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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무산된 세븐브로이, 대한제분 ‘23억 상생기금’ 받아 자체 회생 도전

인가 전 M&A 약 1년 만에 중단…11월 관계인집회 앞두고 채무 변제 재원 확보 과제

[비즈한국] 지난해 회생절차를 신청한 세븐브로이맥주가 매각 대신 자체 회생에 나선다. 세븐브로이는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하며 원매자를 물색했지만, 인수자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자체 회생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음 달 관계인집회를 앞둔 가운데, 세븐브로이가 자체적으로 채무 변제 자금을 마련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세븐브로이맥주의 관계인집회가 11월 열린다. 사진=세븐브로이맥주 홈페이지

1년여 만에 M&A 중단…세븐브로이 자체 회생 추진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세븐브로이맥주가 다음 달 회생계획안에 대한 심리 및 결의 절차를 진행한다. 서울회생법원은 세븐브로이의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오는 11월 17일로 지정했다.

관계인집회에서는 회생계획안에 대한 심리와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들의 찬반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회생계획안이 법정 가결요건을 충족하고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세븐브로이는 인가된 계획에 따라 채무 변제와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다. 반면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경우에는 회생절차가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세븐브로이는 인가 전 인수합병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모색했지만, 1년여 만에 이를 중단하고 존속형 회생절차로 방향을 전환했다. 회사를 매각하는 대신 기존 법인을 유지하면서 채무 조정과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5월 기업회생을 신청해 7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어 10월부터 외부 인수자를 물색하며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진행해왔다. 인가 전 M&A는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기 전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세븐브로이는 매각대금으로 채무를 변제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인수자 찾기에 난항을 겪으며 당초 계획했던 매각 절차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인가 전 M&A 과정에서 잠재 투자자들과 다각도로 협의를 진행했으나 지연되던 중 매출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존속형 회생절차로 전환해 자체적인 경영 정상화와 회생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법원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회생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주요 채권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원만하게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과 협업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의 상표권 계약이 종료된 이후 경영난이 깊어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자체 회생 관건은 자금 확보…상생기금 23억 원 변수될까

세븐브로이가 자체 회생에 나서면서 채무 변제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외부 인수자의 자금 지원 없이 회생계획을 이행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간 세븐브로이의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68억 원으로 전년(85억 원) 대비 20%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54억 원에 달했다. 곰표 밀맥주가 인기를 끌었던 2022년 매출액 327억 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194억 원, 부채총계는 305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수제맥주 시장의 침체도 이어지고 있다. 한때 편의점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수제맥주는 소비자들의 주류 취향 변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일부 수제맥주 업체들이 회생·파산 절차를 밟는 등 업계 전반의 경영난도 심화하고 있다.

다만 세븐브로이 측은 최근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기존 제품 브랜딩 강화, 신제품 출시, 수출 확대 및 원가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점진적으로 매출 회복과 영업손익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30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상생 꽃달기 행사에 이진성 대한제분 대표이사와 김강삼 세븐브로이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세븐브로이의 경영난을 심화시킨 대한제분과의 분쟁도 올해 마무리됐다. 세븐브로이는 2020년 대한제분과 협업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의 흥행으로 주목받았으나, 2023년 협업 종료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협업 종료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불거지며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양 사는 올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 기술분쟁 조정·중재위원회의 조정을 통해 상호 제기한 신고와 소송을 취하하고, 대한제분이 23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는 데 합의했다.

이 기금이 세븐브로이의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대한제분이 해당 금액을 일시금으로 출연해 세븐브로이는 이를 일괄 또는 분할해 사용할 수 있다”며 “제조 혁신이나 판로 개척, 제품 개발, 경영 지원 등 일반적인 기업 운영에 필요한 비용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금 지원이 실질적인 경영 정상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금 활용 방안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븐브로이가 누적된 적자와 재무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자금난 해소를 넘어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상생협력기금의 구체적인 사용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븐브로이 측은 대외 협약과 보안 유지 등을 이유로 23억 원의 활용 방안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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