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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가봤어?
한강 데이트에 감성 두 스푼 ‘바이닐 한강’과 ‘광진교 8번가’

LP 감성 가득한 청음 카페와 교각 아래 이색 전망대에서 만나는 한강의 새로운 풍경

[비즈한국] 서울의 인기 데이트 장소로 빠지지 않는 곳이 아마 한강일 테다. 데이트하는 연인뿐일까. 러닝하는 러닝 크루도, 한강 라면을 맛보고자 하는 관광객도, 모두 함께 가벼운 나들이 삼아 피크닉 오는 가족들도 모두 품는 곳이 한강이다. 한강을 즐기는 법은 무한대이겠지만, 오늘은 한강의 윤슬과 함께 음악을 감상하며 운치를 만끽할 수 있는 두 곳을 소개하려 한다. 한강뷰 아파트엔 못 살아도, 한강 감성은 놓칠 수 없으니까. 

자양역에서 내려 한강버스 선착장을 향해 걸으면 3층에 위치한 바이닐 한강을 찾을 수 있다. 데이트나 운동으로 한강을 들렸다 음료도 마실 겸 찾아도 괜찮을 듯. 사진=정수진 제공

먼저 한강을 조망하며 LP로 음악을 듣는 청음카페 ‘바이닐 한강’. 7호선 자양역 2번 출구로 나와 한강쪽으로 직진하면 11시 방향에 한강버스 선착장 건물이 보인다. 한강버스를 타고 유람하려는 사람들을 표표히 지나 3층으로 올라오면 바이닐 한강에 입장할 수 있다. 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LP카페로, 자리마다 개별 턴테이블과 헤드셋이 구비돼 있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감상할 수 있는 곳. 음료 1잔을 포함한 입장권이 1만 8900원으로, 만석일 때는 2시간의 이용제한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전 10시부터 밤 10시 사이 마음껏 음악과 풍경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착석 후에는 자리 이동이 불가하니, 원하는 뷰의 좌석이 있다면 한가한 시간대를 노릴 것을 권한다.

탁 트인 통창으로 한강과 교각이 시원스레 펼쳐지는 한강뷰 좌석은 가장 인기가 좋다. 주말에는 웨이팅도 많다고. 사진=정수진 제공

갖춰둔 LP의 종류도 다양하다. 올드팝, K-팝, 재즈, 클래식, OST 등 5천여 장의 LP가 구비돼 있으니 취향껏 골라보자. 처음엔 ‘그래도 LP라면 이런 느낌 아닐까’ 하는 생각과 ‘늙크크’의 감성이 겹쳐져 너바나와 카니발, 그리고 ‘화양연화’ OST를 골랐지만, 나중엔 로제, 한로로, 코르티스 등 요즘 뮤지션들을 마구잡이로 들으며 ‘영크크’인 양 즐거워했다는 건 안 비밀. 원활한 이용을 위해 LP는 한 번에 최대 3장까지 고른 뒤 이용 후 트롤리에 반납하면 된다.

5천여 장에 달하는 다양한 셀렉션의 LP가 갖춰진 다양한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시간. 한강뷰 좌석도 좋지만 운동하는 시민들이 보이는 한강변 쪽 뷰도 호젓한 시간을 장담한다. 사진=정수진 제공

물론 음악만 들으려면 굳이 바이닐 한강까지 와야 할 이유가 적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확 트인 한강과 한강변 전망. 맑고 청량한 날은 아름답고, 흐리고 비 오는 날도 좋고, 노을 지는 일몰 무렵은 환상적이고, 야경으로 물드는 밤도 끝내준다는 평이다. 센치한 분위기의 밤에 이용하는 애주가라면 맥주와 하우스 와인, 위스키와 꼬냑이 준비된 바 메뉴를 따로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종일 데이트를 이어갈 예정이라면, 다른 곳에서 한강버스를 타고 시원하게 한강 유람 뒤 이곳 1층 뚝섬 선착장에 내려 바이닐 한강에 들리거나 반대로 바이닐 한강에서 즐긴 후 한강버스로 마무리하는 것도 방법. 물론 데이트 외에 혼자 와서 ‘물멍’ 하기에도 바이닐 한강은 완벽한 장소다.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이 필요하다면 강추. 참고로 바이닐은 한강점뿐 아니라 제주, 성수, 수원, 천안, 강릉 등 국내 곳곳에 여러 지점을 운영 중이니, 추후 지역 따라 콘셉트 따라 찾아볼 만하다.

