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통합 투자 플랫폼 ‘MAPS’ 도입에 이어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올해 2분기 해외 법인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시장에서 외형 확장을 시도하는 가운데, 스페이스X ‘0주 배정’ 사태로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고 글로벌 상품 공급 역량까지 강화할지 주목된다.

미래에셋증권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글로벌 통합 투자 플랫폼으로 개편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MTS 명칭 및 로고를 ‘M-STOCK’에서 ‘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로 변경한다. 이번 브랜드 변경과 함께 MTS 내 기능도 늘린다. MAPS에서는 주식·채권 등 전통 투자와 더불어 디지털 자산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홍콩 시장에서 먼저 MAPS 서비스를 개시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 법인은 지난 6월 말 MAPS를 공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MAPS를 “글로벌 투자자가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금융 상품과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통합 투자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산관리 기능을 단계적으로 접목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MAPS 브랜드로 플랫폼을 통일하는 것”이라며 “국가별 규제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며 순차적으로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글로벌 시장을 단일 플랫폼으로 연결하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는 홍콩 법인의 MAPS 공개 행사에서 “미래에셋의 목표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을 만드는 것으로, 홍콩이 그 출발점”이라며 “홍콩에서 시작해 일본, 미국, 그리고 전 세계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거점 확대를 시도해왔다. 지난 8월 미국의 온라인 투자 플랫폼 퍼블릭닷컴 인수를 추진했다가 최근 검토를 중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9월 17일 공시를 통해 검토 중단을 공식화하면서도 “미국 리테일 시장 진출을 위한 기회는 계속해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퍼블릭닷컴은 주식·국채·ETF·가상자산 등을 거래하거나 다른 투자자와 포트폴리오 공유·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추진 중인 통합 플랫폼과 유사한 형태다.
일본 시장 재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8월 27일에 일본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대우증권 시절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나, 2016년 철수한 후 일본 법인을 두지 않았다. 현재 아시아권에선 홍콩, 몽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의 국가에 진출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선두에 섰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16개 증권사가 해외 15개국에 93개(현지 법인 83개, 사무소 10개) 점포를 뒀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이 29개(현지 법인 26개·사무소 3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한국투자증권 11개(9개·2개), NH투자증권 8개(7개·1개), KB증권 7개(5개·2개), 키움증권 5개, 삼성증권 5개(3개·2개) 등이 이었다.
미래에셋증권 해외 법인 실적도 올해 역대급이다. 2026년 2분기 해외 법인의 세전 이익은 6091억 원(연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061억 원)와 비교하면 474% 증가한 수치다. 실적을 이끈 곳은 미국·홍콩·런던·싱가포르 시장으로, 4개 지역에서 5577억 원의 이익을 냈다. 해외 법인 고객의 자산 규모는 91조 원으로 100조 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다만 해외 사업 확대와 함께 글로벌 투자 상품 공급에 힘을 싣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마주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미국 우주 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공모주를 청약했지만 최종 배정에서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의 투자설명서에 공동 인수단으로 이름 올렸음에도 배제되자 0주 배정 사태는 ‘코리아 패싱’ 논란으로 이어졌다.
스페이스X 0주 배정의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6~7월 스페이스X 공모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이 미배정 가능성을 안내했는지, 투자자 보호는 했는지, 청약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고강도 검사를 했다. 여기에 9월 중 2차 검사까지 진행하자 미래에셋증권 노동조합이 금감원 조사가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9월 16,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금융회사 직원 위에 군림하기 위해 주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검사의 공정성과 필요성,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숙고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방 근무 직원을 서울로 불러 10분 남짓 조사하고 돌려보내는 일도 발생했다. 직원의 기본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금감원 앞 항의 집회도 예고했다.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과제다. 예상과 달리 배정 자체가 안 되면서 증거금이 묶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청약에 참여했던 개인·법인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금전적·비금전적 보상 방안을 검토했으나 당국의 고강도 검사가 이어지면서 보상 논의도 잠잠해진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