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주택 공급의 대안으로 탄천물재생센터 일대를 제시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주택 공급 필요성과 입지 여건을 긍정적으로 보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물재생센터 이전과 교통 부담, 공원 이용 차질 등을 걱정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입지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약 39만 3000㎡ 규모의 하수처리시설이다. 하루 최대 처리용량은 약 90만 ㎥로 서울 강동·송파구 전역과 강남·서초구, 경기 하남·과천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한다. 시설 일부는 복개되어 상부에 마루공원과 일원에코파크 등 주민들을 위한 휴식·여가 공간이 조성돼 있다.
탄천물재생센터가 주택 공급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용산공원 활용 방안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이견을 보이면서다. 정부가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에 반대하며 탄천물재생센터 일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제시한 자료를 토대로 공급 규모와 신속한 주택 공급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탄천 부지와 별개로 용산공원 활용 방안도 계속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3일 찾은 탄천물재생센터는 하수처리시설보다 공원의 모습이 더 두드러졌다. 이른 시간에도 시민들이 곳곳을 산책하고 운동시설을 사용하고 있었다. 마루공원 놀이터 인근에는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이 눈에 띄었다. 공원 안쪽에 설치된 울타리 너머로는 수처리 설비들이 보였다.


공원 아래 물재생시설이 자리한 곳은 분위기가 달랐다. 가동 중인 수처리 설비와 곳곳에 설치된 안내문·경고문이 이곳이 본래 하수 처리 시설임을 일깨웠다. 설비에 가까워질수록 매캐한 냄새와 하수 특유의 냄새가 짙어졌다. 다시 상부 공원으로 올라오자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주택 공급 구상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인근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했다는 A 씨는 “물재생센터 상부 공원은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간”이라며 “공사가 시작되면 지금처럼 공원을 이용하기 어려워질 텐데 굳이 여기에 주택단지를 지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정비하고 있던 B 씨도 “기존 시설을 옮기는 데 비용도 많이 들 텐데 멀쩡한 시설을 이전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원에코파크 인근에서 만난 C 씨는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는 역과 가깝고 주변에 병원도 있어 주택이 들어오기에 좋은 위치”라며 “이런 좋은 부지에 주택이 들어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D 씨도 센터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후의 교통 혼잡을 우려했다. D 씨는 “지금도 도로가 좁아 차가 많이 막히는 편인데, 주택이 들어오면 더 막힐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시각은 달랐지만 물재생센터 이전 가능성에는 공통적으로 의문을 나타냈다. C 씨는 “주택을 짓는다면 센터를 이전하는 게 좋겠지만 이를 받아줄 지역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 씨도 “물재생센터를 누가 받아주겠느냐”며 이전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주택 공급 구상을 둘러싼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물재생센터 이전과 교통 부담 등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전문가들은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의 주거 입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현실적인 제약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탄천센터 부지는 청년주택이나 임대주택, 일반주택이 들어서도 될 만큼 입지가 좋다. 주거지로서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물재생센터를 이전하려면 대체 부지를 확보해야 하고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지하화를 하더라도 사업비와 기간이 늘어날 수 있어 신속한 공급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