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민희진 오케이레코즈(법인명 오케이) 대표는 2024년 11월 어도어를 퇴사했다. 이어 2025년 10월 오케이레코즈를 설립해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민 대표는 그간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뉴진스 등 다수의 유명 아티스트를 프로듀싱해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민 대표는 그간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어도어 등의 회사 소속으로 활동했지만 직접 오너로서 경영한 적은 없었다. 오케이레코즈는 민 대표의 오너 경영 첫 출발인 셈이다.

SNS 4개월 넘게 방치 상태
민희진 대표가 오케이레코즈를 설립하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도 그럴 것이 민 대표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갈등을 겪고 어도어를 퇴사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민 대표가 K팝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중 한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민희진 대표 입장에서는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케이레코즈 설립 당시만 해도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으로 활동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뉴진스가 오케이레코즈 소속으로 활동해준다면 민 대표와 오케이레코즈도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이브와 어도어는 뉴진스의 전속계약 효력을 주장했고, 법원도 이들의 주장을 인정했다. 뉴진스도 결국에는 어도어 소속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케이레코즈는 뉴진스 영입이 무산된 이상 처음부터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해야 한다. 오케이레코즈는 올해 3월 보이그룹 오디션을 진행했다. 오디션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몇 명이 합격했는지 등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케이레코즈는 올해 2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후 소셜미디어(SNS)에 자주 게시글을 올렸지만 올해 3월 오디션 이후에는 아무런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오케이레코즈의 SNS는 4개월 넘게 방치 상태에 가깝다.
물론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아티스트를 소개할 필요는 없고, 딱히 활동이 없는데 SNS 글을 꼭 올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음악이나 엔터테인먼트가 대중의 관심이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심에서 벗어나는 게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오케이레코즈가 다른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처럼 가만히 있어도 관심을 받는 수준의 회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전문 업체들 투자 고려 소문도
오케이레코즈의 또 다른 문제는 재무 상태다. 중소형 엔터테인먼트 업체 소속 아티스트는 자금 문제로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음반 제작, 홍보, 마케팅 등에 투입되는 비용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크게 차이가 나고, 이는 경쟁에서 밀리는 원인이 된다. 괜히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게 아니다.
이는 대중음악계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올해 7월 간담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획사 사이의 음악 제작비 규모 차이가 커지고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승현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 회장도 “아이돌 한 팀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기까지 100억 원이 든다는 이야기도 흔히 나온다”고 했다.
민희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어도어 등에서 상당한 연봉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그의 재산만으로 오케이레코즈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일부 투자 전문 업체들이 오케이레코즈 투자를 검토한다는 소문도 있다. 오케이레코즈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 투자사 관계자는 “투자 계획을 미리 말하면 자본시장법상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언급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케이레코즈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 여러 전망이 오간다. 민희진 대표가 그간 보여준 역량을 고려하면 오케이레코즈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이 있는 반면 이제는 엔터테인먼트업계도 규모의 경제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신생 업체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일례로 하이브는 2005년 설립된 회사지만 대중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진 건 방탄소년단(BTS)이 본격적으로 활약한 2010년대 중반 이후다. 방시혁 의장의 능력이 부족해서 하이브의 성공이 늦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방 의장은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출신으로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만큼 엔터테인먼트 업체 성공을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민희진 대표는 그간 인터뷰에서 오케이레코즈가 아티스트를 위한 기획사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민 대표는 2025년 12월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서 “새로운 매니지먼트 방식과 표준계약서 개정을 함께 제안하고 싶다”며 “계약 기간을 대폭 줄이고 서로 필요해서 함께 일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민희진 대표는 7년 전속계약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 대표가 이 구조를 손보려면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사가 그간 7년 전속계약을 표준으로 삼아온 것은 아티스트 양성에 투입된 투자금 회수라는 이유가 있었다. 기껏 양성한 아티스트가 단기간 내 다른 소속사로 이적하면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 모든 불안 요소에도 민희진 대표의 오케이레코즈가 성과를 거둔다면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아이돌 아티스트는 연습생을 거쳐 보통 7년 전속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민희진 대표는 이러한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민 대표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이상론으로 끝날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