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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7개월째 조사만…경주 월성원전 오염수 누출 둘러싼 의혹 재점화

원안위 "보수 완료, 추가 누수 없다" 전문가들 "바다로 흘러갈 수밖에 없어, 가동 중단하고 점검해야"

2022.09.23(Fri) 10:56:02

[비즈한국] 정부가 최근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에너지인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한 가운데 경주 월성원전에서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원전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사진=연합뉴스


환경부는 지난 20일 ‘원자력 발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원전의 경우 유럽연합 등 국제동향과 국내 여건을 고려하여 최종 포함 여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45년까지 신규 건설 또는 계속 운전 허가를 받은 원전이 대상이다. 다만 녹색분류체계 조건인 원전의 최신기술기준과 사고저항성핵연료 사용 등은 2031년부터 준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

 

환경단체 등은 즉각 반발했다. 그린피스는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면 최근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과 더불어 원자력에 녹색 투자가 집중돼 현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더욱 정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9월 21일 진행된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누설과 원자력안전법 위반 실태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가 월성원전 누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다현 기자

 

공교롭게도 같은 날, MBC 보도로 경주 월성원전 1호기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새어 나오고 있는 장면이 확인됐다. 월성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외벽에서 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모습이 공개된 것.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다음 날인 21일 “누수가 시작된 시점은 2021년 10월경이며 해당 부위 보수는 2021년 12월에 완료했다”며 현재 추가적인 누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7월 결과 발표 미루고 아직도 조사 중

 

월성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혹은 작년부터 끊이지 않았다. 2019년 4월 월성원전 부지에서 최대 71.3만 Bq(베크렐)/L의 삼중수소가, 5월에는 2만 8200Bq/L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2021년 2월 원안위는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을 꾸려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 조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2021년부터 원안위에서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 검출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문제 지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

 

원안위는 2021년 9월과 올해 5월에 ​조사경과를 발표했지만, 삼중수소의 환경 누출 여부를 두고는 명확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부지 내부의 삼중수소 누출은 인정했지만, 외부로의 유출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또 월성원전 부지 내·외부 지하수 유동 등 조사는 추적자시험 등을 거친 후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올해 7월 최종 발표가 예정됐으나 원안위는 10월까지 월성원전 1~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차수막(SFB)​ 바닥부를 확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최종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 오리무중이다. 방사선 누출에 대한 보수 일정, 대책 등도 전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원안위가 문제 해결 의지가 없고, 조사 방식과 누출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중수소 검출을 조사하는 민간조사단의 독립성 보장이 안 될뿐더러 1년 7개월이 넘는 기간에도 결론 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바다 유출 가능성 높아, 4기 모두 점검해야”

 

원안위의 대응이 위법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안위가 방사선 물질 누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절차에 맞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1일 진행된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누설과 원자력안전법 위반 실태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김영희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변호사는 “2020년 6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 정기감사보고서에서 삼중수소 누설 판단이 조사됐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원자력이용시설의 사고·고장발생 시 보고·공개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조사에 적극적이지 않고 문제를 축소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특히 원안위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한수원이 ​월성1호기 SFB를 ​의도적으로 파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2021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당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차수막과 차수벽은 굴착 과정에서 장애가 된다. 민간조사단과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위원들이 네 차례 확인했기 때문에 제거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원전 소음과 공사장 소음이 있어서 현장에서 구두로 소통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지시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므로 실무진을 질책했다”고 해명했다.

 

2021년 1월 13일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월성원전 비계획적 방사성물질 누출 사건’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현재까지 밝혀진 대로 원전 내부 지부에 삼중수소 누출이 있었다면, 바다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는 “원안위가 조사한 지 1년 반이 넘었는데, 지하로 오염수가 누설됐는지 안 됐는지조차 아직 확정하지 않는 것은 사실을 밝힐 의지가 없는 것이다. 월성원전 위치를 봤을 때 오염수는 지하로 간 뒤 바다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월성원전 1호기 내부의) 콘크리트 자체가 부식되고, 옆면도 부풀고 떨어진 모습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부자료나 녹취파일 등은 전부 환경 누설이 됐음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원안위는 계속 조사만 하고 결론을 내지 않는다. 지하수 높이를 보면 누출된 물질은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다. 프랑스 등 다른 나라가 대응하듯 월성원전 1~4호기를 모두 가동 중단하고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폐수지 저장탱크의 손상 및 균열로 인한 누설은 명백한 원자력안전법 위반이다. 이들 기관은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방사성물질 누설 실태를 축소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직접 현장 실사에 나서서 월성원전 1, 2, 3, 4호기 사용후핵연료 수조 바닥과 벽면을 확인해야 한다. 손상과 균열의 규모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방수 기능 복구를 위한 보수 공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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