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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먼지의 별 헤는 밤
지구 주변 맴도는 ‘제2의 달’ 드디어 포착

준위성 ‘카모오알레와’ 톈원 2호가 촬영…표면 샘플 채취가 목표

[비즈한국] 지구에는 사실 달이 하나만 있지 않다. 우리가 아는 그 달 말고, 또 다른 달이 숨어 있다. 그리고 드디어 그 실제 모습이 포착되었다. 지구 주변에 숨어있던 미지의 달, 또 다른 달의 실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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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설은 1961년 폴란드 천문학자 코르딜레프스키가 지구와 달 사이 특별한 지점에서 희미한 빛의 얼룩을 촬영하면서 시작되었다. 그의 카메라가 겨냥한 방향은 지구와 달의 중력이 만든 L4와 L5 라그랑주 포인트 부근이었다. 

두 천체가 서로 공전하는 시스템에서 중력과 궤도 운동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 다섯 개의 라그랑주 포인트가 만들어진다. L1, L2, L3는 작은 교란으로도 물체가 쉽게 위치를 벗어나는 불안정한 균형점이다. 반면 지구와 달을 두 꼭짓점으로 하는 정삼각형의 나머지 꼭짓점에 해당하는 L4와 L5는 물체가 비교적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균형점이다. 지구-달 시스템의 경우 달의 진행 방향보다 60도 앞선 곳이 L4이고, 60도 뒤쳐진 곳이 L5다.

지구와 달 사이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포인트 L4. 이미지=위키미디어 코먼스

물론 완벽하게 안정된 것은 아니다. 태양의 중력, 태양풍과 태양빛의 복사 압력, 주변 다른 행성의 중력 섭동이 끊임없이 작동한다. 따라서 라그랑주 점으로 흘러 들어온 먼지는 영원히 그 자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붙잡혔다가 흩어지고 다시 채워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코르딜레프스키는 우주 먼지 구름이 지구와 달의 중력과 균형을 이루면서 L4, L5 부근에 모여 있는 구름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단단한 위성이라기 보다는 계속 형태를 바꾸면서 지구 곁에 머무르는 거대한 우주 먼지 덩어리에 가깝다. 그래서 이 먼지 구름을 일명 유령 위성이라고도 부른다. 

문제는 그 실체를 관측으로 확인하기 까다롭다는 점이다. 너무 희미하다. 코르딜레프스키 구름은 수없이 작은 먼지 입자가 광활한 공간에 듬성듬성 퍼져 있는 구름이다. 그 전체 규모는 지구보다 더 거대하지만, 밀도가 너무 적다. 그래서 일반적인 망원경 관측 사진만으로는 우주의 배경 빛, 하늘에 산란된 빛과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랫동안 코르딜레프스키 구름은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전설 속 천체로 여겨졌다. 존재 여부에 대한 의견은 최근까지 계속 엇갈렸다.

1966년 NASA의 항공기 관측, 태양 관측 망원경 OSO-6을 통해 L4, L5 위치 부근에서 구름으로 보이는 흔적을 포착했다. 하지만 레이더 관측에서는 뚜렷한 신호가 나오지 않았다. 1991년 일본이 쏘아올린 히텐 탐사선도 L4, L5 부근을 지나면서 먼지 구름의 존재를 찾았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2018년 헝가리 천문학자들이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단순히 먼지 구름 자체를 찍는 게 아니라, 먼지 입자에 태양 빛이 부딪히면서 산란된 빛의 진동 패턴을 분석했다. 바로 편광 관측이다. 이를 통해 L5 부근에서 특정한 방향으로 편광된, 산란된 빛의 흔적을 확인했다. 그곳에 확실히 태양 빛을 산란하는 먼지 구름이 모여 있었다.

사실 코르딜레프스키 구름은 크기와 밝기가 똑같이 유지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입자들의 양과 분포가 달라진다. 관측 시기 태양과 달의 위치, 먼지 유입량에 따라서 잘 보일 수도 안 보일 수도 있다. 그동안 여러 관측에서 있는지 없는지 혼란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지금까지 발표된 바를 보면 L5 구름이 L4보다 더 자주 포착된다. 2022년까지 총 21회 관측에서 L5 구름은 16회 관측했지만 L4는 겨우 5회에 그쳤다.

