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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과 KG그룹은 '쌍용차 인수'에 과연 진심일까

주가 급등·공장 부지 등 잿밥 노리나 의구심…인수 의사 뒷받침할 자금 동원 능력 보여야

2022.04.12(Tue) 15:51:07

[비즈한국] 쌍용차 인수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시장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인수 후보자들이 쌍용차를 실제로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수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주가 급등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앞서 인수전 참여를 밝힌 쌍방울그룹과 KG그룹의 주가가 급등하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자본시장 관련 임원회의에서 인수전 참여 기업의 주가 이상변동 등 불공정거래 개연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은 지난 11일 KH필룩스 등과 함께 광림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사전의향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동시에 계열사 광림의 대표이사 명의로 인수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호소문도 발표했다. 광림은 호소문에서 “자체 및 자본조달을 통해 인수자금을 준비하고 있다”며 “쌍용차의 청산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는 이번 인수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광림이 호소문까지 배포해가며 인수전에 ‘진심’임을 밝힌 배경에는 쌍방울을 향한 시장의 의심이 자리하고 있다. 쌍방울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린 바 있는 데다,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컨소시엄의 축인 광림 역시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33억 원 수준이며 나머지 7개 상장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공시 기준 약 1400억 원)을 합해도 2100억 원 규모다. 

 

더불어 쌍방울그룹은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활발한 자금거래(전환사채 발행, 유상증자)로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한 기업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연쇄적으로 부실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현재 쌍방울그룹은 광림(12.04%)→쌍방울(13.46%)→비비안(30.64%)→인피니티엔티(18.36%)→아이오케이(9.87%)→광림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KH필룩스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5000억 원 수준의 인수 대금을 마련한다 해도 쌍용차 정상화까지 조 단위의 막대한 추가 자금이 투입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KH필룩스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KH일렉트론과 장원테크, 아이에이치큐 등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쌍방울그룹과 KH필룩스그룹은 최근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서로의 전환사채를 매입해주며 협력한 바 있다. 

 

쌍용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연 매출이 7000억 원 가량이고,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 불발 당시 확보해둔 1500억 원 규모의 실탄도 그대로 남아 있다”며 인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KH필룩스그룹의 자금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쌍방울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경영 정상화보다 부동산 개발 가치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쌍용차 평택공장(85㎡) 부지는 인근에 SRT(수서발고속철도) 평택지제역이 개통하면서 택지 개발이 이뤄져 부동산 가치가 올랐다. 만약 공장 부지가 주거 및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되면 이 부지의 가치는 1조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 에디슨모터스 또한 평택공장 부지를 개발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쌍방울그룹은 앞서의 호소문에서 쌍용차 인수 목적을 ‘시너지 효과’라고 못 박았다. 광림은 “지난 2018년 이후 광림은 지금까지 국책 과제 수행 및 자체기술 개발을 통해 전기 특장차 및 상용차에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해온 만큼 생산능력을 갖춘 쌍용차와의 결합은 최고의 시너지를 가져오기에 충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림이 판매하는 특장차란 소방차, 제설차 등 특수한 용도에 쓰이는 자동차다. 상용차를 완성차 형태로 매입, 특장차로 개조해 판매하는 광림이 완성차업체인 쌍용차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최근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은 KG그룹도 쌍용차 매각주관사에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은 지난 7일 계열사 KG케미칼 공시를 통해 “그룹 차원의 사업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KG케미칼을 중심으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KG그룹은 자금 동원력에서 쌍방울그룹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G그룹은 인수를 위해 8000억 원가량의 실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KG케미칼의 현금성 자산 3600억 원에 하반기 납입될 예정인 폐기물 처리업체 KG ETS의 매각대금 4850억 원을 더한 금액이다. KG케미칼은 지난달 46.29%의 지분을 보유하던 KG ETS를 분할해 이앤에프프라이빗에퀴티에 매각했다.

 

KG그룹 역시 계열사와 쌍용차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KG그룹은 자동차 차체 및 내외장제로 사용되는 강판을 생산하며 쌍용차에 부품을 납입해온 KG케미칼과 KG스틸(KG동부제철)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차에 부품을 납입해온 KG케미칼과 KG스틸은 일부 대금을 받지 못해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의 채권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KG그룹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 시 미래 비전과 관련해 “철강사업이 자동차사업과 면밀한 데다, KG케미칼이 운영하는 친환경 사업과 2차전지 소재 회사인 KG에너캠 등을 통해 쌍용차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 사가 밝히는 미래 계획이나 시너지를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미 지난해에도 10여 곳의 기업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무의미하게 시간만 흘렀다는 점에서 최근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들의 ‘진정성’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쌍용차에게 남은 기한은 6개월밖에 없는데, 일부 인수 후보자들이 인수 의사를 밝히고 주가를 올리는 데 악용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각자 인수 시 시너지를 언급하고 있다지만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수 후보자들의 인수 진정성과 자금 동원 능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쌍방울그룹과 KG그룹의 이파전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카디널 원 모터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인디EV 등도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기업 역시 인수 의지의 진정성이나 자금 동원 능력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언급된 두 기업 모두 지난해 본입찰에서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입찰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바 있고, 특히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2020년에도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으나 인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투자의향서조차 제출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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