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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공시] 카카오가 경영권 분쟁 중인 SM과 손잡은 이유는?

창업자 이수만 손발 묶여 저렴한 지분 투자 성공…한발 앞선 '네이버-하이브 연합'에 맞불

2023.02.08(Wed) 11:28:16

[비즈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다트(DART)’는 상장법인들이 제출한 공시서류를 즉시 조회할 수 있는 종합적 기업 공시 시스템이다. 투자자 등 이용자는 이를 통해 기업의 재무정보와 주요 경영상황, 지배구조, 투자위험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트 홈페이지에서는 ‘많이 본 문서’를 통해 최근 3영업일 기준 가장 많이 본 공시를 보여준다. 시장이 현재 어떤 기업의 어느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비즈한국은 ‘지금 이 공시’를 통해 독자와 함께 공시를 읽어나가며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의 이슈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내고자 한다. 

 

지난 7일 눈에 띄는 공시는 카카오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다. 공시가 게재된 직후 ‘많이 본 공시’ 11위에 자리한 데다, 장중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6일과 7일 다트 홈페이지 ‘많이 본 문서’의 순위는 큰 변화가 없었다. 굳건히 1위를 지킨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의 ‘영업(잠적)실적’ 공시와 10위권 중후반부에서 움직인 파라다이스의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잠정)실적’ 공시는 리오프닝 기대감에 따른 카지노주의 상승세를 보여줬다. 눈에 띄는 공시는 지난 7일 카카오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다. 공시가 게재된 직후 ‘많이 본 공시’ 11위에 자리한 데다, 장중 카카오의 주가가 급등한 반면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쳤다. 그 배경이 뭘까?

 

카카오는 7일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 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지분 4.91%)하고, 전환사채 인수로 114만 주(지분 4.14%)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취득목적은 ‘급변하는 음악 및 콘텐츠 환경 속에서 다각적 사업협력’이다.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본 공시는 2021년 5월 27일자 보도된 ‘네이버·카카오, SM엔터 지분 인수 경쟁’에 대한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과 관련해 확정 공시를 갈음한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분 인수 경쟁설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불거졌다. 당시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의 종속회사인 (주)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제휴와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당사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SM엔터테인먼트보다 하이브의 손을 먼저 잡았다. 하이브의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가 네이버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브이라이브’ 사업을 양수하고, 네이버가 위버스컴퍼니 지분 49%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된 것. 이를 통해 위버스는 지난해 7월 ‘위버스 라이브’를 선보였다. 네이버-하이브 연합에는 YG엔터테인먼트라는 든든한 동맹군도 있다. 세 그룹은 서로의 자회사에 투자하고 플랫폼, 콘텐츠 등의 사업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가 지난 2022년 8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서 찬조연설 하는 모습.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사실상 경영권을 잃은 상황에서 카카오가 향후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를 본격적으로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가 국내 4대 연예기획사 중 두 군데와 손을 잡고 플랫폼 사업에서 앞서나가자,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M과 손을 잡았다. 카카오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투자와 함께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는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사는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AI 등 기술역량을 활용한 미래사업을 공동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청사진에 주가도 움직였다. 7일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9% 상승한 6만 8000원을 기록했다. 당초 카카오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보유 지분 인수를 검토해왔으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방법을 택했다. 이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해야 했으나 이번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 투자에 성공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이 전 총괄프로듀서가 사실상 경영권을 잃은 상황에서 카카오가 향후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를 본격적으로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8% 하락한 9만 100원을 기록했다. 공시가 게재된 오후 2시께를 기점으로 주가가 급격하게 내려앉은 것.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낮아진 탓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일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밝힌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데다, 창업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현 경영진의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18.46%를 보유한 이 전 총괄프로듀서다. 그러나 지난 3일 이성수·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이 전 총괄프로듀서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레이블 체계를 도입하는 ‘SM 3.0’ 비전을 발표했다. 얼라인파트너스 측의 요구대로 이 전 대표를 배제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이 전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을 조기 종료한 바 있다.

 

카카오의 지분 인수 소식에 이 전 총괄프로듀서는 7일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전 총괄프로듀서 측은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동대표이사들이 주도하는 SM의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며 이번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SM은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2171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야 할 만한 시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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