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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삼성 오너일가 장충동 부동산 연달아 매입…의도는?

이병철·이건희·호텔신라 소유 건물·토지…CJ "활용 계획 수립 중" 일각선 "경영권 승계에 도움 얻으려" 추측

2022.01.13(Thu) 10:16:34

[비즈한국] CJ그룹이 삼성그룹과 삼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장충동1가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해 관심이 쏠린다.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소원한 관계였다. 그래서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사촌지간인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화해를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생전 거주했던 장충동1가 단독주택. 단독주택 뒤로 호텔신라의 주차장 부지, 그 뒤로 이재현 CJ 회장의 자택인 제원빌라가 있고, 그 앞에는 CJ연구소와 이선호 리더가 최근 삼성 유족 4인으로부터 매입한 제2종 근린생활시설이 자리한다.  사진=임준선 기자

 

CJ문화재단이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생전 거주지였던 장충동1가 단독주택을 소유하게 됐다. CJ문화재단​은 고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삼성 유족 4인(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증여받았다(관련기사 [단독] '이건희 장충동 대저택', 삼성가 유족 4인 상속 후 CJ문화재단에 증여).

 

고 이건희 회장이 1977년 1월부터 43년간 보유한 이 단독주택은 유족 4인이 법적 상속 비율대로 상속받았고, 상속세를 납부하자마자 CJ문화재단에 전 지분을 증여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할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했던 제2종 근린생활시설은 이 회장 별세 10개월 만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리더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은 임 아무개 씨가 40년 넘게 살던 단독주택을 2014년 11월 350억 원에 매입해 이듬해 3월 ‘사무소, 직업훈련소’​ 용도의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변경했고, 지난해 5월 아내 홍라희 전 관장이 9분의 3, 이재용 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등 세 자녀가 9분의 2씩 법적 상속 비율대로 상속받았다.

 

유족 4인은 이 건물을 두 달 만인 지난해 7월 이선호 리더에게 팔았다. 매매가는 196억 602만여 원으로, 고 이건희 회장이 8년 전 매입한 가격보다 154억 원가량 낮다. 매입 당시 이 리더가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지 않은 점으로 미뤄 전액 현금으로 치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잔금을 치르고 나서 세 달 만인 지난해 10월, 이 리더는 뒤늦게 이 부동산을 담보로 채권최고액 96억 원에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CJ연구소 바로 옆에 자리한 이 부동산의 활용 방안에 대해 앞서의 CJ그룹 관계자는 “이선호 리더의 사생활에 해당되는 사안이라 아는 내용이 없다”고만 전했다.

 

CJ문화재단이 삼성 유족 4인으로부터 증여받은 단독주택과 이재현 CJ 회장의 자택 사이에 자리한 호텔신라 주차장 부지를 최근 CJ제일제당이 매입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선호 리더가 매입한 2종 근린생활시설 바로 앞에 호텔신라가 보유하던 토지 2필지(2175.3㎡, 658평)도 최근 CJ제일제당이 매입했다. 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CJ그룹이 삼성으로부터 사들인 세 번째 부동산이다. 이곳은 CJ문화재단이 유족 4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장충동 단독주택과 이재현 회장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제원빌라 사이​에 위치한다.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호텔신라가 1995년 11월 매입해 그동안 임직원들의 주차장으로 활용했던 부지를 지난해 12월 28일 275억 원에 매입했다. 두 토지의 합산 공시지가는 146억 5300만여 원으로, 매매가가 공시지가의 2배 정도 수준이라 시세에 맞게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 양옆에 이재현 회장의 자택과 고 이병철 회장의 생전 거주지가 있고, 바로 앞에 CJ연구소와 이선호 리더가 매입한 제2종 근린생활시설이 자리해 CJ제일제당이 이 토지를 매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CJ그룹 관계자는 “CJ연구소의 업무공간이 부족해 연구시설을 확장할 목적으로 호텔신라의 주차장 부지를 매입했다”면서 “건설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서 언제, 어느 규모로 지어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으로, 최근 임원으로 승진한 이선호 CJ제일제당 리더.  사진=박정훈 기자

 

CJ그룹이 삼성그룹과 삼성 오너 일가의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하자 재계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사촌지간인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화해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사촌지간인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사적으로 만났다는 소문은 들은 적은 없다. 10년 가까이 남보다 못한 사이였던 삼성과 CJ가 고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부동산 거래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협업을 하는 등 화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면서 “관계 개선이 사업 측면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재현 회장이 이선호 리더에게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도움을 받으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측에도 관련 내용을 문의했으나, 삼성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고만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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