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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지방에 기관장은 수도권에
② 본사는 지방, 기관장은 수도권…준시장형 공기업도 예외 아니었다

비수도권 준시장형 공기업 중 4명의 대표는 수도권 거주…GKL은 본사 서울에 있는데 대표는 경산에

정부는 올해 안에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이전의 이유로는 지역 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등이 꼽힌다. 공공기관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임직원도 비수도권에 정착해 생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비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다수의 기관장이 수도권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을 대표하는 수장부터가 수도권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비즈한국] 현재 국내에는 16개의 준시장형 공기업이 있다. 공기업 중 자체수입비율이 50% 이상 85% 이하인 기관은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된다. 준시장형 공기업 중 수도권에 본사를 둔 회사는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마사회, 해양환경공단, SR 등 4곳이다. 나머지 12곳은 비수도권에 본사가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8월 14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지난 1년간의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윤덕 장관은 이날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서울에 남는 것은 제로에 도전하라는 것이 대통령의 첫 지시”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비수도권 소재 준시장형 공기업 중 수도권에 거주하는 기관장은 이헌욱 한국부동산원 원장,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박상형 한전KDN 사장 등 4명이다. 이헌욱 원장과 성창훈 사장은 경기에, 윤석대 사장과 박상형 사장은 서울에 각각 거주한다. 한국부동산원의 본사는 대구에,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조폐공사의 본사는 대전에 있다. 한전KDN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다른 비수도권 소재 준시장형 공기업 기관장들은 어느 정도 본사와 근접한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가스기술공사 본사는 대전에 위치하는데, 임종석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충남 천안시에 거주한다. 또 한국광해광업공단 본사는 강원 원주시에 있고, 황영식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은 강원 영월군에 거주 중이다.

준시장형 공기업 대표이사 거주 현황
사명본사 소재지대표이사(기관장)대표이사 주소지대표이사 관사 여부
그랜드코리아레저서울 강남구윤두현경북 경산시X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제주 제주시송석언제주 제주시O
주택도시보증공사부산 남구최인호부산 사하구X
한국가스기술공사대전 유성구임종석충남 천안시O
한국광해광업공단강원 원주시황영식강원 영월군O
한국마사회경기 과천시우희종서울 관악구X
한국부동산원대구 동구이헌욱경기 용인시O
한국수자원공사대전 대덕구윤석대서울 서초구O
한국전력기술경북 김천시김태균경북 김천시O
한국조폐공사대전 유성구성창훈경기 안양시O
한국철도공사대전 동구김태승전북 고창군O
한국토지주택공사경남 진주시이성훈경남 진주시O
한전KDN전남광주 나주시박상형서울 도봉구O
한전KPS전남광주 나주시김홍연전남광주 나주시O
해양환경공단서울 송파구강용석서울 서초구X
SR서울 강남구정왕국대전 서구O

반대의 경우도 있다. 본사가 수도권에 있지만 정작 기관장은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다. 윤두현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경북 경산시에 거주 중이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 본사는 서울 강남구에 있다. 정왕국 SR 사장은 대전 서구에 거주하지만 SR의 본사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다.

윤두현 사장은 21대 총선에서 경북 경산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던 인물이다. 윤 사장이 경산시를 기반으로 한 정치인 출신이다 보니 현재도 경산시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다른 비수도권 소재 공기업과 달리 대표이사 관사도 없다. 다만 윤 사장은 서울 양천구 목동에도 아파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생활 근거지가 목동이라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윤 사장의 주소지가 경산시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현행 주민등록법상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일치해야 한다.

정왕국 사장은 한국철도공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인물로 정치권과는 큰 인연이 없다. 한국철도공사 본사가 대전에 있기 때문에 대전 거주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SR은 오는 9월 한국철도공사에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올해 2월 취임했는데, 한국철도공사와 SR의 통합은 그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공식 발표됐다.

또 다른 특이 사례는 김태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이다. 한국철도공사 본사는 대전에 있는데, 김태승 사장은 전북 고창군에 거주한다. 대전과 고창군은 모두 비수도권이지만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 사장 역시 인하대학교 교수 출신으로 정치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 사장의 출신지는 고창군인데, 현재도 고창군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상당수의 비수도권 소재 준시장형 공기업 기관장들의 거주지가 본사와 일치하지 않는다. 관사가 있으므로 업무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공공기관 지방 이전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비수도권 지역 사회에서 공공기관 기관장 실거주 의무화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배경이다.

박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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