편광 관측을 통해 L4와 L5 위치에서 각각 확인한 먼지 구름. 자료=외트뵈시 로란드대학교(ELTE) 연구 보도자료

하지만 이것보다 더 진짜 달처럼 보이는 종류의 천체도 존재한다. 바로 준위성이다. 준위성은 얼핏 지구 중력에 붙잡힌 또 다른 작은 달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구 중력에 붙잡혀 있지 않다. 실제로는 홀로 태양을 크게 공전하는 소행성이다. 다만 공전주기가 지구와 거의 같아서 지구와 1대1에 가까운 궤도 운동 공명을 이룬다. 태양을 기준으로 보면 지구와 나란하게 태양 주변을 돌고 있지만, 지구에서 보면 마치 지구 주변을 크게 고리를 그리며 도는 것처럼 보인다. 

지구에서 점점 멀리 벗어나면 지구 중력보다 태양 중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지구에서 얼마나 멀리까지 벗어나야 태양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지 그 경계를 힐 스피어(hill sphere)라고 한다. 대체로 준위성은 지구의 힐 스피어보다 멀리 떨어져 있고, 지구가 아닌 태양 중력에 묶여 있다. 며칠에서 몇 달 동안 지구 중력에 우연히 붙잡혀 잠시 떠도는 미니문과도 엄연히 다르다.

이런 준위성은 사실 지구만의 특이한 현상도 아니다. 지금까지 수성을 제외한 태양계 모든 행성 주변에서 준위성이 많이 발견되었다. 정작 진짜 위성은 하나도 없는 금성 주변에도 준위성 주즈브가 있다. 재밌게도 이 이름은 사실 실수 때문에 붙었다. 원래 이 소행성의 정식 명칭은 2002 VE 68이었는데 그 소식을 전하던 영국의 라디오 진행자가 2002를 숫자가 아닌 영어로 오해하고 Zoozve로 읽어버렸다. 우연한 실수로 주즈브라는 이름이 유행했고, 국제천문연맹이 그 이름을 실제 이름으로 공식 채택했다. 라디오 진행자의 실수가 우주에 그대로 박제된 셈이다.

현재까지 지구 주변에서 발견된 준위성은 일곱 개다. 그 중 2016년 하와이 PANSTARRS(판스타스) 망원경으로 발견된 2016 HO3가 있다. 이 천체에는 하와이 말로 흔들리며 움직이는 천체의 조각이라는 뜻을 갖는 카모오알레와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최근 중국의 텐원 2호 탐사선은 이 준위성의 실제 모습을 사진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드디어 익숙한 달이 아닌, 지구 근처를 배회하는 준위성의 민낯을 사진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카모오알레와의 궤도 장반경은 지구와 비슷한 1.001AU다. 지구와는 평균 수천만 km 거리를 두고 떠돈다. 궤도 계산에 따르면 카모오알레와는 약 100년 전부터 준위성 상태가 되었다. 앞으로 300년 정도는 더 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준위성들 중에서 비교적 안정적이다. 그래서 탐사선이 접근하기에도 가장 유리하다.

하지만 이 천체가 정확히 어디에서 왔는지는 확실치 않다. 2021년 관측에서는 카모오알레와 표면이 오랫동안 우주에서 풍화를 겪은 달의 규산염 물질과 유사해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달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일 가능성이 거론되었다. 이후 추가 연구에서는 달 뒷면에 있는 비교적 젊은 크레이터인 조르다노 브루노 크레이터가 이 준위성의 유력한 고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달 뒷면에 떨어진 거대한 충돌로 인한 파편이 탈출 속도를 넘기고 달 밖으로 튕겨 날아갔고 그것이 지구와 1대1 공명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대 결과도 나왔다. 2026년 새로운 분광 관측에 따르면, 카모알레와는 달이 아니라 소행성 조각일 가능성도 있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 특히 플로라 소행성족에서 기원한 조각으로 추정했다. 이 준위성이 달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일지, 우연히 지구 주변에 유입된 소행성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직접 그곳에 날아가서 샘플을 갖고 오지 않는 이상 정확한 답을 알기 어렵다.

중국 탐사선 톈원2호가 촬영한 카모오알레와. 이미지=중국국가항천국(CNSA)

바로 그 논쟁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톈원 2호가 날아갔다. 톈원 2호는 지난 2025년 5월 지구를 출발해 400일 동안 총 10억 km를 날아갔다. 그리고 2026년 6월 카모오알레와에 도착했다. 조금씩 접근한 끝에 7월 2일 마침내 약 20km 거리까지 접근했고 드디어 카모오알레와의 실제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다. 사진 속 드러난 실체는 당황스럽다. 매끈한 공 모양이 전혀 아니다. 울퉁불퉁하고 길쭉한 형태를 가진 회색 돌멩이처럼 보인다. 인류가 지구의 준위성을 이토록 가까이서 촬영한 건 처음이다. 

