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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올랐는데 체감은 냉탕…
내년부터 소비 꺾인다

올해 3% 성장 전망, 민간소비 증가율 2.3%…반도체 쏠림에 소비 양극화, 고령화도 영향

[비즈한국] 반도체 호황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대로 올리면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가계 소득이 늘어나자 민간소비도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가 일부 산업에 국한되고 있어 민간소비가 갈수록 식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별 소득 격차는 물론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소비의 하락을 이끌어 향후 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경제성장과 민간소비가 개선됐지만, 산업별 소득 격차와 고령화 영향으로 내년부터 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전망이다. 일러스트=생성형 AI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 지표의 개선이 민생의 실질적인 변화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30일에는 X(옛 트위터)에 치킨값 관련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좋은 기사 감사하다. 한번 점검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치킨 가격이 육계 가격 하락에도 변동이 없는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의 서민 물가 안정 의지 덕분인지 정부 부처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일 출범한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은 민생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품업체 담합 문제를 제1호 사건으로 지정하고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14일 대상·오뚜기·CJ제일제당 등 식품업체가 수년 동안 가공 김치, 두부, 유지류, 선물세트, 즉석밥류, 장류 등의 식품을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했다.

정부가 이처럼 서민 물가 잡기에 집중하는 것은 최근 전반적인 소비 개선 흐름을 여전히 서민층이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반도체 호황 덕분에 지난해 1.5%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는 2.3%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27년에는 증가율이 2.0%로 하락하기 시작해 2028년 1.8%, 2029년 1.9%, 2030년 1.9%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민간소비가 크게 뛴 것은 반도체 제조업 매출 증가가 관련 산업 노동자들의 보수 증가로 이어진 덕분이다. 실제로 반도체 업황 호조로 전자부품, 컴퓨터, 통신장비 제조업에서 상용근로자가 받는 특별급여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들 산업 상용근로자의 정액급여는 올 1분기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반도체 호황 덕분에 특별급여는 1분기 62.8%, 2분기에는 106.7%나 급등했다.

이에 반해 최근 부동산 부진에 시달리는 건설업의 경우 정액급여는 물론 특별급여도 1분기에 25.2%, 2분기에 3.1% 감소했다. 산업에 따라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돈의 격차가 심각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비가 나아졌다는 통계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산업별 소득 격차가 고착화할 경우 소비 역시 K자형 양극화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경제 전체의 소비가 양호하더라도 산업별 근로자가 쓰는 돈의 차이가 벌어지는 셈이다.

또 최근 소득 증가가 특별급여 인상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향후 전자부품, 컴퓨터, 통신장비 제조업체 근로자들도 올해 소득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워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를 정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대를 정점으로 60대부터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민간소비 약화 전망 원인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구주 연령별 평균소비성향은 39세 이하 가구가 67.6%, 40대 가구가 73.9%로 나타났다. 50대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75.2%로 가장 높았다. 50대가 지출을 활발히 하면서 소비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60세 이상 가구는 평균소비성향이 69.2%로 떨어졌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25년 20.3%에서 2030년 2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평균소비성향이 낮은 고령층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은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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