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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겨요’ 배달비 인상 하루 만에 철회…
배달기사 확보 ‘고심’

배민·쿠팡 커지면서 지역 배달업체 위축, 배차 지연이 결국 고객 감소로…뾰족한 해법 없어

[비즈한국]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가 고객 배달비 인상안을 내놨다가 자영업자 반발에 부딪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신한은행은 배달비 조정을 통해 라이더 확보와 배송 지연 문제를 해소하려 했지만, 계획이 무산되면서 배차난을 개선할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가 배차 문제로 배달비 인상을 추진했다가 철회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홈페이지

‘라이더 안 잡혀’ 배달비 인상…자영업자 반발에 제동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배달앱 ‘땡겨요’는 9월 1일부터 자체 배달 서비스인 땡배달의 고객 부담 배달비를 기존 900원에서 최대 2100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난달까지 땡배달 이용 고객은 배달 거리에 관계없이 900원만 부담하면 됐지만, 9월부터는 거리에 따라 배달비를 차등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었다.

개편안이 알려지자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소비자 부담 배달비 인상이 결국 점주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장 반발이 커지자 땡겨요는 요금 개편을 재검토했고, 결국 시행 하루 만인 9월 2일 배달비 인상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땡겨요와 함께 공공배달 사업을 진행하는 서울시는 이번 배달비 인상이 라이더 확보와 배달 품질 개선을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배달 품질을 높이기 위한 라이더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한은행도 대응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자구책을 마련하려다 배달비 인상이 다소 서투르게 추진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달 라이더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역 배달대행시장을 보존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주문 고객과 가맹점주의 부담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땡겨요를 이용하는 자영업자와 고객 사이에서는 배차 지연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 자영업자는 “땡겨요로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기사가 배차되기까지 기본 40~50분이 걸린다. 비 오는 날에는 2시간이 걸린 적도 있다”며 “결국 고객이 주문을 취소하게 되니 자영업자의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배달대행 시장 위축이 땡겨요의 배차 지연 문제를 키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라이더망을 운영하는 배민·쿠팡이츠와 달리 땡겨요는 외부 배송망에 의존하는 구조이다 보니 지역 대행업체가 줄어드는 문제가 라이더 확보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자체배달을 확대하면서 지역 배달대행업체로 넘어오던 주문이 크게 줄었고, 물량 감소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문을 닫는 대행업체가 늘었다”며 “예전에는 한 지역에 대행업체가 4~5곳씩 있었는데, 지금은 한 곳만 남은 지역도 있다. 결국 라이더를 공급하는 지역 대행망 자체가 약해지면서 배차도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상생형 배달 플랫폼을 표방한 ‘땡겨요’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요금은 못 올리고 배달은 늦고…땡겨요의 다음 수는

자영업자들도 땡겨요의 배차 지연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다만 고객 배달비를 올리는 방식이 실제 라이더 확보와 배차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 관계자는 “고객과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 금액이 처음부터 그대로 라이더에게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낮은 금액부터 배차를 시도한 뒤 기사가 잡히지 않으면 단가를 조금씩 올리는 방식”이라며 “결국 고객이 더 많은 배달비를 낸다고 해서 곧바로 배차가 빨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고객 배달비 인상이 결국 자영업자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우려도 크다. 공플협 관계자는 “땡겨요에서는 점주가 고객 배달비까지 부담해 무료배달로 설정해야 상위 노출이 된다”며 “배달앱은 상위 노출 여부가 주문량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점주들로서는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무료배달 타이틀을 유지하려 할 수밖에 없다. 결국 고객 배달비가 오르면 그 인상분까지 점주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땡겨요는 지난해부터 쿠폰과 프로모션 등 마케팅을 확대하며 이용자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땡겨요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6월 163만 명에서 12월 355만 명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 증가세는 꺾였다. 올해 들어 이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지난 8월에는 225만 명까지 감소했다. 배민·쿠팡이츠와의 격차도 여전히 크다. 지난 8월 기준 배달의민족의 MAU는 2440만 명, 쿠팡이츠는 1444만 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공공배달앱이 민간 플랫폼을 견제하고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 점유율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배달앱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려면 점유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은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자생력을 갖추기 어렵다. 정책적으로 계속 예산만 투입할 순 없는 만큼 자체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땡겨요가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배달비 인상안이 철회된 이후 이를 대신할 구체적인 해법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당장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배달비 인상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보다는 배차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라이더 확보를 확대하고 배차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배달시간을 단축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배달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도 함께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유통 산업과 기업 이슈를 취재합니다. 놓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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