연인과 머리 맞대고 같은 음악을 듣다 보면 ‘건축학개론’의 승민과 서연 같은 느낌이려나. 물론 오롯이 음악 들으며 한강버스 바라보는 혼자도 나쁘지 않다. 울적하면 달달한 디저트나 술 한잔 추가하면 되니까. 사진=정수진 제공

또 다른 한강 스폿은 국내 유일 교각 하부 전망대인 ‘광진교 8번가’. 광진구와 강동구를 연결하는 광진교 아래 여덟 번째 교각 하부에 위치한 곳으로, 광나루역 혹은 천호역에서 1km 남짓이라 걸어서 20분 이내로 다다를 수 있다. 광진교 중간쯤 교각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틈을 볼 수 있는데, 계단을 따라 한 층 한 층 내려가면 라운지와 공연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360도 파노라마 뷰로 한강을 조망하는 건 물론, 바닥 일부의 강화유리를 밟으며 한강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교각 하부 전망대는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그리고 광진교 8번가까지 전 세계적으로 단 3개뿐이라니, 무척 이색적인 경험임은 분명하다.

국내 유일의 교각 하부 전망대 ‘광진교 8번가’. 웅장한 교각 하부를 보다 보면 어쩐지 영화 ‘괴물’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진=정수진 제공

광진교 8번가는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는 도심 속 쉼터. 연중 3월부터 11월까지만 운영하는데, 가을이 깊어가는 9~10월에는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장 운영하니 노을에 이어 호젓하게 야경을 마음에 담기도 그만이다(월요일 휴관).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내부 라운지에서 시민들이 독서를 하거나 ‘물멍’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입장료가 따로 없다는 것도 이곳의 강점. 단 내부엔 카페와 화장실이 없다. 마실 것은 각자 지참하고, 화장실 이용은 교각 위로 올라와 건너편 공중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지난 5월 찾았다 감상한 대관공연 ‘Blue Train in 광진교 8번가’. 한강 위에서 펼쳐지는 재즈 라이브라니, 게다가 무료라니. 사진=정수진 제공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이곳을 찾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아침 힐링 요가나 선셋 요가, 사진·컬러 클래스, 기획공연과 대관공연 등 각종 음악공연이 펼쳐져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참가비와 예약이 있지만, 음악공연 같은 경우 대부분 관람 무료에 자유 관람이니 편하게 이용해 보자. 당장 오는 9월 5일(토) 저녁 7시에 정기 음악공연인 ‘선셋 스테이지’가 열려 피아니트스 김예권과 재즈 트리오 소내타 클래식의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운영 및 프로그램을 살펴볼 수 있으니 참고.

꼭 문화 프로그램이나 음악이나 독서가 이유가 아니어도, 그냥 한강 교각 아래에서 360도 파노라마로 한강을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만한 곳이다. 사진=정수진 제공

선선한 가을이 오고 있다. 한강의 매력을 담뿍 만끽할 수 있는 이곳들에서 감성 충전의 시간을 권한다. 알다시피 우리가 즐길 만한 봄과 가을은 눈깜짝할 새 사라지니까. 그러니까 즐기시라, 마음껏.

정수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무비위크> <바앤다이닝> <KTX매거진> 등을 거치며 영화, 여행, 미식, 대중문화에 대해 취재하고 글을 썼다. 노후는 모르겠고, 오늘 이 순간 맛있는 거 먹고 마시고 즐기며 사는 게 제일이라 생각한다. 경쟁상대는 ‘노는 게 제일 좋아’를 외치는 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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