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비즈한국

국감서도 평행선 달린 농협 개혁…
여야 ‘관치 공방’에 외부 감사 반대 신경전

내부통제 부실·비위 의혹 집중 질타…강호동 회장, 사퇴 요구에 선 긋고 농협 독립성 강조

[비즈한국] 농협중앙회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여당은 농협의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하며 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야당은 정부의 감독 권한 강화가 관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맞섰다. 강호동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은 내부통제 개선을 약속하면서도 독립적인 외부 감사 기구 도입에는 반대했다. 비위 의혹에 따른 사퇴 요구에도 선을 그었다. 농협 개혁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농협법 개정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10월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10월 1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농협중앙회 개혁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전을 벌였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내부통제 문제와 비위 사건으로 질타받으면서도 독립적인 외부 감사 기구 도입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날 국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의 농협 개혁에 관치 우려를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2021~2025년 농협 감사에서 임원을 처분한 내역이 없었는데 올해 7건이 나왔다는 점을 들어 감독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이미 강력한 권한이 있지만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서 별도로 독립기구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이 정부의 인사·감독 권한을 강화한다며 “농협 개혁의 명분은 지배구조와 투명성 강화지만 실질적으로는 농협 인사권과 지배구조에 관한 정부 통제력을 확보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는 야당의 관치 의혹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 개혁이 정치적 목적에서 시작됐다는 의견과, 장관 권한을 제대로 쓰지 않고 졸속으로 밀어붙인다는 말을 하는데 사실 관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개혁의 출발점은 정부가 아니라 농협”이라며 “최근 5년간 농·축협 금융사고 규모는 961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횡령 사고의 절반은 자체 감사가 아니라 외부 제보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개혁안의 핵심은 조합장 1100명이 뽑던 회장을 187만 조합원이 직접 뽑는 것이다. 정부가 농협을 장악하는 것이 목적이면 회장 선출 권한을 조합원에게 돌려주겠나”라며 “개혁 방향에 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관치 혹은 농협 무력화를 위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에 “저로 인한 사법리스크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농협 개혁의 물꼬가 된 것 같다”며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 개혁안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다시 신뢰받겠다”고 말했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부 징계자에 대한 농협의 ‘제 식구 봐주기’ 문제와 고발 누락을 지적했다. 주 의원은 “2022년 이후 농협중앙회가 자체 징계한 임직원 형사 사건 21건 중 범죄 혐의가 뚜렷한 사건이 6건인데 고발하지 않았다”며 “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 고발 대상에서 제외하려면 인사위원회 심의·의결이 있어야 하는데 그조차 거치지 않았다.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 농협이 농협법 개정안 세부사항을 두고 합의안을 내지 못하면서 농협 개혁이 지연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내부 통제 문제도 지적했다. 주 의원은 “임직원 징계위원회가 내부 직원만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인사를 포함하고 독립적인 형태의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며 “지역조합도 내부 통제가 거의 안 되는 것 같다. 2023년 거제 지역 농협 하나로마트 직원이 1억 3000만 원을 횡령했는데 해당 조합장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고발은커녕 징계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1억 원의 퇴직금을 주고 명예퇴직 시켰다. 정부와 국민이 시급한 개혁 대상으로 여기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강호동 회장은 고발 누락과 내부 통제 미흡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면서도 “잘못된 점을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고가 기념품 구매와 관련한 비서 구속 사건에 관해서는 연루 사실을 부인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공금 2억 4000만 원으로 고가 기념품을 구매해 회장실·부회장실에 전달한 사건을 제시했다. 이 사건으로 농협중앙회장 비서실 직원 두 명이 구속된 점을 들어 강 회장에게 지시·공모·방조했는지 물었으나 강 회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경찰은 지난 7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장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

신 의원은 강 회장에게 사퇴 후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받을 용의가 있는지 물었으나 강 회장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의원이 재차 “비서실 직원 수사 과정에서 본인 관여가 드러나면 그때는 어떻게 하겠나”라고 묻자 강 회장은 “제가 법률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신 의원과 강 회장은 외부 감사 도입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신 의원이 회장과 임원을 상대로 한 내부 감사가 미흡하다며 독립적인 외부 감사 기구 설치를 강조하자, 강 회장이 농협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들어 반대하면서다.

신 의원은 “역대 회장이 내부 감사를 제대로 받은 자료를 찾지 못했다. 검사받은 사실이 있다면 알려달라”며 “농협이 말하는 독립성과 자율성은 감사받지 않는 권리를 말하는 것이냐. 감사의 원칙을 거꾸로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강 회장은 “회장이나 임원에 대한 내부 감사를 안 했기 때문에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농협법 개정을 중심으로 한 농협 개혁은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의 비용 부담 주체 △직선제 법적 정합성 △독립적인 감사 기구 설치 등을 두고 농협·국회·정부가 합의하지 못하면서 미뤄진 상태다. 농협법 개정안은 오는 27일 열리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재논의될 예정이다.

심지영 기자

금융·가상자산·핀테크·투자 업계 중심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제보주세요.

jyshim@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형광펜 추가
✕ 형광펜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