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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가봤어?
방학이 많이 남아 고민이세요? 그렇다면 양주로 오세요

테마파크부터 자연휴양림, 계곡, 미술관까지…아이와 힐링하며 추억쌓기에 최적

[비즈한국] 양주라는 지명이 귀에 박힌 첫 이유는 테마파크였다. 배우 임채무가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는 ‘두리랜드’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다. 두리랜드와 관련된 사연을 예능에서 접하곤 궁금해졌다. 워낙 테마파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배우가 빚더미에 시달리면서도 운영을 중단하지 못하는 스토리가 궁금증을 유발하지 않나. 이후 찾아보니 성인보다는 유아와 어린이에게 더 적합하다고 들어 방문할 생각은 접었지만. 

배우 임채무가 사비를 털어 만든 두리랜드. 테마파크지만 대형 키즈카페에 가깝다는 평이 있을 만큼, 어린 자녀가 있다면 찾을 만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두리랜드 제공

두리랜드가 아니어도 양주는 어린 자녀나 조카 등 어린이와 찾기 좋은 곳이다. 그 생각에 확신이 든 건 아이를 키우는 주변 지인들 덕분.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이라고 들어 봤나? 나도 쌍둥이 자녀를 키우는 친구가 아니었다면 방문은커녕 들어보지도 못했을 곳이다.

이곳은 한국과 아세안 간의 우호증진과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정의 사회적 화합을 유도하기 위해 아세안 전통가옥을 테마로 조성한 곳으로, 각 나라 이름을 딴 숙박시설을 이용하면서 어린이의 흥미를 돋울 만한 문화체험과 숲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숲체험이 인기인데, 지금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땐 실내에서 진행되는 목공예체험도 즐길 만하다.

아세안 국가의 전통 가옥 형태의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 아이들과 함께 ‘숲체험’을 신청하면 1시간가량 자연과 지구에 대해 생각해보는 다양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사진=정수진 제공

물놀이를 원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양주 장흥계곡도 빼놓을 수 없다. 불볕더위에도 발이 얼얼할 만큼 맑고 깨끗한 물에서 즐기는 물놀이가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만족스러울 것. 주변에 닭백숙 등 몸보신을 권하는 식당이 많은데, 아예 발을 시원한 물에 담근 채 평상에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장흥계곡을 비롯한 장흥관광지는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가 참숯가마를 즐기고, 얼마 전 대세 아이돌 리센느의 원이와 미나미가 촬영을 위해 찾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가 찾은 참숯가마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 장흥계곡 일원. 최근 무신사TV에서 리센느 원이와 미나미도 찾았다.

어린이와 함께 찾기 좋은 곳은 또 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몇 년 전 BTS RM이 찾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미술관에 도통 흥미가 없는 어린이라도 겁낼 것 없다. 장욱진의 그림은 어린이가 봐도 어려워하지 않고 친근함을 느낄 만하니까.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의 거장 장욱진은 평생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동화적이고 심플한 표현과 독창적인 색채를 선보였다. 현재 상설전 ‘까치를 닮은 화가’와 기획전 ‘보이는 선, 보이지 않는 결’이 진행 중인데,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8월 8일과 15일, 22일에 운영하는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 ‘찰칵! 그림 밖으로 나온 이야기’를 염두에 둘 만하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그림을 그렸던 장욱진. 동화적이고 심플한 표현, 독창적인 색채가 관람객의 발을 붙든다. 사진=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정수진 제공

