등이 보존되어 있다. 

기존의 수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산책로 등 편의시설을 꾸민 것 또한 중앙공원의 특징이다. 그런 까닭에 성남시 공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어디를 보니 푸근한 느낌을 준다. 공원 내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약수터 앞에는 10여 기의 고인돌군이 있다. 

<여행정보>

율동공원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문정로 145

△문의: 031-702-8713

△관람 시간: 상시, 연중무휴(책테마파크도서관은 09:00~18:00, 월요일 휴관)

중앙공원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550

△문의: 031-729-4907

△관람 시간: 상시,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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