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분당 400시간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 유튜브, 모든 영상이 ‘꿀잼’일 수는 없다. ‘올댓튜브’에서는 드넓은 유튜브 세상에서 꼭 챙겨볼 만한 영상을 선별해 적절한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졸업앨범이란 무엇인가. 추억이란 미명 아래 간직은 하고 있지만 결코 함부로 열어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신만만한데 동시에 우중충하고, 두 눈 똑바로 뜨고 볼 수 없는 허세 몸짓과 내 얼굴임을 부인하고 싶은 참담한 사진들이 기록돼 있는 게 바로 졸업앨범이라고. 그 ‘흑역사’를 유튜버 ‘엔조이커플(enjoycouple)’이 들췄다.
개그맨 손민수와 임라라 커플이 만드는 유튜브 채널 엔조이커플은 이미 90만 구독자를 기록한 인기 채널로, 배에 근육 생기게 만드는 개그 영상을 비롯해 먹방과 여행, 데이트 영상 등 현실 커플의 꽁냥꽁냥 연애질을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냥 ‘꽁냥질’이라면 보다가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하는 ‘현타’가 올 수도 있겠지만 엔조이커플은 희극인 커플답게(아이러니하게도 유튜브로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도 부지기수) 무엇이든 재미로 승화시킨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방귀 뀌는 몰카는 그야말로 레전드.
사실 임라라의 졸업앨범은 절대 흑역사급이 아니다. 이렇게 귀엽고 상큼한 졸업사진이 어디 있나. 그렇지만 상큼하게 머리를 뒤로 흩날리는 패기 작렬 고등학생의 포즈라든가 전교회장으로 활약하며 학교를 주름잡던 과거, 인생짤이 탄생한 비화 등 커플이 함께 이야기보따리를 풀기엔 충분하다.
엔조이커플의 이 영상은 그간 찍은 레전드 영상에 비해 소소할 순 있지만 현실적이고도 재미나다. 다가오는 설 연휴에는 배우자 혹은 커플의 숨겨왔던 졸업앨범을 함께 공유해 보시라. 아, 물론 정색하고 거절할 때는 다 이유가 있으니 무모하게 목숨을 시험하진 말 것.
필자 정수진은? 영화를 좋아해 영화잡지 ‘무비위크’에서 일했고, 여행이 즐거워 여행잡지 ‘KTX매거진’을 다녔지만 변함없는 애정의 대상은 드라마였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인물 소개 읽는 것이 취미이며, 마감 때마다 옛날 드라마에 꽂히는 바람에 망하는 마감 인생을 12년간 보냈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유튜브에 있다는 걸 깨달은 후 신대륙을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정수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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