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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사외이사 점검] KB금융 '관치금융' 그림자 여전

경제개혁연구소 "친정부 성향 인사 사외이사에 포진"…KB "계열사별로 적법하게 선임"

2020.10.21(Wed) 16:47:46

[비즈한국] 이름 그대로 회사 외부의 인물이 맡는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중요하지만 국내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안건에 대부분 찬성을 던져 ‘거수기’란 비판을 많이 받는다. 금융권의 상황은 어떨까. ‘경제개혁연구소’에서 주요 금융사 사외이사의 적절성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이를 점검했다. 첫 번째로 KB금융그룹의 사외이사들을 살펴봤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사외이사 가운데 12명에게 독립성과 적절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국민은행 사옥 전경. 사진=최준필 기자

 

경제개혁연구소는 사외이사 적절성을 △전문성 △고위공직자 출신(금융관련 연구원 출신 포함)​△친정권 정치활동 △이해관계 및 이해충돌 △학연 및 기타 친분의 5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KB금융그룹의 사외이사진을 평가한 결과 12명의 사외이사가 적절성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친정부 성향, 이해상충 소지 있는 사외이사 여럿

 

관치금융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던 KB금융그룹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친정부 인사들이 사외이사에 포진하면서 관치금융 그림자를 벗지 못했다. 2019년 3월 선임된 김성진 KB국민카드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이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 선대위 ‘10년의힘’ 위원회 소속으로 대선을 도왔다.

 

KB저축은행에 2018년 1월 합류한 윤승용 사외이사도 친정부 성향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 비서관과 대변인을 동시에 역임했고, 2016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전북 익산)을 신청한 전력도 있다. 윤 사외이사의 전문성에도 의문이 든다. 주요 경력이 언론인이어서 금융 관련 전문성은 부족하지 않냐는 시선이다.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사외이사도 있다. 2017년 10월 26일부터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권숙교 사외이사는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겸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김앤장이 사업상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권숙교 사외이사가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19년 5월 KB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장영 이사도 2016년 8월부터 김앤장 고문으로 겸직하고 있어 권숙교 이사와 함께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앤장은 앞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무역보험공사 상대로 한 국민은행의 ​소송을 대리했다. 2017년에는 KB금융지주의 KB손해보험·캐피탈 완전자회사화 법률 자문을 맡았고, KB카드 세금소송도 대리했다.

 

임승태 국민은행 사외이사도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 그는 2018년부터 법무법인 화우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화우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KB자산운용의 세금 소송을 대리했다. 현재는 KB증권의 라임펀드 관련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검증 대상이다. 정부에 로비를 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일 수 있어서다.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연구기관 출신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위공직자 출신 사외이사의 검증과 같은 기준이 적용됐다.

 

올해 3월 선임된 KB부동산신탁 정병윤 사외이사는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고위공직자 출신(2016년 4월 퇴임)으로, 재취업에 문제가 없는지 적절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9년 3월 선임된 김병덕 ​KB손해보험 ​사외이사는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출신으로 그의 사외이사 활동에 독립성 문제가 없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B저축은행 임형석 사외이사도 금융연구원 금융인력네트워크센터장 출신으로 김병덕 사외이사와 함께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KB손해보험 김학역 사외이사는 △고위공직자의 재취업 적절성 △전문성 △대표이사와의 학연에 따른 낙하산 여부 등이 검증대상이다. 김학역 사외이사는 전주 완산경찰서 서장 출신으로 2015년 12월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KB손해보험 사외이사로 선임된 시기는 2019년 3월이다. 김 사외이사가 경찰 출신이고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와 전주고등학교 동문이란 점에서 전문성과 낙하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이사와 동문 선임한 경우도

 

낙하산 의혹은 KB자산운용과 KB증권에도 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2018년 1월 선임된 홍성태 사외이사가 조재민 대표이사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동문이다. 2020년 3월 선임된 김인배 KB증권 사외이사는 김성현 대표이사와 같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최근 사모펀드 사태에서 보듯이 금융회사는 주주뿐만 아니라 예금자, 투자자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에 일반 회사들보다 사외이사의 전문성·독립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검증의 목소리와 관련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사외이사 자격요건을 준수해 계열사별로 적합한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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