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 대출 규제로 중·저신용자와 투자 수요가 P2P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대출 잔액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장기간 침체를 거치며 문 닫는 업체가 이어지는 데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적용하는 가운데 온투업계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권의 대출 제한으로 P2P 금융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P2P 금융이란 플랫폼을 통해 투자금을 차입자에게 빌려주고, 그 대출에 따른 원리금 수취권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자금이 필요하지만 일반 금융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차입자는 중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고, 투자자는 소액부터 투자하면서 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 센터)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온투업체는 47개로 이 중 P2P 센터와 정보제공 이용계약을 맺은 곳은 46개다. P2P 시장에서 문을 닫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P2P 센터 이용 기관 수도 감소했다. 2021년 6월 54개였던 이용 기관은 2024년 51개로 감소했다가, 2025년 말 기준 46개까지 줄었다.
업체 수는 줄었지만 시장 규모는 커졌다. P2P 대출 잔액은 최근 1년 사이 빠르게 증가했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는 가운데 P2P 대출이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다. P2P 센터 이용 업체의 대출 잔액은 2023년 6월 1조 1108억 원에서 2024년 6월 1조 813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5년 6월 1조 2339억 원으로 늘었다. 이후 증가세가 빨라지면서 지난 4월 대출 잔액은 2조 원을 넘어섰고(2조 611억 원), 올해 6월에는 2조 3027억 원을 기록했다.
P2P 시장의 지형도 달라졌다. 과거 P2P 시장에서 대출 비중이 가장 큰 상품은 부동산 담보대출이었으나 그 자리를 주식매입자금 대출(스톡론), 음악 저작권·미술품 담보, 태양광 담보 등 기타 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장기간 감소세를 그렸던 개인 신용대출 비중도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2년 말 P2P 상품 유형별 대출 잔액 비중을 보면 부동산 담보가 70%로 압도적이었다. 기타 담보 상품의 비중은 5%에 그쳤다. 그러나 부동산 대출 중심의 구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시장 침체와 함께 바뀌었다. 2023년 말 부동산 담보 상품의 대출 잔액 비중은 60%로 감소한 반면, 기타 담보 상품의 비중은 10%로 늘었다.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24년 말 54%, 2025년 말 41%로 줄어들더니 2026년 1월 3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타 담보 상품의 대출 비중은 24%, 39%, 40%로 늘어나면서 부동산 담보 비중을 넘어섰다. 올해 6월 기준으로 대출 잔액 비중은 기타 담보가 44%로 늘었고, 부동산 담보는 30%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부동산 PF 상품의 경우 대출 비중이 1%까지 줄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신규 상품조차 나오지 않았다. 관련 업체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폐업하는 상황이다. 국내 1호 부동산 P2P 플랫폼 테라펀딩은 지난해 말 문을 닫았고, 부동산 PF 투자 상품을 주로 취급한 위펀딩은 지난 1월 경영 위기로 인한 영업 방침 변경을 알렸다.
위펀딩은 “부동산 경기 악화와 기존 채권 회수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였다”며 “신규 상품 취급을 중단하고 기존 투자자 자산 관리와 회수에 전념하는 방향으로 운영을 전환했다.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기준 위펀딩의 부동산 PF 상품 연체율은 72%, 부동산 담보 상품은 80%였다.
반면 스톡론은 증시 활황과 대출 규제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6월 기준 스톡론 대출 잔액은 8983억 원으로, 상반기 중에만 3745억 원이 늘면서 2025년 말 대비 71%나 증가했다. 스톡론은 증권 계좌에 보유한 자산(주식·현금)을 담보로 자산 대비 최대 3배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대출금은 증권 계좌에 입금돼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스톡론 수요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빚투’를 막기 위한 제재에 나섰다. 당국은 16일 금융감독원 행정지도를 통해 온투업자에게 매월 신규 스톡론 취급액을 직전월 신규 취급액의 30% 이내로 유지하고, 차주별 스톡론 한도는 10억 원 이내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7월 이후 매월 말 스톡론 잔액을 6월 잔액 이내로 관리할 경우 규제를 받지 않는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P2P 개인 신용대출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올해 개인 신용 상품의 대출 잔액 비중은 1월 기준 10%에서 6월 기준 19%로 증가했다. 개인 신용 상품의 비중은 2022년 말 13%에서 매년 감소해 2025년 6월 3%까지 줄었다가, 그해 말 증가세로 돌아섰다.
모처럼 P2P 대출 잔액이 증가했으나 온투업계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장기 침체에 영업을 중단하거나 문 닫는 곳이 적지 않은 데다 온투업에도 대출 규제 영향이 미치면서다. 정부는 지난 4월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주택 가격별 대출한도 규제를 온투업에도 적용했다. 부동산 대출에 제한이 걸린 가운데 스톡론으로 수요가 몰렸지만, 행정지도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스톡론은 금융 사각지대 개선이라는 온투업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며 “또한 반대매매가 가능한 고위험 상품이므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