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글로벌

[유럽스타트업열전] '맥주보다 창업' 뮌헨의 스타트업 생태계

바이에른주 주도로 자금 풍부하고 대기업·대학과 협력 많아…베를린 이은 제2 창업지역

2021.07.12(Mon) 17:38:54

[비즈한국] 독일 수도 베를린의 스타트업에 이어 이번에는 바이에른주의 중심도시 뮌헨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펴보려 한다. 

 

‘도이칠란트’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기 전까지 독일은 지역 중심 도시국가들의 집합이었다. 이후 통일 독일도 16개 주가 각자 헌법·정부·재판소를 둔 연방공화국이다. 연방정부와 16개 주가 각각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하며 치안, 학교, 대학교, 문화 및 지방자치 행정은 각 주가 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지역별로 정치, 교육, 행정 등의 시스템이 다르며, 지역별 정체성이 매우 뚜렷하고 독립적인 형태로 발달하였다.

 

독일에서 가장 큰 주는 바이에른주다. 면적이 7만 550㎡로 독일 전체 면적의 약 20%를 차지한다. 경제 수준도 남달라서, 바이에른주를 하나의 국가로 보면 국가별 경제 규모 순위 17위에 해당할 정도다. 이웃 국가인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경제 규모를 훨씬 넘어선다. BMW, 아우디, 지멘스, 알리안츠, 아디다스 등의 본사가 바이에른에 있어서 존재감도 남다르다.

 

바이에른의 주도는 뮌헨이다. 뮌헨은 역동적, 국제적인 도시이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 자금 조달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탄탄한 벤처캐피털(VC)과 투자자 그룹이 많아 독일에서 베를린 다음으로 스타트업을 설립하기에 매력적인 도시로 꼽힌다. 명문으로 손꼽히는 뮌헨공대(TUM)는 학생들의 스타트업 설립을 장려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바이에른에 있는 글로벌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뮌헨 혁신 생태계에서 주최하는 뮌헨 서밋​(Munich Summit). 뮌헨 스타트업을 세계에 소개한다. ​사진=must-munich.com

 

바이에른에는 2020년 현재 546개의 스타트업이 있으며 이들의 63%는 입지 조건에 만족한다. 뮌헨 지역 스타트업의 특징은 교육기관·연구소와 협력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뮌헨에는 응용과학 분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막스플랑크협회 등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세계적 연구소가 있다. 스타트업의 20%가 이 같은 지역 연구소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래서 항공우주, 인공지능, 생명공학,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많다. 다른 지역에 비해 환경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린 스타트업(Green Startup)의 비율이 20% 정도로 비중이 큰 것도 특징이다. 

 

#뮌헨 스타트업 커뮤니티 

 

뮌헨에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주요 커뮤니티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MUC Summit GmbH의 ‘뮌헨 혁신 생태계(Munich Innovation Ecosystem)’를 소개할 수 있다.

 

뮌헨 혁신 생태계는 2015년에 뮌헨공대 창업센터(Unternehmen TUM GmbH), 뮌헨응용과학대학교 창업자센터(Strascheg Center for Entrepreneurship gGmbH), 뮌헨대학교 창업가 센터를 운영하는 저먼 앙트러프러너십(German Entrepreneurship)의 연합으로 만들어졌다. 연합을 구성체에서도 알 수 있듯 대학 중심의 창업이 활발하다는 것이 눈에 띈다. ‘대학 창업센터’라고 간단하게 번역했지만 각 기관의 성격은 매우 다르다. 

 

뮌헨공대 창업센터는 BMW의 상속녀이자 사업가인 수잔 클라튼이 뮌헨공대 출신 창업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 만든 민간 액셀러레이터이자 벤처캐피털이다. 대학기관이 만든 공공 센터라기보다는 개별 창업가가 대학과 연계해서 설립한 민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기관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자원부족 등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신기술에 지원을 많이 하며, 자체적으로 3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는 큰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스캐닝 라이다(LiDAR) 시스템과 감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블릭펠트(Blickfeld),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릭스 모빌리티(FilxMobility), 로켓·우주여행 분야의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Isar Aerospare) 등이 뮌헨공대 창업센터 출신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스캐닝 라이다 시스템을 개발하는 블릭펠트. 사진=blickfeld

