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로나19 사태 당시 일본 닛케이(Nikkei) 지수를 기초로 한 옵션 사모펀드에서 800억 원대 손실을 냈던 위너스자산운용이 파산했다. 위너스자산운용은 펀드 반대매매 책임을 두고 판매사인 KB증권과 5년 넘게 소송전을 벌였지만 최종 패소했다. 장기간 소송과 배상 여파로 회생에 들어간 위너자산운용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최근 인수가 무산되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8월 26일 서울회생법원은 위너스자산운용의 파산을 선고했다. 11일 위너스자산운용의 간이회생절차를 폐지한 지 약 보름 만이다. 위너스자산운용은 4월 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으나 M&A 무산으로 이를 철회했고, 추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회생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영업의 계속 여부 등을 결의하는 채권자집회는 10월 2일로 예정됐다.
파산 선고 다음날인 27일 김희병 위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업무 중단 사유 고지 안내문을 통해 “위너스자산운용은 2020년 초부터 KB증권과 긴 소송을 해왔다. 5년여의 소송 중 2심에서 승소해 재기하는 듯했으나 최종심에서 패소했다”며 “회사를 존속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최종 인수자가 정해지고 M&A를 앞뒀지만 주채권자가 동의하지 않아 회생절차는 무산되고 파산이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위너스자산운용은 국내 중소형 운용사로 2014년 중수익 상품 투자를 목표로 출범했다. 위너스자산운용은 파생상품인 일본 닛케이 지수 옵션 투자 사모펀드에서 800억 원대 손실이 발생한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2020년 2월 말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일본 오사카 거래소의 닛케이 225 지수(일본 우량 주식 225개 주가를 바탕으로 산정하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에 투자한 2개 펀드가 전액 손실을 넘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기 때문이다.
문제의 펀드는 풋옵션(지수를 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주로 판매하는 상품으로 지수가 하락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였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수가 급락했고, 평가 손실이 커지자 위탁 판매사였던 KB증권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없이 옵션 전체를 반대매매하면서 손실이 확정됐다.
이후 위너스자산운용과 KB증권은 펀드 손실의 책임 소재와 손해배상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KB증권은 위너스자산운용을 상대로 반대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미수금, 지연손해금 등 100억 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위너스자산운용은 KB증권이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 반대매매를 한 탓에 투자자와 운용사의 손실을 키웠다며, 투자자 손실을 KB증권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KB증권은 상품 약관에 따라 정당하게 처분했으며 오히려 위너스자산운용이 상품 설명서에 따른 손절매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5년 넘게 이어진 소송은 KB증권의 최종 승소로 끝났다. KB증권은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는 패소했다. 2023년 1월 1심 재판부는 KB증권이 금융투자협회의 ‘해외 파생상품 시장 거래 총괄 계좌설정 약관’(제14조 제2항)에 따라 반대매매를 실행한 것이 정당하다고 보고 위너스자산운용에 손해금 지급을 명령했다.
반면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자본시장법 관계 법령의 목적이 투자자 보호라는 점이나 펀드의 특성을 고려하면 금투협회 약관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마진콜 없이 반대매매를 한 것이 부당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2024년 1월 2심 재판부는 KB증권의 미수금 청구를 기각하고 투자자 손실 중 30%를 배상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2025년 3월 대법원이 KB증권의 반대매매가 적합한 조치였다고 판단하면서, 소송은 KB증권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2025년 8월 파기환송심까지 진행한 끝에 막대한 배상금을 물게 된 위너스자산운용은 자금난을 겪었고, 결국 그해 10월 회생절차에 들어섰다. 회생계획 인가 전 M&A로 재도약을 노렸으나 그마저 무산되면서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위너스자산운용은 부채 총액이 자산을 넘는 채무 초과 상태로 다시 회생을 신청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법인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거나(지급 불능) 채무 초과 상태일 경우 파산 선고가 가능하다. 위너스자산운용의 2026년 2분기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은 4억 원에 그쳤으나 부채는 29억 원에 달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펀드 운용보수로 약 5000만 원이 발생했지만 영업손실이 1억 원에 달해 적자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