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LS전선이 독일 영구자석 전문기업 바쿰슈멜츠(VAC)와 추진하던 합작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전문기업과 손잡고 희토류 영구자석 시장에 진출하려던 계획이 원가 경쟁력 문제로 멈춰선 것. 대신 LS전선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코리아모션웍스(KMW)를 통해 경북 구미에 약 3500억 원을 투입해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LS전선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원가 경쟁력 문제로 VAC와 협력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한 구미 영구자석 공장 투자에는 기존 합작 구상을 접고 독자 생산체계로 전환한다는 배경이 있었던 셈이다.

중국 벗어나 희토류 공급망 핵심거점으로
LS전선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경상북도 기업인의 밤’에서 경상북도·구미시와 영구자석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LS전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코리아모션웍스(KMW)는 2029년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LS전선 인동공장 유휴부지에 3455억 6000만 원을 투자하고 212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네오디뮴이나 사마륨 등 희토류 원소를 활용해 강한 자력을 구현한 소재로 전기차 구동모터와 산업용 로봇, 풍력발전기 등에 사용된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네오디뮴 영구자석 수요는 2025년 21만 톤에서 2050년 75만 3000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원료 가공과 영구자석 생산이 중국에 집중돼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LS전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구미시와 긴밀한 인연을 맺으며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약 3500억 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코리아모션웍스 구미공장이 비중국 희토류 공급망 전략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S전선이 이처럼 직접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기존 해외 기업과의 합작사업 중단이 있다.
2024년 2월 LS전선 자회사 LS에코첨단소재는 독일 영구자석 전문기업 바쿰슈멜츠(VAC)와 영구자석 사업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양 사는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7년부터 연간 1000톤 규모의 네오디뮴(NdFeB) 영구자석을 완성차업체 등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 약 50만 대에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LS전선은 VAC의 영구자석 제조 역량과 LS에코에너지의 희토류 사업을 연계해 중국 의존도를 낮춘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LS전선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원가 경쟁력 문제로 VAC와 협력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합작사업을 대신해 코리아모션웍스를 통해 독자 생산체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구미는 국내 공급, 미국은 북미 시장…원료·가공은 해외 연계
LS전선은 지난 9월 코리아모션웍스에 1500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자체 영구자석 생산시설 구축을 본격화했다.
코리아모션웍스가 구미에 건립할 공장은 연간 네오디뮴 영구자석 1000톤과 사마륨코발트(SmCo) 영구자석 300톤 등 총 13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주로 전기차·로봇용 모터에, 내열성이 높은 사마륨코발트 영구자석은 항공우주·방산 분야에 활용된다.
구체적인 양산 일정도 제시됐다. 홍영호 코리아모션웍스 대표는 “2028년 3월 공장을 완공하고 4월 시생산을 거쳐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구미를 생산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로봇산업 특화단지 지정과 경북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의 집적, 우수한 산업 인프라 등을 꼽았다. 특히 구미시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투자 결정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구미공장에서 생산하는 영구자석은 국내 자동차 및 부품업체 등을 주요 공급 대상으로 삼는다. LS전선 관계자는 “구미공장은 기본적으로 구미 및 국내 인근 완성차·자동차 부품 기업 공급용”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미국에도 영구자석 생산거점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국내 수요만 감당하기에도 공급이 빠듯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공장은 북미 등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겨냥한 공급망으로 이원화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생산시설의 네오디뮴 영구자석 생산능력 목표는 연간 2000톤이다. 한국의 생산능력까지 합치면 연간 3300톤 규모의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셈이다. 다만 미국 공장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LS전선 측에 따르면 현재 부지를 확보한 초기 단계로, 공장 착공에 앞서 토목 및 부지 정지 작업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LS전선은 자체적으로 영구자석 생산체계를 구축하지만 모든 생산공정을 국내에 두는 것은 아니다. 호주 희토류 기업 라이너스로부터 희토류 산화물을 확보하고 베트남 LS에코에너지 생산시설에서 금속으로 가공한 뒤 한국과 미국에서 최종 영구자석을 제조하는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구본규 대표는 “LS전선은 관계사들과 협력해 희토류 금속부터 영구자석 제조까지 이어지는 비중국 공급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영호 대표도 “원재료 부분은 해외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하고, 이후 희토류 금속화 및 최종 자석 생산은 일본과 유사한 고도화 모델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