 

뮌헨공대 창업센터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여성의 비율이 낮다는 것을 감안해 여성 스타트업 이니셔티브를 구성해 여성 창업가를 별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뮌헨응용과학대학교 창업자센터는 ‘슈트라섹 기업가 센터’라고 불린다. 유럽 최고의 레이저 시스템 제조 기업을 성장시킨 팔크 슈트라섹(Dr.Falk F. Strascheg)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아 설립됐지만, 대학 산하 기관이다. 뮌헨응용과학대학교의 교육 프로그램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작업 공간과 물리적 인프라는 물론 연구소·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AI를 이용한 투자 핀테크 스타트업 서브캐피탈(SUB Capitals), 전기 항공기 스타트업 일렉트릭 플라이트레인(Electric Flytrain), 머신러닝 기반 부동산 투자 플랫폼 센츠앤홈즈(Cents & Homes)가 이곳 출신이다. 

 

저먼 앙트러프러너십은 뮌헨대학 창업가센터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의 저먼 액셀러레이터(German Accelerator), 폭스바겐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VW Data: Lab, 지멘스의 Siemens AI Lab 등 기업의 자체 프로그램 운영을 돕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빌더이다. 

 

AI 기반 어플리케이션 개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폭스바겐 데이터랩. 사진=volkswagen

 

2008년에 설립되어 7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지원했으며 80여 개 파트너와 고객을 대상으로 5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함께했다. 이를 바탕으로 독일 전역에 총 6개의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센터를 설립할 수 있었다. 다임러, 뮌헨 리, 지멘스, 알리안츠, BMW 등 유수 기업뿐만 아니라 EU,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 연방경제협력개발부 등 주요 공공기관과 베를린공대, 다름슈타트공대, 아헨공대 등 독일의 다양한 대학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N26, Foodora, Flixbus 등 유명 스타트업들이 저먼 앙트러프러너십을 거쳐갔다.

 

뮌헨 혁신 생태계는 이러한 개별 액셀러레이팅 기관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1년에 한 번 20개국 이상의 120여 스타트업이 참가하는 뮌헨 서밋(Munich Summit)을 주최해 뮌헨 스타트업을 세계에 소개한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긴밀히 협력하도록 정기적인 미팅을 주선하는 등 독일 스타트업의 세계 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뮌헨 공공기관의 지원

 

뮌헨시는 창업자를 위한 별도의 사무소(MEB, Das Münchner Existenzgründungs-Büro)를 두고 사업자 등록, 비즈니스 플랜, 세금 자문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재정 지원 및 업무공간도 무료로 제공한다. 또 독일 상공회의소(IHK)와 협력해 바이에른주 안에서의 창업을 지원한다. 문화·창조 산업 분야 스타트업을 위해서는 특별팀을 구성해 자문을 제공하고 작업실, 연습실, 스튜디오 등 작업 공간도 지원한다.

 

스마트시티 솔루션 스타트업을 위한 공동 작업 공간 뮌헨 도시 공동랩. 사진=Munich Urban Colab

 

뮌헨시는 지난 4월 뮌헨공대 창업센터와 공동으로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위한 스타트업 센터인 뮌헨 도시 공동랩(Munich Urban Colab)의 문을 열었다. 뮌헨 북쪽에 자리한 이 연구소는 1만 1000㎡의 공간에 사무실을 비롯한 코워킹 스페이스, 세미나 공간, 카페, 스포츠센터 등을 갖추었다. 특히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위한 테스트 베드 역할로 만들어져 다양한 미래 솔루션을 이 안에서 미리 경험할 수 있다. ​

 

필자 이은서는 베를린에서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왔다가 향수병에 못 이겨 다시 베를린에 와 살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며, 독일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독일 기업을 안내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유럽스타트업열전] 베를린의 한국인 개발자 3인을 만나다③
· [유럽스타트업열전] 베를린의 한국인 개발자 3인을 만나다②
· [유럽스타트업열전] 베를린의 한국인 개발자 3인을 만나다①
· [유럽스타트업열전] 'K-뷰티'로 승부하는 독일 화장품 스타트업 '예쁘다'
· [유럽스타트업열전] 독일-아시아 잇는 여성 창업자 ③치카 야마모토 크로스비 대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