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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학교에 공공주택을? 늘어나는 폐교 활용 기준 필요하다

전국 4037곳, 지역 복합공간·공공주택 변경 추진…8·13 대책서 수도권 4곳에 1438가구 공급 계획

[비즈한국]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거나 이전하는 학교가 늘면서 폐교와 학교 이전적지, 장기간 쓰이지 않은 학교용지의 활용 방안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폐교와 유휴 학교용지를 교육·문화·복지·체육시설 등 지역에 필요한 공간으로 바꾸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다만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지역 수요와 장래 학교 수요를 함께 고려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13 부동산 대책에서 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고 발표된 서울 강서구 옛 공항고등학교 부지. 사진=정원혁 기자 

현재 전국 학령인구는 감소세에 놓여 있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21세 학령인구는 올해 678만 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9만 3000명 감소했다. 학생 수 감소와 맞물려 문을 닫는 학교도 늘고 있다. 교육부 ‘폐교알리미’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전국 폐교는 4037곳으로 지난해보다 29곳 증가했다. 이 가운데 2634곳은 매각됐고 1403곳은 시·도교육청이 보유하고 있다.

폐교가 늘면서 학교 기능을 잃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시·도교육청이 보유한 폐교는 교육청이 직접 활용하거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대부해 교육·문화·복지·체육시설과 주민 공동이용시설 등으로 쓰인다. 

경기도 성남시의 옛 영성여자중학교는 대표적인 폐교 활용 사례다. 2019년 문을 닫은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듬해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 ‘꿈꾸는예술터’를 열었다. 현재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폐교였던 영성여자중학교는 리모델링을 통해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 ‘꿈꾸는예술터’로 재탄생했다. 사진=성남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정부도 폐교를 더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제도 정비에 나섰다. 일정한 공익 목적으로 폐교 재산을 이용할 경우 대부료를 감면 또는 무상으로 지원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주민공동이용시설과 통합지원시설 등을 특례 대상에 포함하는 등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도 손질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폐교와 학교 이전적지 활용을 중장기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청은 올해 3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2732억 원을 투입해 학교 이전적지와 폐교를 미래교육시설과 지역 복합공간으로 전환하는 5개년 전략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폐교와 유휴 학교용지를 주거 분야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8월 13일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에서 폐교와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학교용지를 공공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1차로 서울과 경기 4곳에 1438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강서구 옛 공항고 이전적지에는 청년특화주택 270가구와 학생 실내체육관을 조성하고, 경기 수원과 용인 등 학교가 들어서지 않은 미사용 학교용지에도 공공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전체 폐교 학교는 2026년 기준 4037곳으로, 2022년 3896곳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폐교알리미 홈페이지 캡처

폐교와 유휴 학교용지의 활용 범위는 주거까지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반 부지처럼 자유롭게 용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폐교재산은 관련 법에 따라 활용 목적과 대부·매각 등에 일정한 제한을 받고, 미사용 학교용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할 때도 부지의 지정 상태와 사업 방식 등에 따라 관련 협의와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제도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와 제약을 어떻게 줄일지도 과제로 남는다.

활용 문턱이 낮아지는 만큼 어떤 부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중요해지고 있다. 당장의 활용 필요성뿐 아니라 지역에 필요한 시설, 장래 학생 수와 학교 수요, 공공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폐교와 유휴 학교용지를 특정 용도로 일률적으로 활용하기보다 지역 여건과 수요를 반영한 복합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주거와 보육·문화·복지 등의 기능을 결합해 지역 주민의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일수록 단일 용도보다 통합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원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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