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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보상금 효과’에 영업익 전망 8배…
본업 회복은 아직

완성차 최소구매 미달·GM 합작구조 전환 보상금 효과…ESS 매출은 32% 증가 전망

[비즈한국]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삼성SDI의 3분기 실적 기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가 늘어난 데다 완성차업체의 최소 구매 물량 미달 등에 따른 보상금이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내놓은 기업 가운데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148억 원에서 9월 21일 기준 1251억 원으로 8배 이상 높아졌다.

올해 3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 참관객들이 삼성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는 삼성SDI의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8배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이미 203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251억 원은 3개월 전 시장이 예상했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크게 상향됐다는 의미다.

개별 증권사 가운데서는 2분기를 웃도는 실적을 전망하는 곳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을 2603억 원, iM증권은 2850억 원으로 예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가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iM증권은 삼성SDI의 3분기 자동차전지 매출이 전분기보다 약 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의 유럽향 출하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배터리 덜 팔렸는데 보상금…‘최소구매 약정’의 역설

증권가가 삼성SDI의 3분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는 것 가운데 하나는 완성차업체에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상금이다.

배터리업체와 완성차업체가 장기간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구매 물량을 약정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 구매량이 약정한 최소 물량에 미달하면 계약 내용에 따라 배터리업체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 수요가 당초 예상만큼 늘지 않아 배터리 판매가 줄었는데, 역설적으로 약정 물량을 채우지 못한 데 따른 보상금이 배터리업체의 단기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iM증권은 삼성SDI의 3분기 실적에 완성차업체들의 최소 구매 물량 미달에 따른 보상금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포함해 3분기 매출을 약 4조 1000억 원, 영업이익을 2850억 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삼성SDI가 어느 완성차업체와 최소구매약정을 맺었는지, 실제 보상금이 얼마인지 등을 공개한 것은 아니다. 최소구매 물량 미달 보상금은 현재로서는 증권사의 추정이다.

NH투자증권은 또 다른 일회성 이익을 예상했다. 삼성SDI가 제너럴모터스(GM)와 추진했던 미국 배터리 합작사업 구조를 정리하고 삼성SDI 단독 소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약 1500억 원의 보상금이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SDI와 GM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삼성SDI는 지난 8월 GM이 보유한 배터리 합작법인 시너지셀즈(Synergy Cells) 지분 49.99%를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삼성SDI의 100% 자회사로 바뀌는 구조다.

양사는 동시에 차세대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공동개발협약도 체결했다. 합작 생산은 끝내지만 연구개발 협력은 이어가는 셈이다.

시너지셀즈는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건설 중인 연산 27GWh 규모 배터리 공장이다. 당초 GM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추진됐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업구조가 바뀌었다.

삼성SDI는 지분 인수를 마친 뒤 이 공장을 북미 첫 단독 대형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향후 GM과 공동개발하는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5913억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삼성SDI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기차 캐즘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분기 삼성SDI는 매출 3조 518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부문에서만 6301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부진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적자 폭이 빠르게 줄었다. 1분기 매출은 3조 5764억 원, 영업손실은 1556억 원이었다.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등 비전기차 제품 판매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 2038억 원을 기록하며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도 48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2분기 실적에도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077억 원과 관세 환급 등 정책·일회성 효과가 포함됐다. 이를 감안해도 삼성SDI는 2분기에 흑자를 냈지만, 숫자만 놓고 본업의 완전한 회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3분기에도 보상금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사업 개선과 일회성 효과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삼성SDI가 미국 시장 ESS 공략을 위해 만든 모듈형 솔루션 ‘삼성배터리박스(SBB) 2.0’의 축소 모형. 사진=연합뉴스

보상금 빼도 ESS는 성장…3분기 매출 32% 증가 전망

삼성SDI의 실적 개선을 보상금 효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ESS 사업이 실제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iM증권은 삼성SDI의 3분기 ESS 매출이 전분기보다 약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중앙계약시장 프로젝트 공급이 본격화하는 데다 북미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저장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전동공구와 AI 데이터센터용 BBU 등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도 판매 증가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 역시 ESS 사업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주요 ESS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고 국내 차세대 배전망 ESS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특히 각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확보한 각형 LFP 수주 물량만으로 2029년까지 예정된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2028년부터 생산능력을 넘어설 수 있어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는 10월부터 ESS용 각형 LFP 셀을 양산해 연내 고객사에 SBB 2.0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다. 시너지셀즈 공장까지 삼성SDI 단독 생산거점으로 바뀌면서 향후 북미 ESS 생산능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NH투자증권도 삼성SDI의 ESS 사업 전망을 높여 잡았다. 연간 10GWh 규모의 추가 ESS 수주가 발생하면 약 1조 1000억 원의 매출과 5400억 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EV 부진은 여전…‘보상금 효과’ 걷힌 뒤가 시험대

반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상황은 ESS만큼 빠르게 좋아지지 않고 있다.

NH투자증권은 BMW 신차 출시를 앞둔 구형 모델 재고조정으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3와 기아 EV2 등 신규 프로젝트가 이를 일부 상쇄하겠지만 당초 회사가 제시했던 하반기 유럽 공장 가동률 70%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iM증권도 3분기 자동차전지 매출이 전분기보다 약 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ESS 매출은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의 실적 개선 중심축이 당분간 전기차에서 ESS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삼성SDI의 실제 사업전략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GM과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려던 시너지셀즈를 단독 소유로 전환한 뒤 초기 생산품을 ESS용 배터리로 바꾸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느려진 반면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배경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다.

우종국 기자

기업의 움직임 뒤에 있는 구조와 이해관계를 취재합니다. 드러난 사건보다 그 사건이 벌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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