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만월경’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500호점 돌파를 알리며 빠르게 외형을 키웠지만, 최근 채권자가 법원에 만월경의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투자금을 지급하고도 매장을 열지 못했다는 일부 직영점 계약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 개시 여부 심사 중
서울회생법원은 8월 7일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만월경’에 대해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앞서 7월 23일 만월경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접수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권자의 강제집행과 가압류·가처분,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 등이 금지된다. 현재 법원은 만월경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이번 회생절차 개시 신청은 만월경이 직접 제기한 것이 아니라 채권자가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채권자에게도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월경 측은 “법원의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 법원은 8월 7일 심리와 동시에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고, 회생절차 개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법원의 절차와 필요한 허가를 전제로 인수·합병 협의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월경은 2021년 출범한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무인카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 사업을 시작해 매장 수를 꾸준히 늘렸으며, 현재 전국에서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외부 투자도 잇따라 유치했다. 2022년 1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24년 현대기술투자로부터 16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3월에도 현대기술투자로부터 15억 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악화됐다. 만월경은 2023년 매출 83억 원, 영업이익 7억 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매출이 126억 원으로 늘어난 반면 11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6억 원에서 당기순손실 12억 원으로 돌아섰다.

“6000만 원 냈지만 매장도 못 열어” 직영점 계약자 법적 대응
일부 직영점 계약자들이 만월경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이들은 매장 개설을 위해 본사에 투자금을 지급했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매장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월경은 2025년 3월 ‘직영투자형 모델’을 선보였다. 직영점 계약자가 본사에 약 5000만~6000만 원을 지급하면 만월경이 인테리어와 커피머신·디저트머신 등 매장 개설에 필요한 설비를 마련하고, 이후 매장 운영까지 맡는 방식이다. 직영점 계약자는 매장 월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정산받으며, 본인 소유 상가를 매장으로 제공할 경우 별도의 임대료도 받을 수 있다.
올해 초 만월경과 직영투자형 계약을 체결한 A 씨는 본인 소유 상가에 매장을 열기 위해 투자금을 지급했지만, 현재까지 매장이 개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6000만 원을 지급한 뒤 본사가 여러 이유를 들며 매장 오픈을 미뤘다”며 “투자금은 매장 인테리어와 기계 구입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A 씨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계약자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금을 지급하고도 매장을 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 사람이 2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에는 지난해 11월 계약을 체결하고도 아직 매장을 열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계약자들은 현재 만월경 측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직영투자형 매장을 개설해 운영 중인 점주들 사이에서는 수익금 정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복수의 점주에 따르면 만월경은 지난 6월부터 일부 점주에게 지급해야 할 수익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월경 측은 수익금 정산 지연과 미개설 매장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재환 만월경 대표는 “회사가 받아야 할 자금은 제때 들어오지 않는 반면 지출은 계속되고 있고, 미지급 비용으로 인해 압류까지 발생하면서 확보한 자금도 사업에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을 열지 못한 매장에 대해서는 “다수의 미개설 매장 투자자는 오픈 완료 후 잔금을 지급하기를 희망하지만 회사는 설치를 진행하기 위해 선행 자금이 필요하다”며 “양측의 조건이 맞물리면서 설치 자금 확보가 늦어지고, 그로 인해 공사와 오픈이 다시 지연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회사의 경영 악화 배경으로 수익 구조상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만월경은 가맹비와 홍보비, 로열티, 교육비를 받지 않는 대신 원·부재료 공급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왔다”며 “그런데 2024년 9월부터 2026년 6월까지 22개월간 확인된 자점매입(가맹점주가 본사 동의 없이 외부에서 원·부재료를 구매하는 것) 규모가 약 15억 2500만 원에 달했다. AS·서버료·ARS 등 유지보수 비용의 미납 잔액도 지난 8월 5일 기준 1억 1288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입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물류·전산·AS 비용은 계속 발생하는 구조가 이어진 것”이라며 “이를 점주들의 책임으로 돌릴 생각은 없다. 그러한 구조를 시스템으로 막지 못한 것은 본사의 책임”이라고 언급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가운데 만월경은 M&A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직영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을 인수사가 승계하는 조건을 요청하는 대신 매매대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협상 중”이라며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회사가 더 나은 경영자와 자본 아래에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지금 제가 질 수 있는 책임이라고 보고 있으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