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에서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종류를 잘못 기재해 신고 금액이 실제보다 약 1500배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 종목에서 발생한 오류지만 금액이 워낙 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당 분기 전체 13F 신고가치도 실제 수준보다 8배 이상 크게 표시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초 신고 후 약 100일 만에 이를 바로잡았다.

13일 미국 SEC 전자공시시스템(EDGAR)을 확인한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 Co., Ltd.)은 지난 5월 4일 올해 1분기 주식 보유 현황을 담은 13F를 제출했다. 보고 대상 기간은 3월 31일까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당시 신고한 종목은 2356건, 전체 신고가치는 2993억 3092만 달러였다.
13F는 미국에서 1억 달러 이상의 13(f) 대상 증권에 대해 투자재량권을 행사하는 기관투자관리자가 SEC에 제출하는 분기 보고서다. 종목명, 주식 종류, 보유 수량, 시장가치 등이 포함되며,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신고한다. 투자자와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파악하는 자료로 널리 활용한다.
문제는 버크셔해서웨이에서 발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36만 8452주를 보유했다며 주식 종류를 ‘클래스 A(CL A)’로 표시했다. 신고된 평가가치는 무려 2646억 119만 달러였다. 이와 별도로 버크셔해서웨이 클래스 B 주식 291주, 13만 9447달러어치도 신고돼 있었다.
하지만 36만 8452주는 클래스 A가 아니라 클래스 B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현지시간 12일 SEC에 13F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이 같은 오류를 바로잡았다. 최초 신고가 이뤄진 5월 4일로부터 약 100일 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도 1분기 13F 신고 과정에서 버크셔해서웨이 B주 보유 내역이 A주로 잘못 표시됐으며 정정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버크셔해서웨이 A주와 B주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가격 차이가 매우 크다. 버크셔해서웨이는 A주 한 주를 B주 1500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A주와 B주의 경제적 가치는 약 1500 대 1의 관계를 유지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B주를 A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보유 주식 수에는 차이가 없는데 평가금액만 약 1500배 불어난 이유다.
오류는 버크셔해서웨이 한 종목의 평가액을 넘어 전체 신고 규모까지 크게 왜곡했다. 최초 13F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신고한 전체 주식 가치는 2993억 3092만 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잘못 입력된 버크셔해서웨이 A주 평가액 2646억 달러가 전체의 88.4%를 차지했다.
버크셔해서웨이 B주 291주의 당시 신고가액을 토대로 같은 가격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36만 8452주의 가치는 약 1억 7660만 달러다. 잘못 신고된 2646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1499분의 1이다. 버크셔해서웨이 항목만 이를 반영해 단순 재계산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분기 전체 13F 신고가치는 약 349억 달러 수준으로 내려간다. 최초 신고된 2993억 달러의 약 8분의 1이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종류를 잘못 기재한 한 항목으로 13F 전체 신고가치가 약 8.6배로 부풀려진 셈이다.
실제로 5월 당시 미국의 투자정보 업체들은 SEC 자료를 그대로 반영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버크셔해서웨이 A주 36만 8452주, 2646억 달러어치를 새로 보유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공시대로라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버크셔해서웨이 지분만 웬만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를 넘어서는 규모였다.
오류가 장기간 바로잡히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분기 13F 오류가 남아 있던 지난 7월 22일 2분기 13F를 새로 제출했다. 2분기 보고서에 기재된 전체 신고가치는 676억 6454만 달러였다. 1분기 오류를 정정하기 약 3주 전 이미 다음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SEC에 제출한 13F를 사후 정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EC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1년 11월에도 3분기 13F를 다시 제출했다. 당시 회사는 당초 제출한 3분기 보고서의 정보표에 ‘6월 30일 기준 보유 내역을 잘못 넣었다’고 정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9월 30일 기준 보유 내역으로 정보표 전체를 교체했다. 최초 신고는 2021년 11월 5일, 정정신고는 같은 달 15일 이뤄졌다.
이번 오류가 실제 투자 운용이나 고객 자산 평가에 영향을 줬다는 의미는 아니다. 13F에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의 종류와 이에 따른 평가금액을 잘못 표시한 공시상의 오류다. SEC 역시 개별 13F 자료에 대해 제출된 정보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SEC가 반드시 검토하거나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13F 자료가 기관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대표적인 공개자료이고, 이번 오류가 특정 종목뿐 아니라 신고된 전체 포트폴리오 규모를 크게 왜곡했다는 점에서 신고 과정의 검증 절차는 과제로 남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정정과 관련해 향후 같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고 과정의 검증과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