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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공룡' 카카오, 당정 강력 규제 움직임에 백기투항 앞과 뒤

코로나와 현정부 육성책에 브레이크 없는 성장…카카오, 상생방안 등 해법찾기 골머리

2021.09.15(Wed) 17:54:19

[비즈한국]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선 ​‘플랫폼 공룡’ 카카오가 뒤늦게 뽑은 당국의 전방위 규제 움직임과 차가운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카카오가 상생방안을 들고 나왔지만 참작 사유만 될 뿐 금융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정의 규제 강화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


카카오톡으로 국민 소통 플랫폼 지위를 선점한 카카오는 초기 무료로 이용 저변을 넓혀 경쟁자들을 삼킨 후 시장 독점 지위에 올라서면 유료화 전략을 쓰는 패턴을 보여 왔다. 특히 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현 정부의 플랫폼 기업 육성책에 힘입어 폭풍 성장세를 보이며 계열사를 118개나 둔 거대 재벌그룹이 됐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다른 재벌그룹들이 엄격한 규제를 받는 것과 달리 카카오는 무분별한 사업진출에 골목상권까지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그러자 당정은 이달부터 일사불란한 규제 움직임에 나섰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표심을 우려한 뒷북 규제가 아니냐는 비판도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송갑석·이동주 의원은 국회에서 ‘카카오의 불공정거래 근절과 골목상권 보호 대책 토론회’를 열었고, 송영길 당 대표는 여당 차원의 규제 의지를 천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카카오에 대해 “플랫폼 기업이 독점적 재벌들이 하던 행태를 되풀이한다면 감시와 감독이 들어가야 하고 필요하면 강제적 조치도 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정부 차원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 부처 중 카카오와 관련한 규제와 조사는 금융위와 공정위가 맡고 있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기존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 광고가 아닌 금융상품 중개로 규정하면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소지를 지적했다.

 

현행법은 금융상품을 판매하려면 금융위 등록과 인가를 받아야 하고 플랫폼 역시 금융상품을 중개하려면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빅테크 플랫폼 업체들에 대해 “동일기능 동일규제로, 예외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로 인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 상장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이고 상장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상장과 관련해 제출한 증권신고보고서에서 기존 간편결제와 함께 대출상품 중개를 역점 사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확고한 규제 방침에 따라 금융상품 중개에 제동이 걸리면서 카마오페이는 운전자보험, 반려동물보험 등 보험상품 판매와 보험전문 상담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공정위는 계열사 지정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두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금산분리 위반 문제도 따지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자료에서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한 사실상 카카오그룹 지주회사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 보고한 정황을 살피고 있다. 

 

김 의장은 올해 6월말 기준 카카오 지분 13.30%를 보유하고 있으며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의 임직원 7명 가운데 김 의장의 부인이 비상무이사이고 아들과 딸은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허술한 가족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지분 10.59%를 보유하면서 김 의장은 자신의 지분과 함께 양대축으로 카카오그룹 지배를 공고히 하는 상황이다.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를 2007년 1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했지만 지난해 돌연 금융투자사(금융업)로 업종을 변경했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상장과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 등 금융계열사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업종 변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금산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내 금융·보험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공정위는 조사를 마치고 이르면 연내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제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고의성이 짙다고 결론을 내리면 공정위는 김범수 의장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주목할 점은 공정위가 지난 2016년에도 김 의장이 엔플루토 등 계열사 5곳의 지정자료를 빠뜨린 혐의 등으로 경고 처분을 했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검찰은 김 의장을 기소했지만 대법원은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향후 관련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상황이 급변하자 카카오는 지난 14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등 상생 방안을 내놓았다. 골자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 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이다.

 

카카오는 택시 기사들과 이용객들의 원성을 사고 공정위로부터 조사까지 받았던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해 돈을 더 내면 택시가 빨리 잡히는 ‘스마트호출’도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 ‘프로멤버십’ 가격은 3만9000원으로 낮춘다.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를 20%에서 하향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꽃, 간식 등의 배달 중개도 중단한다.

 

복수의 공정위 전직 고위 관계자들은 “공정위가 조사 중인 상황에서 조사를 받는 기업이 개선책을 내놓아도 실제 조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카카오의 개선책을 보면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해 이미 공정위에서 조사중인 사안이며 케이큐브홀딩스의 업종 전환에 대해서도 금산분리 위반 혐의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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