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통합을 추진한다. 두 회사를 그룹 계열사로 포함한 지 약 1년 만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법인은 출범 후 국내 생명보험 업계 5위권 이내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갖춘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통해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작업을 순탄하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18일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을 공식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합 생명보험사는 2027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한다. 우리금융은 19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주재로 동양생명과 ABL생명 임원진이 참석하는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통합 방향과 비전을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통합 보험사의 경영 전략을 안정적인 자본건전성(지급여력비율)과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를 경영 목표로 △인공지능(AI) 투자 △영업 지원 및 경영관리 프로세스 혁신 △요양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의 방향을 제시했다.
양 사 통합 목적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보험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해 통합 보험사를 그룹 주력 계열사로 육성하는 전략”이라며 “보험업은 인구 구조 변화와 자본건전성 규제, 계리 가정 강화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번 통합이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 성장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2025년 5월 조건부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했다. 그해 7월 두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하고, 8월 11일에는 동양생명의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24일 동양생명의 지분 확보를 위한 주식 교환 결정을 공시하면서 동양생명·ABL생명의 합병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구축한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의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2026년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조 63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860억 원)와 비교하면 2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그룹 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22.3%로, 전년 동기(6.9%) 대비 15.4%포인트 늘었다.
우리금융은 “보험 자회사 편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온 가운데 증권 부문에서 1조 원 규모 증자를 바탕으로 영업기반을 확대했다”며 “카드, 캐피털, 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으로 그룹 수익 구조에서 균형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보면 우리카드는 945억 원, 우리금융캐피탈은 769억 원, 우리투자증권은 247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14%, 44% 증가한 수치다. 특히 동양생명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981억 원으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1조 3730억 원) 다음으로 가장 큰 순이익을 기록했다. ABL생명은 순이익 167억 원에 그쳤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통합할 경우 생명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현재 총자산 및 보험수익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동양생명이 5%대, ABL생명은 2%대다.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35조 5000억 원, ABL생명은 19조 2000억 원대로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총자산 55조 원 규모의 대형 보험사가 된다. 업계 5위권인 NH농협생명보험(상반기 기준 51조 원)을 넘어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보완도 가능하다. 동양생명은 사망·질병·상해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에, ABL생명은 노후 자금이나 목돈 마련에 적합한 저축성 보험에 특화된 곳으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IFRS4 수입보험료 기준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동양생명은 보장성 보험 비중이 66%, 저축성 보험이 23%였지만 ABL생명은 보장성 보험이 39%, 저축성 보험이 55%였다.
두 회사의 통합 방식과 절차에도 눈길이 쏠린다. 비슷한 사례로는 신한생명보험과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의 합병이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9년 2월 신한생명과 총자산 규모가 비슷한 오렌지라이프생명을 인수해, 2021년 5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7월 합병을 완료했다.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생명을 흡수하는 방식이었으며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은 출범 이후 업계 4위권으로 올라섰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의 통합 법인이 출범하기 1년 전부터 인력 교환과 조직 개편 등을 시행하면서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신한라이프생명 출범 이후 HR 통합 협상안을 두고 기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 노동조합의 입장이 달라 갈등을 겪는 등 내부 안정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다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작업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5년 7월 취임한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과거 신한생명을 거쳐 신한라이프생명 초기 대표를 맡은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통합을 위한 TF 구성 등 사전 작업에 나선 상태다.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은 “인력 배치나 합병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