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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합비 횡령' 혐의 한국노총 건설노조위원장 5월 경찰 소환 앞뒤

부정선거·국고보조금 부당수령 혐의도…최대 산별노조 16년 장기집권 절체절명 위기

2022.04.28(Thu) 14:48:22

[비즈한국] 억대 조합비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진병준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건설노조) 위원장에 대해 경찰이 오는 5월 초 소환조사 일정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국노총은 5월 13일까지 진병준 위원장과 집행부 총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뿐만 아니라 진 위원장은 부정선거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고, 국고보조금 부당 수령 혐의 등과 관련해선 고용노동부가 실태 점검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국노총 최대 산별노조인 건설노조를 무려 16년째 장기 집권해 온 진병준 위원장과 집행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 형국이다.

 

한국노총이 지난 4월 25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설노조)에 보낸 공문. 사진=한국노총

 

진 위원장은 지난 3년간​ 조합 통장에서 6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한 건설노조원들에 따르면 한 번에 100만 원씩, 적게는 20만 원씩 같은 날 여러 차례에 걸쳐 인출됐고 노조원 퇴직금과 복지비 등에 쓰는 계좌에도 현금 인출 기록이 남아 있다. 

 

건설노조 관계자들은 조합 통장에서 입출금이 가능한 체크카드 소유자는 진 위원장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진 위원장이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4억 원 가까이 사용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사건은 충청남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팀이 수사하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5월 초 진 위원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진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첫 소환조사로 경찰은 조사를 마친 후 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거나 구속영장 신청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은 지난 25일 김동명 위원장 명의로 공문을 보내 5월 13일까지 진 위원장과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조직정상화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또 진 위원장을 포함해 비리 혐의에 연루된 자들을 제명조치 등을 거쳐 건설노조에서 영구 퇴출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노총 조직강화본부는 “진병준 위원장의 업무상 횡령 비리 혐의는 도덕성 문제를 넘어 한국노총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건설노조를 한국노총에서 즉각 제명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원회의를 통해 결정된 건설노조의 조직정상화를 위한 조치 결과를 ​건설노조가 ​기한 내 통보할 것을 요구한다”며 “명시한 기한 내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한국노총 규약에 따라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열고 건설노조를 한국노총에서 제명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진 위원장은 부정선거 혐의도 받고 있다. 2020년 1월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진 위원장이 선거 장소 인근 식당에서 선거권을 가진 대의원 50명을 모아 당시 김동명 후보에게 투표하고 투표용지 사진을 찍어 단체채팅방에 인증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다. 

 

투표 결과 김동명 후보는 1580표를 얻어 상대 후보와 불과 52표 차이로 한국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 조사를 마치고 서울남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상태다. 

 

건설노조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약 3년 4개월간 ‘노동상담소’를 운영하면서 다섯 차례에 걸쳐 총 9200만 원의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의혹을 받고 있다. 

 

건설노조는 실제 상담을 한 적이 없음에도 상담한 것처럼 상담일지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노동부 보조금을 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노동상담소에 진병준 위원장의 부인과 아들 이름을 올려 놓고 허위 상담일지를 작성해 보조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동부는 건설노조에 교부했던 보조금의 회계와 운영 등과 관련한 실태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복수의 건설노조원들은 “지난해부터 진병준 위원장의 제명과 처벌을 촉구했다. 그런데 진 위원장과 집행부는 저항하는 노조원 30여 명을 제명 등 징계했고, 횡령 혐의를 폭로한 김 아무개 지부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계획하는 등 비판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이들은 “진 위원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공범들과 증거인멸을 도모하고 있다.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즈한국은 진 위원장과 건설노조 집행부 측에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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