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다농마트가 문을 닫은 뒤 공실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상인들은 마트 폐점 이후 시장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고, 장기 공실이 상권 침체를 키우고 있다고 호소한다.

다농마트가 지난해 12월 31일 영업을 종료한 뒤 이 자리는 공실로 남아 있다.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은 올해 6월 새 운영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자 3명 모두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재입찰 공고는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7일 마포농수산물시장을 찾았다. 옛 다농마트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유리문 안쪽은 천과 나무 가림막으로 가려졌고, 일부 출입문에는 영업종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시장 인근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마트 공실에 반발하는 상인들의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마포구청과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을 향한 날 선 문구에서 상인들의 누적된 불안과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 이날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마트 문제에 답답함을 털어놨다. 상인들은 마트 폐점 이후 방문객이 크게 줄면서 매출 감소까지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다농마트가 있을 때는 식당과 소상공인들이 마트에서 필요한 물품을 산 뒤 시장 내 채소·과일·수산물 등을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마트가 문을 닫자 손님들이 한 곳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지역의 마트나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신규 방문객뿐 아니라 기존 고객까지 줄었다는 것이다.
점포 옆 통로에서 파를 다듬던 한 상인은 “체감상 손님이 3분의 2는 줄어든 것 같다”며 “마트가 있을 때는 한 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함께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곳을 찾더라도 다시 마트에 가야 한다. 굳이 그런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상인들은 마트가 장기간 공실이 된 배경으로 2020년부터 시행된 최고가 공개입찰 방식을 꼽았다. 이로 인해 임대료가 높아지고 월 임대료의 약 20배에 달하는 보증금이 크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업자의 계약 포기로 이어지고, 핵심 점포인 마트의 공실이 다시 고객과 매출 감소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1년 단위 계약도 문제로 지목됐다. 마포구시설관리공단이 6월 5일 발표한 ‘마포농수산물시장 마트매장 운영사업자 선정 입찰공고’에 따르면 임대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이다.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해 영업 지속성에 대한 불안이 크다는 것이 상인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는 마포구의회에서도 제기됐다. 9월 4일 행정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영섭 위원은 공고문상 1년 계약을 문제 삼았다. 이에 황진택 마포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처음에는 5년간 운영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차해영 위원장이 공고문에 임대기간이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으로 명시돼 있다고 지적하자, 공단 담당자는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10년 범위에서 1년 단위로 갱신계약을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후 공단 측은 공고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고, 입찰공고를 면밀히 검토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입찰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구청과 공단이 상인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쌓였다.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회는 마트 정상화를 요구하며 구청과 공단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고 관계자들과 만났지만 구체적인 재입찰 일정이나 향후 계획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1일간 집회를 이어갔지만 별다른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상인회는 6일 마포구와 공단 관계자 등을 만났지만 구체적인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고, 추가 답변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인들의 분노는 마포구와 공단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 시장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공단 전직 관계자가 다시 주요 보직 후보로 거론되자 반감이 더욱 커졌다. 그가 시장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인들이 공단 사무실 앞으로 몰려가 항의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상인들은 10월 10일부터 11월 7일까지 집회를 신고한 상태로, 시장과 마포구청 일대를 오가는 행진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협조해온 새우젓축제 기간 시장 주차장 사용에도 반대하고, 행사 부스 참여도 거부하기로 했다. 마트 정상화와 상인 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비즈한국은 마포구에 현 상황에 대한 입장과 마트 정상화 계획, 입찰 지연 경위, 상인 지원 대책 등에 대해 질의했다. 마포구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현재 내부 조율 중이며, 관련 입장과 향후 계획은 추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