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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재즈페스티벌, 장소 대관 실패로 올해 개최 안한다

지난해 행사 용역비과 아티스트 출연료 일부 미지급 여파…정원박람회 겹쳐 대관 조율 최종 결렬

[비즈한국]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대형 야외 음악 축제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이 1년 가까이 미뤄진 외주 용역 대금 및 아티스트 출연료 일부 등 미수금 사태 속에서 결국 올해 축제 개최마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최사인 주식회사 페이지터너는 8월 3일 서울숲재즈페스티벌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October 2026 coming soon, @서울숲’ 이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해 행사 사진을 게시하며 개최를 암시했다. 그러나 서울숲을 관할하는 서울특별시 동부공원여가센터와 공동주최 기관인 성동문화재단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올해 서울숲 현장에서의 페스티벌 개최는 열리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장기간 이어진 정산 지연과 대관 조율 실패까지 겹치면서 축제가 멈춰 섰다.

미수금 사태가 일어난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이 장소 대관 협의 마저 실패하면서 올해 서울숲 개최가 무산됐다. 사진=서울문화포털

1년 가까이 미뤄진 미수금 사태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의 파행 이면에는 1년 가까이 지속된 외주 대금과 아티스트 출연료 일부 미지급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 현장 제작에 참여했던 복수의 외주 용역 스태프와 협력업체들은 지난해 가을 행사가 종료된 지 1년이 다 되도록 약정된 용역 대금을 온전히 정산받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 외주 용역 업체의 경우 수 백만 원에 달하는 대금을 받지 못했다. 해당 스태프는 “작업 착수 때부터 선수금에 대한 요청을 지속적으로 했으나 선금을 물론 잔금도 지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축제 현장에 투입되었던 여러 협력업체 역시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며, 지난해 무대에 올랐던 한 해외 아티스트 측 역시 약 400만 원 규모의 정산 대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페이지터너 대표는 “미수금을 피하거나 도망갈 생각은 전혀 없다”며 “대행 행사나 제작 등을 통한 추가 매출과 수익을 활용해 미수금 상환을 위해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재정적 파열음은 민간 용역 대금을 넘어 지자체 행정 영역으로까지 번졌다. 동부공원여가센터는 ‘서울숲재즈페스티벌 2025’ 행사와 관련해 서울특별시 도시공원 조례에 따른 입장권 발매총액의 10%에 해당하는 공원시설 이용료 체납을 이유로 성동문화재단과 페이지터너 측에 수차례 납부 독촉 공문을 발송했다. 시 당국은 체납고지서를 3회차까지 발행하고 가산금 부과 처분까지 결의했다. 해당 체납액은 수개월간 밀려 있다가 지난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야 뒤늦게 완납 처리됐다.

주최사의 어려워진 재정 상황이 원인

이 같은 미수금 사태의 배경에는 주관사인 페이지터너의 재정 취약성이 자리 잡고 있다. 페스티벌의 수익성 자체가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사업 구조이고 근래 사업 확장에 따른 채무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 대규모 기업 협찬이나 공공 지원금 비중이 높은 여타 상업 페스티벌과 달리,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은 전체 운영 재원의 대부분을 티켓 판매 수익에 의존해 왔다.

페이지터너 대표는 “재즈라는 비인기 순수 장르 축제를 10년간 이끌며 손익분기점(BEP)을 맞춘 해가 두어 번밖에 없을 정도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며 “회사의 사업 확장에 따른 대출 등 연초 자금 흐름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대금 지급이 지연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외주 용역비는 세금계산서 발행 후 지급 일정을 협의 중이며, 해외 아티스트 건은 페스티벌 종료 후 해외 아티스트를 담당하던 에이전트 팀이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실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락이 발생했고, 현재 에이전시 측에 인보이스를 재요청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정원박람회 겹친 서울숲… 장소 조율 결렬 끝에 ‘개최 무산’

올해 축제 개최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결국 서울숲 대관 문제였다. 서울시가 5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여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축제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의 보도자료에는 정원박람회 연계 문화 프로그램으로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이 거론되기도 했다. 주최 측 역시 서울숲 운영 관계자 등과 수차례 실무 회의를 거치며 박람회 기간 내 연계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박람회 기간 서울숲에 정원 시설물이 대거 조성되면서 기존 가족마당 등 메인 행사장 대관이 어려워졌다. 대안으로 서울숲 내 소규모 야외무대 활용이 제안됐지만, 그 장소에서는 페스티벌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주최 측이 판단을 내렸다. 결국 지난주 공동주최사인 성동문화재단은 올해 서울숲에서의 축제 미개최를 최종 확정했다.

페이지터너 대표는 “다른 야외 공연장을 찾거나 실내 극장에서 진행하는 등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기다려 준 관객들을 위해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을 드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공동주최’ 성동문화재단, 관리 책임 다했나

일각에선 축제의 ‘공동주최’로 이름을 올려온 성동문화재단의 책임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성동문화재단은 공원 대관, 관공서 협조, 주차 협조 등 행정적 지원과 일부 예산(약 2000만 원 선)을 통한 일부 출연진 계약을 담당했다. 페이지터너 측은 재단이 직접 계약하는 아티스트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아티스트와의 출연 계약, 무대 설치, 현장 운영, 홍보 등 실무와 정산 전반은 페이지터너가 전담해왔다.

성동문화재단 관계자는 “미수금의 대략적인 현황은 인지하고 있다”며 “미수금과 관련된 민원을 확인하거나 피해 업체들로부터 재단 측으로 연락이 올 때마다, 페이지터너 측에 조속한 정산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이 ‘공동주최사’로 명시되고 성동문화재단의 이름의 공원 점용 허가까지 받아준 사업에서, 1년 가까이 외주 스태프들의 대금 미지급과 지자체 공원이용료 체납이 방치되는 동안 ‘단순 독려’ 외에 실질적인 중재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으로서의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민호 기자

중화학공업·에너지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사회와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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