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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 수협은행과 증권사 매각 논의…
금융사 다 정리하나

저축은행 처분 명령과 맞물려 금융 사업 축소 주목…완료까진 ‘먼 길’

[비즈한국] Sh수협은행이 상상인증권 인수를 추진한다. 수협은행은 비은행 사업 확장과 금융지주 전환을 목표로 인수합병(M&A)을 해왔다. M&A 시장에 증권사 매물이 드문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가격 협상, 대주주 변경 승인 등 넘어야 할 절차도 적지 않다. 이번 거래는 성사될 경우 상상인그룹의 금융 사업이 축소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상상인이 이미 저축은행 매각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상상인증권은 8월 6일 “상상인과 수협은행이 당사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Sh수협은행이 상상인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자 6일 상상인증권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상상인과 수협은행이 당사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한 사항은 없다”며 매각 논의를 인정했다. 현재 실사 단계로 거래 가격 등 조건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수협은행은 수익 다변화와 금융지주 전환을 목표로 비은행 금융 자회사를 확보하고 있다. 신학기 수협은행장은 2025년 비전 선포식에서 “은행업을 넘어 전방위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수협은행은 2025년 9월 SK증권으로부터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했고, 그해 11월 Sh수협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2022년 수협중앙회는 2030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당시 수협의 금융지주 전환 로드맵에는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증권사와 캐피탈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수협은행과 수협중앙회는 장기적으로 금융지주 전환을 추진하는 방향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증권사 인수에 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수협은행의 상상인증권 인수 소식이 주목받은 건 M&A 시장에 증권사 매물이 귀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증권사 M&A는 2025년 6월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의 한양증권 지분 29.59% 인수와 2024년 8월 우리금융지주가 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을 인수·합병한 것으로, 그보다 앞선 거래는 2018년이 마지막이었다.

이 때문에 인수 대상으로 등장한 상상인증권에 시장의 눈길이 쏠렸으나 상상인 관계자는 “상상인에서 먼저 증권사를 매물로 내놓은 건 아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연말 거래 종결을 목표로 3분기까지 단독으로 상상인과 인수 협상을 한다. 주식매매계약(SPA)은 아직 체결하지 않았다. 현재 상상인증권 최대주주는 지분 55.85%를 보유한 상상인으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도 지분 5.1%를 가지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실적을 개선하는 등 상황이 나쁘지 않다.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84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인 끝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순이익은 –474억 원, 2025년은 –62억 원이었다. 자기자본 총계는 2025년 말 기준 19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여기에 증권사 매물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가치는 더 오를 수 있다.

Sh수협은행은 금융지주 전환을 목표로 비은행 금융사를 확보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수협은행이 상상인증권 인수를 무사히 마칠지는 미지수다. 거래 종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적지 않다. SPA 체결 전 인수 조건과 거래가를 정해야 하는데, 먼저 매물로 나온 것이 아닌 만큼 적정가를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관계 기관의 승인도 필요하다. 금융사를 인수할 경우 금융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해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수협중앙회의 관할 기관이 해양수산부인 만큼 해수부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이번 인수전으로 인해 상상인그룹의 금융 자회사 현황에도 눈길이 쏠린다. 상상인의 금융 자회사로는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상인증권이 있다. 상상인은 2023년 10월부터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12월 유준원 대표가 불법 대출 혐의로 중징계를 받아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유 대표→상상인→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순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에 따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지분의 90% 이상을 매각하도록 지시했다.

여기에 수협은행이 증권사 인수에 나서면서 사실상 상상인 산하 금융 자회사가 모두 매각 대상으로 나온 상태다. 상상인그룹의 사업 부문은 크게 △정보 통신 △금융 △조선 설비 제조 △전산 프로그램 개발·운영으로 나뉜다. 금융사를 전부 정리할 경우 남은 주요 자회사는 조선 자동화 설비 업체인 상상인선박기계,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상상인플러스 정도다.

다만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매각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상상인은 2025년 10월 자동자 부품 사업 등을 전개하는 KBI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01%를 1107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KBI그룹은 폐기물 처리 사업을 하는 계열사 KBI국인산업을 통해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앞두고 신청 절차가 늦어지면서, 지분 처분 예정일도 4월 30일에서 8월 31일로 연기한 상태다. KBI그룹은 7월에야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처분 명령이 취소될 여지도 남아 있다. 상상인은 금융위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명령 및 주식 처분 명령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상상인은 2024년 12월 1심에서 패소했으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은 2025년 1월 접수 후 11월에야 첫 변론기일이 열렸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심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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