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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꼬리표 붙는 151곳…
이마트·현대제철 등 '장부가치 4분의 1 이하' 평가

코스피 하위 25%·코스닥 하위 10% 3년 누적…개선계획 낸 34곳은 공표 면제

[비즈한국] 한국거래소가 장기간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 온 상장사 151곳을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으로 처음 공표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96곳, 코스닥시장 55곳이다. 주가가 회사 장부상 순자산에도 못 미치는 상태가 같은 업종 안에서 오래 이어진 기업을 투자자에게 알려, 스스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는  11월 1일 이 같은 내용을 밝히고 2일부터 명단을 공개한다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11월 1일 저PBR 기업을 사상 처음으로 공표했다. 기업가치 증대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사진=최준필 기자

순자산의 4분의 1 수준…어떻게 골랐나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1배보다 낮으면 시장이 회사를 장부상 가치보다 싸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의 평균 PBR은 0.25배로, 시가총액이 순자산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96곳 평균이 0.24배, 코스닥 55곳 평균이 0.25배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전체 PBR은 1.43배, 코스닥은 1.60배로, 명단에 오른 기업과 격차가 크다.

선정 기준은 ‘3년 누적 하위권‘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22일 기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 등을 제외한 2431곳(코스피 779곳, 코스닥 1652곳)을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11개 업종으로 나눠 PBR을 따졌다. 최근 6개 반기 연속, 또는 최근 7개 반기 중 6개 반기 동안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 이내에 든 기업이 1차로 추려졌고, 이렇게 185곳(코스피 115곳, 코스닥 70곳)이 후보에 올랐다.

최종 명단은 여기서 34곳(코스피 19곳, 코스닥 15곳)이 빠지면서 151곳으로 확정됐다. PBR 개선계획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지난달 22일까지 공시한 기업은 첫 공표인 점을 감안해 1년간 공표를 면제해 줬기 때문이다. 계획을 낸 기업은 모두 62곳이었고, 이 가운데 1차 요건에 해당한 49곳 중 34곳이 면제를 받았다. 15곳(코스피 10곳, 코스닥 5곳)은 계획을 냈더라도 누적 6년(최근 12개 반기 연속 또는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하위 요건에서 벗어나지 못해 명단에 포함됐다. 나머지 13곳은 애초 저PBR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

소재·유통·금융 두루 포함

공표 대상에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코스피에서는 이마트(0.15배), 롯데쇼핑(0.17배), 현대제철(0.19배), 롯데케미칼(0.18배), 한화생명(0.27배), 코오롱(0.15배), 한진(0.17배), 태광산업(0.23배)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사 중에서는 DB증권, 현대차증권, 흥국화재 등이 포함됐다. 코스닥에서는 KCC건설(0.20배), 휴맥스(0.20배), 동원개발(0.17배), 슈피겐코리아(0.31배), 국순당(0.26배) 등이 명단에 들었다. 한신공영은 최근 반기 PBR이 0.14배로, 시장이 이 회사를 장부상 순자산의 14%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코스피는 소재 23곳, 산업재 22곳, 자유소비재 18곳, 필수소비재 12곳 순으로 많았다. 코스닥은 정보기술(IT) 17곳, 산업재와 헬스케어 각 10곳, 소재 6곳 순이다.

꼬리표 이후… 컨설팅과 주주 관여

명단은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의 ’밸류업 페이지‘에 2일부터 차기 공표일 전날인 2027년 5월 3일까지 게시된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도 종목명에 ’저PBR‘ 표시가 붙는다. 표시 시점과 방식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공표는 매년 5월과 11월 첫 거래일에 이뤄지며, 다음 공표일은 2027년 5월 4일이다.

꼬리표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자본 효율 개선 등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실질적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국내 증시가 기업의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지난 3월 발표)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거래소는 공표된 151곳 전체를 대상으로 저평가 원인 분석, 목표 설정, 계획 수립 등을 돕는 일대일 맞춤형 PBR 개선 컨설팅을 제공한다. 금융위원회는 기관투자자가 저PBR 기업에 적극적으로 주주 관여를 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 가이드라인 개정과 이행 점검을 병행한다.

김민호 기자

중화학공업·에너지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사회와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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