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세계그룹이 2027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SSG닷컴 대표이사를 또다시 교체했다. SSG닷컴은 매년 수장을 바꾸며 경영 쇄신에 나섰지만, 실적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에서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 겸임 체제를 도입하며 협업 강화에 나섰다. 다만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실적 반등을 꾀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이번 인사의 실효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적 부진 탓에 경영진 교체 반복
지난 23일 신세계그룹이 2027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세계프라퍼티에 이어 이마트 대표이사까지 맡으며 핵심 계열사 경영에 직접 나선다. 지난 6월 책임경영 강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 회장의 경영 참여 확대와 함께 주요 계열사 수장도 교체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SSG닷컴이다. 신세계그룹은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를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이마트에서 정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SSG닷컴 경영도 맡게 된다.
이번 인사로 SSG닷컴은 약 1년 만에 또다시 대표이사를 교체하게 됐다. 지난해 9월 선임된 최택원 SSG닷컴 대표는 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SSG닷컴은 최근 수년간 대표이사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2023년 3월 강희석·이인영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했지만, 같은 해 9월 강 대표가 물러나면서 이인영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단독대표를 맡은 지 약 9개월 만인 2024년 6월 해임됐다. 전체 재임 기간은 약 1년 3개월이었다.
후임인 최훈학 대표도 자리를 오래 지키진 못했다. 2024년 6월 선임된 지 약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최택원 대표로 교체됐다. 이번 인사로 최택원 대표마저 취임 13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잦은 대표 교체의 배경으로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SSG닷컴 매출은 2023년 1조 6784억 원에서 2024년 1조 5754억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조 3470억 원까지 감소했다. 2년 사이 매출이 약 20% 줄어든 셈이다. 영업손실은 2023년 1030억 원에서 2024년 726억 원으로 축소됐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1178억 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순손실도 99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실적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SSG닷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3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5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1억 원)보다 23억 원 늘었다. 다만 2분기 영업손실은 2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억 원 줄어들며 적자 폭이 소폭 개선됐다.
SSG닷컴 관계자는 “SSG닷컴은 올해 들어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내 ‘해결사’ 김홍극, 이마트 시너지 낼까
SSG닷컴의 새 수장을 맡은 김홍극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2018년 말 개국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신세계TV쇼핑 대표로 선임돼 2020년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2022년에는 영업손실 277억 원을 기록한 신세계까사 대표를 맡은 뒤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적자 계열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김 대표에게 이마트와 SSG닷컴의 경영을 함께 맡겨 양 사의 협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의 상품 경쟁력과 SSG닷컴의 온라인 판매·배송 역량을 결합해 온라인 장보기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SSG닷컴의 협업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2020년 강희석 당시 이마트 대표에게 SSG닷컴 대표를 겸임하도록 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SSG닷컴은 대표이사 겸직으로 향후 온·오프라인에서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시너지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강 전 대표 재임 기간 SSG닷컴은 배송 역량을 확대하고 매출을 늘렸지만, 적자를 벗어나진 못했다. 강 전 대표는 2023년을 수익구조 개선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으나,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한 채 같은 해 9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홍극 대표 체제에서는 이마트와 SSG닷컴의 협업 방향이 과거와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 전 대표 시절에는 이마트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SSG닷컴을 ‘온라인 이마트’로 재정비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SSG닷컴은 온라인 장보기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지난 8월 이사회에서 라이프스타일 사업 부문의 인적분할을 승인해, 오는 12월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별도 법인인 신세계몰(가칭)로 분리할 예정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각 사업의 특성과 성장전략에 맞는 독립적인 의사결정·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핵심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며 “분할 이후 존속법인인 SSG닷컴은 그로서리 중심의 온라인 장보기를 비롯한 기존 커머스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신설법인인 신세계몰(가칭)은 프리미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업 분할을 계기로 SSG닷컴의 역할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이 여러 개 있지만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며 “SSG닷컴 역시 당초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는 SSG닷컴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