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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예가람·고려저축은행, 신용정보 과징금 소송 2심 패소

1심 승소 뒤 항소심서 결과 뒤집혀…법원 “금융사 신용정보 관리 책임 엄격”

[비즈한국] 태광그룹 계열사인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의 2심에서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은 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그룹 계열사에 고객 동의 없이 제공해 합계 약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1심은 두 저축은행의 손을 들었으나, 2심은 금융회사의 신용정보 관리 책임을 강조하면서 판결이 뒤집혔다.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이 20억 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담하게 된 가운데 상고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은 태광그룹 계열사에 고객 개인신용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제공해 약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사진=연합뉴스 

8월 20일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재판장 권순형)는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20억 원대 과징금 취소 소송의 항소심에서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이 승소한 1심을 뒤집은 결과다.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은 태광그룹의 금융 계열사다. 흥국생명·화재·증권·자산운용과 함께 태광그룹 내 ‘흥국금융가족’에 속해 있다. 고려저축은행은 예가람저축은행의 지분 65.3%를 가진 모회사이며 고려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30.5%)이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서울·울산·경남에, 고려저축은행은 부산 지역에 영업권을 가지고 있다.

태광그룹의 계열사들은 2014년부터 경영협의회를 구성해 기획·인사·재무·홍보 등 업무 전반을 지원해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2019년 12월~2021년 11월 협의회에 법률 검토, 경영 현황 보고 등을 위해 고객 신용정보 77건을 제공했다. 고려저축은행은 2018년 4월~2021년 11월 71건의 신용 정보를 고객 동의 없이 넘겼다. 2024년 12월 금융당국은 이들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예가람저축은행에 10억 3400만 원, 고려저축은행에 9억 4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처분이 과도하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협의회에 개인신용정보를 제공한 건 단순한 법률 자문·경영 보고 등이 목적일 뿐, 신용 판단이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개인정보의 처리를 위탁했을 뿐 제3자 제공을 한 것은 아니므로 사전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이 협의회에 제공한 정보는 신용정보법상 개인신용정보에 해당하므로 고객의 사전 동의를 받았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협의회와 정보 처리 위탁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정보 제공 사실을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는 등 신용정보법에 따른 필요한 정보 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은 태광그룹의 금융 계열 집단인 ‘흥국금융가족’에 속해 있다. 사진=비즈한국 DB

그럼에도 행정법원이 두 저축은행의 손을 든 건 과징금 액수가 위반행위 정도에 비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의 정보 제공 행위는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는 개인신용정보 무단 제공 사안과 비교해 위법성이 낮다”며 “정보 제공으로 직접 얻은 부당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징금을 감경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과징금 산정 및 부과 과정에서 금융위의 재량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봤다. 더불어 금융위가 애초 정한 과징금은 예가람저축은행 14억 7800만 원, 고려저축은행 13억 5500만 원이었으나 안건검토소위원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30%씩 감경했다는 점을 들어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부과기준율 산정 단계에서 고려한 세부 참작 사항을 보면 예가람·고려저축은행 정보 제공의 목적(법률 자문), 실제 피해 정도 등이 포함돼 있다”며 “두 회사에 유리한 사정을 모두 반영한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유리한 과징금을 산정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무엇보다 2심에서는 금융사로서 신용정보법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중요하게 봤다. 신용정보법에 따라 부과하는 과징금은 위반 행위로 얻은 불법적인 이익을 환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위반 행위 자체를 막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신용정보법에 제3자 제공과 처리 위탁의 구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도 예가람·고려저축은행이 개인신용정보의 처리 위탁 시 준수해야 할 조치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점, 금융회사로서 금융 관계 법령을 준수할 엄격한 의무를 부담하는 점, 연 매출액이 1000억 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의 과징금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번 항소심 결과에 관해 고려저축은행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상고 여부 등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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