장욱진미술관은 공간 자체가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인증샷 스폿으로 인기가 많은 계단을 포함해 건축미 낭낭한 미술관으로 손꼽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최-페레이라 건축사무소에서 설계한 이곳은 2014년 김수근 건축상 수상과 영국 BBC ‘2014 위대한 8대 신설 미술관’에 선정되는 등 일찌감치 건축미로 이름을 알렸다. 비정형적 외관은 그림 같은 주변 자연과 기묘하게 어우러지는데, 국내외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는 맞은편 장흥조각공원에서 나무 사이로 바라보는 전망도 무척 훌륭하다. 미술관과 공원 사이 작은 하천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장욱진미술관을 관람했다면 장흥조각공원 건너편에 위치한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도 방문하자. 5000원의 관람료로 두 곳 모두 관람할 수 있다. 2022년 3월 개관한 민복진미술관은 양주 출신 조각가 민복진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곳으로, 가족과 인류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추상과 구상을 절충한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민복진의 작품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전시 ‘청년 민복진’과 ‘사이의 형태’가 열리고 있는데, 통창이 시원하게 난 열린수장고에서 보는 조각 제작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할 수 있는 가족 단위 연계 교육 프로그램도 있으니 미리 알아볼 것.

관람객마다 꼭 인증샷을 남기게 되는 1~2층을 잇는 계단부터, 자연을 한껏 안으로 끌어들이는 통창, 그림 같은 자연 속에 비정형적 집 형태로 지어진 외관 등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사진=정수진 제공

자녀들에게 역사 속 위인을 만날 수도 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바로 옆에 권율장군묘가 있거든. 그 유명한 행주대첩의 권율 장군의 묘를 비롯해 권율 장군 가족들의 묘가 모셔진 곳이다. 아이에게 임진왜란과 행주대첩 등 역사를 알려주면서 권율 장군의 사위이던 이항복과의 일화도 이야기보따리처럼 들려줄 수 있는 기회다. 참고로, 나이 늦도록 뭐 하나 이룬 게 없어 괴로운 성인이라면 권율 장군의 생애를 찾아보자. 마이 마흔이 되도록 관직에 뜻이 없던 세상 한량이던 그가 뒤늦게 깨달은 바가 있어 마흔여섯의 나이에 과거에 급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희망이 좀 생기지 않을까? 권율이 영의정 아버지 밑에서 자란 부잣집 막내아들이란 점이 좀 걸리긴 하지만.

장욱진미술관 건너편에 위치한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도 함께 관람해야 한다. 조각가 민복진의 따스한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으며, 두 미술관 사이 위치한 장흥조각공원에서도 민복진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정수진 제공

시원한 풍광이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기에도 양주엔 여러 선택지가 있다. 대형 온실카페 ‘오랑주리’는 이미 멀리서 부러 찾아올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아열대 관엽식물과 각종 과일나무 등 200여 종의 식물로 가득해 어지간한 식물원 뺨치는 규모를 자랑한다. 야외에선 마장호수 풍광도 즐길 수 있다. 기산저수지를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브루다 양주’도 많이 찾는다. 아트북과 그림책을 비치한 리딩룸과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아트 갤러리 등을 갖춘 데다, 기산저수지 따라 조성된 데크를 따라 둘레길도 산책할 수 있다. 스타벅스 국내 최초 아트 컬래버레이션 매장인 ‘스타벅스 가나아트파크점’도 장흥관광지 초입부터 독특한 외관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든다.

장욱진미술관 바로 옆에 위치한 권율장군묘를 찾으면서, 권율 장군의 생애에 대해 들여다보자. 중년이 되도록 한량처럼 살았던 그가 어떻게 역사에 길이 남는 영웅이 될 수 있었을까? 사위 이항복과의 일화는 깨알같이 재미나다. 시원한 자연과 예술적 감성이 어우러지는 대형 카페도 여럿 있어 양주를 찾는 재미를 돋운다. 사진=정수진 제공

정수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무비위크> <바앤다이닝> <KTX매거진> 등을 거치며 영화, 여행, 미식, 대중문화에 대해 취재하고 글을 썼다. 노후는 모르겠고, 오늘 이 순간 맛있는 거 먹고 마시고 즐기며 사는 게 제일이라 생각한다. 경쟁상대는 ‘노는 게 제일 좋아’를 외치는 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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