톈원 2호의 목표는 더 대담하다. 단순히 근접 사진 몇 장 찍는 게 전부가 아니다. 직접 샘플을 채취해서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다만 문제가 있는데 이 준위성은 자전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카모오알레와는 약 27분에서 30분에 한 바퀴씩 돈다. 이렇게 빠르게 자전하는 수십 미터 크기의 작은 천체라면 그 표면에 안정적으로 착륙하고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 굉장히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양한 방식으로 채취를 시도할 예정이다. 첫 번째는 표면 위에 떠 있는 상태에서 소행성 표면에 접촉하지 않고 로봇 팔만 내려서 먼지를 퍼올리는 호버링 방식이다. 소행성 표면 30미터 위에서 소행성의 빠른 자전과 속도를 맞춘 다음 1미터 높이까지 다가가서 로봇팔을 표면에 꽂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터치 방식도 있다. 원반 모양의 장치가 표면에 잠시 닿는 순간 마치 로봇 청소기처럼 회전하는 솔이 먼지를 긁어모은다. 동시에 고압가스를 분사해서 주변에 튀어 오른 시료를 보관 캡슐로 밀어넣어 보관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아예 소행성 표면에 달라붙는 방식도 있다. 표면이 만약 충분히 단단하다면 삼각대 형태의 장치를 천체 표면에 갖다 댄다. 그리고 탐사선을 표면 쪽에 꾹 눌러서, 로봇 팔 끝에 달린 뾰족한 장치를 활용해 아예 소행성에 탐사선을 고정시켜 버린다. 빠르게 자전하고 중력도 거의 없는 작은 천체 표면에 탐사선이 아예 달라붙게 해서 매달리는 셈이다. 그 상태로 샘플을 채취해서 캡슐에 보관하는 방식도 준비되어 있다. 물론 직접 해보기 전까지, 어떤 방식이 성공할지는 알기 어렵다.

탐사선은 카모오알레와의 표면 온도가 그 궤도에 미치는 영향, 일명 아르콥스키 효과도 측정한다. 수십 미터밖에 안되는 작은 천체는 한쪽 표면에서 방출되는 미세한 열 복사만으로도, 그 영향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궤도가 바뀔 수 있다. 이것을 야르콥스키 효과라고 한다. 이 효과는 소행성 궤도를 계산할 때 가장 골치 아픈 문제다. 지구 근처를 지나가면서 지구를 위협하는 천체들의 궤도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도 야르콥스키 효과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번 탐사를 통해 야르콥스키 효과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지구를 위협하는 천체들의 궤도를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내다볼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하게 될 것이다.

톈원 2호의 여정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귀환 캡슐이 지구로 시료를 보낸 이후, 탐사선의 본체는 다시 지구 중력을 활용해 스윙 바이를 한다. 그리고 약 7년을 더 날아가 2035년쯤이 되면 또 다른 소행성 311P/팬스타스를 노릴 예정이다.

이 천체도 기묘하다. 혜성과 소행성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궤도는 분명 소행성대에 머무른다. 그런데 허블 우주망원경은 이 소행성에서 마치 혜성처럼 무려 여섯 가닥의 기다란 먼지 꼬리를 포착했다. 일반적인 혜성처럼 얼음이 승화해서 생긴 꼬리가 아니라, 소행성 자체가 너무 빠르게 자전하면서 표면 물질이 튕겨 나가면서 생긴 먼지 흐름이 만든 흔적으로 추정된다. 소행성과 혜성의 구분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정말 기묘한 천체다.

톈원 2호의 다음 목적지가 바로 이곳이다. 이 탐사선은 단 한 번의 임무로 전혀 다른 두 천체를 한꺼번에 탐사한다. 지구와 비슷한 궤도를 도는 준위성의 샘플을 채취하고, 이어서 스스로를 흩뿌리며 혜성 흉내를 내는 기묘한 소행성으로 날아간다.

지구의 중력에 붙잡힌 진짜 달은 물론 하나뿐이다. 하지만 지구 주변에는 더 기묘한 존재가 가득 숨어 있다. 지구와 달이 함께 만든 이 무대에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참고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3284-w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세종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조교수로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우리는 모두 천문학자로 태어난다’, ‘우주를 보면 떠오르는 이상한 질문들’ 등의 책을 썼으며,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퀀텀 라이프’, ‘UFO’ 등을 번역했다.

지웅배 천문학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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