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71)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40)이 호텔에 거주지를 둔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호텔에서 생활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다. 신 부사장이 자택 매입이나 임대 자금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일각에서는 신 부사장이 글로벌 사업 참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한다. 신 부사장이 한국 시장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므로 굳이 국내 자택을 당장 마련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해외 활동 위해 호텔 거주?
롯데바이오로직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신유열 부사장은 현재 서울 강남구 소재 호텔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 거주지를 두고 있다.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는 2002년 오픈한 5성급 호텔이다. 강남구에 있는 고급 호텔이다 보니 대형 국제 행사가 열릴 때 외국 사절단의 숙소로 사용되곤 한다.
등기부상으로 신유열 부사장은 호텔에 거주하고 있다.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는 롯데그룹이나 신유열 부사장과 지분상·경영상 큰 연관이 없다. 아버지 신동빈 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거주하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신유열 부사장은 일본 국적자다. 현행법상 외국인이 90일을 초과해 한국에 체류할 경우 외국인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할 때 체류지를 신고하게 돼 있으며, 체류지를 옮길 때도 신고해야 한다. 신 부사장은 외국인 장기 체류자 자격으로 한국 호텔에 거주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9월 롯데지주 지분을 매입할 당시 처음으로 신 부사장의 주소지가 공개됐는데, 이때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이었다. 해외 거주 중인 주주는 해외 주소가 그대로 반영된다.
신유열 부사장이 굳이 호텔에서 거주하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국에서 활동한 지 수년이 지났고, 롯데그룹 오너 3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택 매입이나 임대 비용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은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호텔에 있으면 어느 정도 동선이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개인 자료를 마음 놓고 호텔에 두고 다닐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재벌이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호텔에서 마음 놓고 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열 부사장은 일본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일본 법인 롯데홀딩스 이사와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도 겸하지만 한국 법인의 규모가 더 큰 만큼 사실상 한국이 주 활동 무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신유열 부사장이 당장은 한국에서 주로 일하고 있지만 언제든 해외 법인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싱가포르에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의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는데, 신 부사장이 합작 법인의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그가 싱가포르 합작 법인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한국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 당분간 해외 활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굳이 서둘러 한국에 자택을 마련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부사장 개인 거주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경영 승계엔 문제없나
재계에서는 신유열 부사장을 롯데그룹 차기 총수로 예상한다. 신동빈 회장의 자녀 중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인물은 신 부사장뿐이다. 하지만 롯데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지분 확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신 부사장이 현재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은 0.03%에 불과하다.
롯데지주의 주주는 현재 보통주 기준으로 △신동빈 회장 13.73% △호텔롯데 11.68% △롯데알미늄 5.33% △롯데물산 5.26% △롯데장학재단 3.41% △일본 롯데홀딩스 2.62%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언뜻 보기에는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견고해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변수가 될 요소가 있다.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롯데물산 등은 롯데홀딩스 자회사 혹은 손자회사다. 신동빈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은 총 45.74%인데 이 중 28% 이상이 롯데홀딩스 지배 아래 있다. 여기에 롯데장학재단은 공익법인이라 의결권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확보하면 롯데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권 확보도 가능하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은 2.69%에 불과하다.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를 살펴보면 △광윤사 28.14%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10.65% △임원지주회 5.96% △미도리상사 5.23% △패밀리 4.61% △롯데그린서비스 4.10% 등이다. 이 밖에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도 롯데홀딩스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임원이 아니어서 공시되지는 않았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동빈 회장의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다.
| 주주 | 지분율 |
|---|---|
| 광윤사 | 28.14% |
|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 10.65% |
| 임원지주회 | 5.96% |
| 미도리상사 | 5.23% |
| 패밀리 | 4.61% |
| 롯데그린서비스 | 4.10% |
| 신영자 | 3.15% |
| 신동빈 | 2.69% |
| 신동주 | 1.77% |
| 신유미 | 1.46% |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의 지분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4.16% △패밀리 8.34% △롯데그린서비스 12.35% 등이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경영권이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형 신동주 회장이 보유한 지분 역시 광윤사를 제외하면 신동빈 회장과 크게 차이 나지는 않는다. 대신 다수의 일본인 임원이 미도리상사, 패밀리, 롯데그린서비스 등의 지분을 상당량 갖고 있다.
지분을 살펴보면 신동주 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을 확보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 게다가 신동주 회장은 그간 신동빈 회장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신동주 회장은 그간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매번 의도를 관철하지 못했다. 지난 6월에도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과 본인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 신동주 | 신동빈 | |
|---|---|---|
| 광윤사 | 50.28% | 37.85% |
|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 5.12% | 4.61% |
| 미도리상사 | 미보유 | 미보유 |
| 패밀리 | 8.34% | 8.34% |
| 롯데그린서비스 | 14.66% | 12.35% |
신동주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경영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이나 실질적인 개선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롯데홀딩스가 2년 연속으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의 경영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에 대한 책임을 논의하기보다 현 체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동빈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우세를 점한 배경에는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일본인 주주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실적이 악화해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 신유열 부사장의 경영 승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