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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5] 지상전시 1: 일상이 예술, 소소하지만 확실한 아름다움

일상에 위안 주는 진영·임승현·최순민·박영희·김민채·이영혜, 전통 바탕으로 한 현대미술 이일구·김옥봉·김정민·손동준

2020.03.09(Mon) 16:47:47

[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5’의 주제는 ‘일상이 예술’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아름다움을 주는 그림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일상을 예술로 바꿀 수 있는 그림으로 팍팍한 현실을 슬기롭게 넘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일상을 예술로 바꿀 수 있을까. 자신 눈높이에 맞는 아름다움을 찾는 일에서 가능하다. 이를 찾아내려면 우선 아름다움에 대한 솔직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신의 눈높이에 들어오는 아름다움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취향의 문제이니까.

 

여기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는 것으로 ‘가구 음악’이 생각난다. 20세기 초 유럽 아방가르드 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에릭 사티가 남긴 말이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가구 음악’이라고 부르며, 인간 삶의 영역에서 인테리어처럼 배경에 놓이기를 바랐다. 그런 올곧은 예술관 때문인지 사티의 음악은 우리의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아름다움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지금도 살아 있다. 

 

미술에서는 마찬가지일 게다. 일상의 장식품처럼 자신의 삶에 배경으로 놓일 수 있는 그림이라면 소소하지만 확실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번 시즌5에 소개한 작가 25명은 기법이나 내용, 표현 어법은 다르지만 자신 의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에 접근하고 있다. 일상생활을 소재로 진솔한 자신의 얘기를 통해 위안을 주는 작가로는 진영, 최순민, 이현혜, 박영희, 임승현, 김민채 등이 있다.  

 

임승현_도형을 닮은 사람들: 111×36cm 한지에 과슈 2019, 이현혜_사직단 커피집 고양이: 50×60.5cm 면캔버스에 아크릴 2019, 박영희_마침내 내게 준 휴식 74×62cm 장지에 채색 2017(위부터 시계 방향).

 

최순민_Time in a bottle-I am happy now 91×60.6cm 혼합재료 2019, 진영_in the night 05, 27.3×27.3cm Acrylic on canvas 2020, 김민채_한나 2, 35×35cm Acrylic, oil on canvas 2019(위부터 시계 방향)

 

진영과 임승현은 만화적 상상력과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빌어 팍팍한 현실을 유머로 풀어낸다. 그래서 누구라도 호감을 느끼는 그림이다. 보는 재미와 읽어내는 쾌감을 함께 주기 때문이다. 

 

최순민은 추억에 담긴 개인적 소품을 활용해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낸다. 그가 새로운 시점의 현실 각도로 선택한 은유는 창문이다. 이에 비해 박영희는 수영장이라는 구체 적 장소를 통해 추억에 접근한다. 수영장이 주는 힐링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다. 

 

김민채는 영상미디어 이미지를 활용해 현실을 관찰하는데, 블랙 유머 같은 예리함이 돋보인다. 이현혜는 자전적 일상에서 삶의 소중함을 찾아낸다. 가족 이야기와 생활 그 자체가 작품의 소재이기에 진솔함이 묻어난다.

 

두 번째 흐름은 새로운 한국적 아름다움에 접근하는 작가들이다. 이들은 서예와 전통 문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유형의 현대미술 언어를 제시한다는 공통점으로 관심을 끈다.

 

김정민_상운와당(祥雲瓦當) 60×60cm 한지에 혼합재료 2019, 손동준_선율 72.7×90.9cm Acrylic on canvas 2018, 김옥봉_養神(양신: 정신을기르다) 45×35cm 화선지에 먹과 혼합료 2020, 이일구_달밤의 기억 130×163cm 한지에 수묵채색 2020(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


이일구는 전통 채색 기법을 다양하게 변주해 추상 언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옥봉은 서예의 구성 방식을 현대 감각으로 담아내고 있다. 김정민은 전 각과 탁본 기법을 구성 언어로 새로운 감각의 회화에 도전하고 있다. 손동준은 뛰어난 필력을 바탕으로 서예 자체를 현대 추상 회화로 보여준다. 특히 그는 아크릴과 유화, 캔버스라는 서양 재료로 서예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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