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라면세점이 온라인 플랫폼에 여행예약서비스를 추가한다. 오는 11월 오픈을 목표로 항공, 호텔, 현지투어 등 여행예약서비스 전반을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여행 업계 관계자들은 신라면세점이 현재 국내외 다양한 OTA(Online Travel Agency)들과 제휴를 위한 미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일부는 제휴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신라면세점의 여행 예약 서비스는 여행사처럼 직접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의 OTA를 활용한 API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해당 서비스로 접근하기 위한 규칙) 연동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비교를 해주는 메타서치 방식과 오픈마켓 방식이 혼재할 거라는 전망이다.
신라면세점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최근 신라팁핑, 신라TV, 오락실라, 신라페이, 에스리워드, 라라클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플랫폼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넣고 구매에 필요한 다양한 고객 요구를 맞춰 간다는 계획이다. 여행 카테고리에도 예약 서비스에 여행 관련 콘텐츠도 넣을 예정이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이런 신라면세점의 다양한 시도에 대해 “면세점은 업태의 특성상 여행서비스가 우선이 아닌 면세품 판매가 우선이다. 여행 카테고리는 면세품 판매에 최적화되는 방식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커머스 업계 여행팀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면세점 물건이나 지마켓, 11번가, 쿠팡 등 이커머스의 상품 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쿠폰이나 카드 할인 등으로 이커머스의 가격 할인폭이 큰 경우엔 면세점 상품보다 가격이 더 쌀 때도 많다”며 “온라인 상품 판매에서 면세점과 일반 쇼핑몰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면세점에 새로운 활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면세점이 항공과 숙박 등 여행예약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출국자의 직접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는 면세점의 기존 온라인 회원수보다 확실히 유의미한 DB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 카테고리에 더 공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항공과 숙박, 현지투어 등을 예약하는 고객에 의해 면세점 매출이 일어나는 교차판매가 되려면 여행 상품에도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글로벌 OTA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느 플랫폼이나 마케팅 비용을 태워 노마진 판매 정책을 쓰는 곳이 많기 때문에 노마진을 넘어 마이너스 판매를 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교차판매 역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교차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또 다른 OTA 관계자는 “면세점 쇼핑은 여행 준비의 시작이나 중간 시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 준비의 끝에 있기 때문에 여행상품과 면세쇼핑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여행 서비스가 단순히 구색 갖추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진단한다.
API로 연동한 여행상품으로는 가격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가 없고, 기존에 스카이스캐너나 아고다 등 글로벌 OTA를 통해 항공과 숙박을 예약하던 고객에게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온라인 면세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대체로 할인에 민감한 고객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고객의 사용빈도가 높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에 비해 면세점 플랫폼의 고객은 해외 출국자 중심이다 보니 플랫폼의 사용 빈도가 낮다는 점도 약점이다.
하지만 아직은 오픈 전이라 섣불리 진단하기 어렵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면세점 회원의 면세품 구매 경험을 여행상품예약을 위한 고객 경험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초반에 강한 마케팅을 펼치고 2~3년 서비스를 지속하면 승산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여행 카테고리 추가에 대해 “고객의 쇼핑 편의와 이용객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라면서 “면세점 사업이 트래블 리테일 사업인 만큼 여행 카테고리 추가는 본업의 핵심에 더 접근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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