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디저트 카페 ‘망원동티라미수’의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의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무허가 인테리어 시공과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영업 피해 등을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한 상황이다. 본사와 가맹점주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망원동티라미수’는 시그니처 메뉴인 컵 티라미수가 MZ세대에서 입소문 나며 인기를 끈 유명 디저트 카페다. 1호점이 위치한 망원동이 급부상하면서 초록색 레트로풍 가게 디자인이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17년 3월 망원동에 본점을 오픈한 이후, 백화점 팝업스토어에 입점하거나 편의점 브랜드와의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는 등의 활동을 하다 가맹사업으로 전환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망원동티라미수는 2017년 9월 30일 가맹사업을 개시한 이후 2018년 10개, 2019년 7개, 2020년 42개의 가맹점을 내며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올해도 가맹점 수는 계속해서 늘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6월 70호점을 돌파했으며 신규 지점을 계속 오픈 준비 중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점포 확장과 함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가맹점주들은 8월 망원동티라미수 본사를 무허가 인테리어 시공,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수사를 요청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대표이자 전 망원동티라미수 연남점 점주 A 씨는 “작년 8월 16개의 가맹점 점주들이 모여 문제를 공유해보니 피해 사례가 거의 비슷했다. 본사가 오픈 당시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거나 애초에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해 가맹점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본사 측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자세하게 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쇼케이스에서 화재까지 발생…가맹점들 “곪은 문제 터졌다”
가맹점 비대위가 지적하는 문제는 무허가 불법 인테리어 공사와 그 과정에서 터무니없이 높이 책정되는 공사 대금, 무분별한 출점 확대,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 등이다. 현재 인테리어 공사 관련 건은 경찰에서,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각각 조사 중이다.
망원동티라미수 본사는 7개 지점 가맹점주에게 본사와의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종용하며 무허가 불법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 정식으로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가 1500만 원 이상의 공사를 진행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된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비대위 측은 “점주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결국 억지로 받아들이면 평당 30만~40만 원의 과다한 감리비를 책정했다. 그마저도 부실 감리, 공사자재 등 대체 물품 강제 판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8개 지점 점주들은 본사의 허위·과장 광고로 영업에 피해를 입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본사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신고한 상황이다. ‘6000만 원 투자로 연 10억 원 매출’ 같은 문구로 예비 가맹점주들을 현혹하고 있으며 ‘창업자금 5000만 원 무이자 대출’이라는 조건 또한 이자 대금은 점주가 납부하되 이자 원금만큼 원재료를 일정기간 무료로 지급하는 기형적 형태라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주장이다.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올해 6월 경기도 화성에 오픈한 가맹점에서 10일 만에 불이 나면서다. 화재가 발생한 쇼케이스는 본사에서 납품 받은 제품이었다. 본사는 화재 발생 직후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쇼케이스 업체와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배상을 미뤘고, “가맹점에도 화재의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해당 가맹점주의 주장이다.
이 가맹점과 본사의 협상은 지금까지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가맹점주는 “동일한 쇼케이스를 다시 설치하겠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다른 지점 쇼케이스에서도 불이 난 사례가 있다. 투자금과 화재보상금을 배상하고 가맹계약 해제 및 해지를 해달라”고 요구하며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본사 측은 “가맹점을 오픈하면 원상복구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 “소규모 프랜차이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총집합”
현재 30여 명의 점주가 단체 카톡방에 모여 피해 사실과 소송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비대위 대표 A 씨는 “이미 지난해 8월에 16개 지점의 점주가 모여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본사로부터 확약서를 받았다. 확약서에는 무분별한 신규 가맹점 출전에 대한 제재, 매출 원가(티라미수 및 원/부재료 입고가) 20% 하향 조정, 가맹점 출점 시 인테리어 비용 과대 계상에 대한 피해 복구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본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기존 매장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가맹점만 늘려갔다. 화성점 화재 이후 본사가 보이는 행태에 추가 피해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송까지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망원동티라미수 본사 측은 비즈한국에 “가맹본사는 건설업을 업으로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건설업자에게 도급하는 발주자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수시로 집합금지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도 홀영업 매출이 하락해 어려운 상황이다. 점주들께서 초기에 기대한 매출에 못 미칠 수 있지만 본사에 허위·과장 광고라고 이야기하는 건 억울한 측면이 있다. 본사는 매출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망원동티라미수의 가맹점들은 대부분 업력이 1~2년으로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가게들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프랜차이즈 업체가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건이다. 가맹점 간의 계약 사항에 눈에 띄는 차이를 두거나 물류 전달 과정에 본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강요하고, 인테리어에서 이윤을 크게 남기는 등의 전형적인 문제들이 발생한 듯보인다. 특히 사업 확장 초기에는 가맹점과 상생하는 데 더욱 신경 써야 그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프랜차이즈 읽어주는 남자’를 운영하는 가맹거래사 B씨도 “보통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물류 지원이라는 숙제가 발생하는데, 이때 본사가 적정비율의 물류량을 맞추거나 제공하지 못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많은 경우에 터무니없는 물류 비율이 가맹사업자에게 부담으로 지어진다는 점이다. 가맹사업자가 계속 사업을 유지하도록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면서 마케팅에 큰돈을 쓰는 가맹본부(본사)가 늘고 있다. 이번 사건도 비슷한 사례로 보인다. 가맹본부가 책임감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
6049대1 경쟁률에 웃돈 1.5억…'생활형 숙박시설' 편법에 정부 칼 빼들었다
·
전장열 금강공업 회장, 부산교육청에 65억 원 부동산 매각한 사연
·
'국책' IBK기업은행, 민간 금융규제 피해 고배당에 사회공헌액은 줄여
·
"메가의 적은 메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출점 경쟁에 가맹점주들 속앓이
·
SK케미칼 '개미'는 왜 행동주의펀드와 손잡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